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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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을 했냐고 묻지 그래요?‘ 미시사를 포함한 세 권의 역사서를 읽고 ‘인간이란 자기가 살지 않은 과거는 뭉뚱그리는 관성이 있다‘라고 메모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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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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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다섯 봉지와 계란 여섯 알, 조미김 한 팩과 인스턴트건조 미역국을 주문하는 사람. 그것들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비싼 캐나다산 개 사료를 한 번에 다섯 봉지씩 주문하는 사람.
오만이천원짜리 스페인산 올리브유 아홉 병을 한 번에 사는사람은 무엇을 요리해서 먹는지, 십삼만구천원짜리 이탈리아산소가죽 벨트를 쏜살배송으로 주문하는 사람의 생활은 어떤지 궁금했다. 진주 자신도 즉석밥이나 생수 따위를 종종 주문했는데, 그 점에 비춰보면 그들도 단지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거라고, 그래서 자기가 시급을 받고 시간을 팔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럼 그들은 아낀 시간으로 무엇을 할까. 마트에와서 물건을 담는 귀찮은 과정을 생략하고 오직 그 물건들이주는 행복의 알맹이만을 누리고 있을까. 아니면 그 물건들을사기 위해 자기처럼 또다른 누군가에게 시간을 팔고 있을까.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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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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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맹희는 그 무해하게 아름다운 세상 앞에서 때때로 무례하게 다정해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런 마음이 어떤 날에는 짐 같았고 어떤 날에는 힘 같았다.
버리고 싶었지만 빼앗기기는 싫었다. 맹희는 앞으로도 맹신과망신 사이에서 여러 번 길을 잃을 것임을 예감했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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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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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펼치지 않고도 떠올릴 수 있는 그 세계지도에서, 세상의 모든 바다는 분명 이어져 있다. 이제 나는 그 사실이 다소 무섭다. 바다를 등지고 아무리 멀리 가도, 반드시 세상 어떤 바다와 다시 마주치게 될 테니까. 그 불편한 예감에 시달릴때마다 이상하게도 오래전 지하 소극장에서 본 오타쿠들이 떠오른다. 그 기모이한 오타쿠들의 열렬한 구호. 가치코이코죠.
진짜 사랑 고백. 좋아 좋아 정말 좋아 역시 좋아...... 그것도사랑이라면, 나는 어쩐지 그 근시의 사랑이 조금 그립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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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계절 (리커버 에디션)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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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의 하루는 정신없이 바쁘고 촘촘하고 변덕스럽고 공허했다. 나는 자주 다쳤고 누군가를 공격하거나누군가에게 모욕당했으며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다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술에 취해서 좋지 않은 일을 당할 때가 많았는데 술에서 깨고 나면 내가 당한 일을 떠올리고 가끔 내가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곧 잊었다. 잊으려고 했고 그러면 잊히는 듯했다. 아무 일도 아니다 생각하면 아무 일도 아니게 되는 듯했다. 내일을 생각하지 않듯 어제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내 손에 쥔 확실한 패는 오늘밖에 없고 그 하루를 땔감 삼아 시간을 활활 태워버리면 그만이라고생각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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