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이름이 없다.하지만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나에게 이름을 갖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르쳐 준 것은아버지들이었다. 나는 아버지들이 많았다. 나의 아버지들은 모두 이름이 있었다.이 이야기는 나의 아버지들, 작은 알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던치쿠와 윔보, 그리고 노든의 이야기이다. - P7
‘숲의 묘지‘는 돌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장소이기도 하다.다양한 표정의, 그 자리에 꼭 알맞은 돌이 신중하게 선택되어 바닥, 벽, 손이 닿는 부분에 사용되었다. - P188
"초등학교 도서관은 주위에 신경쓰지 않고 혼자 있을 수 있는장소였던 것 같아요. 저한테는 그렇다는 이야기지만, 옆에 친구가 앉아 있어도 책을 읽고 있을 때는 혼자 있는 것이나 같았습니다."선생님은 한참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아이들에게도 똑같아. 책을 읽고 있는동안은 평소에 속한 사회나 가족과 떨어져서 책의 세계에 들어가지.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 P180
"램프에만 의지하는 밤도 좋지. 밝은 방보다 이야기하기 쉽고말이야." 선생님이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람들 얼굴은 바로 위에서 비추면 매력적이지 않거든. 흔들흔들한 빛으로 옆에서 비치는 것이 속이 깊은, 좋은 얼굴이 되지. 여자도 그쪽이 예뻐 보여. 조명은 밝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야. 오늘은 누가 저녁 담당이지?" - P172
40대가 된 어느 날,기나긴 풍랑 뒤 신대륙을 발견한 탐험가처럼,우리는 서로를 새롭게 발견했다.세상을 돌아다니며 글을 쓴 나의 메시지와회사에서 프로젝트를 거듭한 그의 메시지가제법 많이 유사한 부분을 담고 있다는 것을.얼마나 다른 분야에서 다른 일을 했든지 간에비슷한 시간 동안 부단히풍랑과 싸우며 경험을 쌓은 이들은세상의 작동 원리에 대해 -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