감기
윤성희 지음 / 창비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4년 9월 25일부터였다. 그해, 나는 맹장수술을 했고 어머니는늘어나는 뱃살을 고민하다 러닝머신을 샀다. 캐나다로 간 외삼촌은 종종 전화를 걸어서는 외롭다고 말했다. "돈을 벌려면 외로워야지." 어머니는 외삼촌에게 말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고개를갸웃거렸다. 어머니는 하루에 한시간씩 달리기를 했지만 뱃살은줄어들지 않았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끊으라고 말했다. 어머니는아이스크림을 처음 먹어본 그때를 잊을 수가 없었다. 국밥집에서일을 하기 전 어머니는 옆마을 방씨네서 식모살이를 했다. 그 집에는 아이를 낳은 후 산후통을 심하게 앓는 며느리가 있었다. 어머니는 기저귀를 빨면서 죽어도 아이 따위는 낳지 않을 거라고결심했다. 어느 여름날, 방씨네 식구들은 마루에 둘러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칭얼거리던 아이도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어주자 텔레비전 선전에 나오는 아기들처럼 웃었다. "난 한 숟가락밖에 못 먹었단다." 어머니는 그날 이후로 방씨네 식구들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그 마음이 사라지지않았다. 어머니는 아이스크림 한 숟가락에 일곱살 이후로 가슴어딘가에 걸려 있던 묵직한 돌덩어리가 녹아내리는 것을 느꼈다.
"단 한 숟가락만 먹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아버지가 같이 잡시다.라고 말했을 때 어머니는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요.라고 대답했다. 어머니가 처음으로 배운 영어단어는 투게더였다. "난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스크림을 끊을 수는 없어." 어머니가 말했다.
뱃살이 줄어든 것은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였다. 러닝머신을 쳐다보면서 할부금을 갚으려면 몇달이 남았는지를 생각하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고 아버지는 말했다. 그제야 어머니는 아버지의 - P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왜 비디오를 두려워하죠?"
그의 질문에 그녀는 눈을 크게 뜨며 맞받았다.
"두려워하다니요? 전 단지 싫었을 따름이에요."
"두려움은 흔히 혐오의 외피를 쓰곤 하죠. 자전거를 배우려면쓰러지는 쪽으로 핸들을 꺾어야 해요. 그리고 힘차게 페달을 밟으면 되죠." - P10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흑백사진은 인간의 그늘을 보여줘요. 주름살과 주름살 사이에 담긴 한 인간의 인생을 잡아내죠. 그런데 그 남자의눈동자 위로 카메라 플래시에서 반사된 빛이 반짝이고 있었는데그게 그렇게 맑아 보일 수가 없었죠.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이제이 사람은 인생을 다 살았구나 싶더군요. - P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 생각 안 나?"
"너도 똑같구나. 그런 질문이나 해대고 말야. 넌 이해 못 해. 그리고 앞으로 이딴 거 묻지 마. 난 뭐 물어보는 인간들 질색이야. 질문이 많은 남자들은 숨길 게 많은 놈들이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면 될걸 꼭 남에게 묻는단 말야."
라디오에서는 앞으로도 삼십 센티미터 이상의 눈이 더 내릴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랬구나. 세상은 재밌어. 진실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만거짓말은 사람을 흥분시켜. 안 그래?"
"그렇지만 넌 내 거짓말이 아니었어도 날 따라왔을 거야‘ - P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