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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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물질적인 부가 아픈 가슴을 치료해주기도 한다. 사빈은 굳게 믿었다. 감정을 억제하는 것을 경멸하는 사빈은 케이시의 우스꽝스럽고 과한 충동, 때로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 충동적인 성격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소녀 안에서사빈은 번득이는 창조성을 보았고, 그 작은 조각 하나를 잘 키워주고 싶었다. 화려한 실패가 안전보다 낫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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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커버 특별판, 양장)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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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는 하고많은 사람 중에 코페르니쿠스를 예로 들었다. 그시대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면서 움직이고 있는 게 별이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그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에 관해 생각하고, 별들이 매일 밤그들 머리 위에서 빙빙 돌고 있는 천구의 천장이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서서히 놓아버릴 수 있도록 수고스럽게 복잡한 사고를 하는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이다. "왜냐하면 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되니까"라고 헤더는 말했다. "그런데 물고기를 포기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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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리커버 특별판, 양장)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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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당신의 유전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라"가 될 것이다. 상황이 바뀌면 그 상황에 어떤 특징이 더 유용하게 적용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다윈은 간섭하지 말라고 특별히 강력하게 경고한다. 그가 보기에 위험한 것은 인간의눈에서 비롯된 오류 가능성,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이다. "적합성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서는 불쾌하게" 보일 수있는 특징들이 사실 좀 전체나 생태계에는 이로울 수도 있고, 혹은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면 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린에게 경쟁자에 대한 우위를 갖춰준 것은 그 거추장스러운 목이었고, 바다표범이 심한 추위에도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움직이지 못할 만큼 무거워 보이는 체지방 덕분이었으며, 대다수가 생각도 할 수 없는 발명과 발견, 혁명을 이루게 한 열쇠는 확산적 사고를 하는 뇌일 것이다. "인간은 눈에 보이는 외부 형질에만 영향을미칠 수 있지만, (…) 자연은 외양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 자연은 모든 내부 기관과 모든 미세한 체질적 차이에, 생명의 전체조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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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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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케이시는 그를 믿었다. 제이는 다시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더 마음에 걸리는 것은 그가 남의 비위를 맞추는 사람이라는 것, 그의 신념이 비현실적이라는 것, 케이시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가 전혀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피부색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백인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었지만, 굳건한 미국식 낙관주의로 무장한 제이는 케이시가 좋은 의도와 분명한 대화로 모든 상처를 덮을 수 없는 문화권에 속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직시하지 않으려 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녀의 부모님에게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았다. 그들은 한(恨) 많은 한국인이었다. 제이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가 어떻게 그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까? 케이시에게 부모님의 슬픔은 너무나 오래된 것이었다. 하지만 방금 내뱉은 말을 돌이켜보니, 케이시는 제이와 함께하지 않는 미래가 두려웠다. 그가 너무나 그리울 것이다. 제이 없이살아가는 것은 지옥이었다. 하지만 상실의 고통이 두렵다는 이유로 그를 붙잡아둔다는 것은 옳지 않은 일 같았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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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난 이 책이 무슨 책인지 어떤 장르의 책인지도 모르고 선택했다. 전혀 모르는 작가에다가 제목도 그다지 끌리지 않았으나 한동안 상위권 순위에 있길래 요즘 유행하는 책인가 보다. 시간 되면 한 번 읽어나 볼까 생각했었다. 


2022년 결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올해의 책으로 꼽고 있어서 이 책 뭔가가 있구나 하고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작가 소개를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이 책이 소설인 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리커버판으로 출간되어 표지도 번쩍 번쩍 멋지고 중간 중간 삽화도 멋지고, 뭔가 분위기가 기괴한데~기예르모 델토로 느낌이 물씬나는 삽화를 엽서로 선물로 줘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첫 챕터부터 덜컥 걸리고 말았다. 끝없는 주석들...뒤에 무슨 논문 처럼 주석이 한가득이었다. 요즘은 소설을 아주 특이하게 쓰는구나 했다. 실존하는 책을 주석으로 쓰는 소설이라 특이하네. 그러면서 읽었다. 그런데,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 책이었다. 숙제처럼 하루에 한 챕터씩 읽었다. 중간 정도 읽었는데, '나'라는 화자와 아버지, 그리고,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관계가 너무 이상했다. 이건 누구에 대한 이야기인가 그러면서 뭔가 내가 잘못 읽고 있는 건 아닐까 하면서 읽기를 잠깐 멈추고 인터넷에서 한 블로그에 감상문을 읽었다. 초반 감상문은 나와 생각이 비슷하게 이게 뭔 얘기야 하면서 읽다가 중간부터 뭔가 달라진다는 거다. 앗...이 글 다 읽으면 스포 당하겠구나 싶어서 읽던 글을 멈추고 다시 또 책을 읽기 시작했다. 데이비스 스타 조던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읽히는데, 이건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게 있는 것 같은 찝찝함...11 챕터까지 읽고, 다시 이번에는 유튜브를 검색했더니 이동진이 이 책에 대해 설명한 영상이 있었다. 이 책에 대한 장르와 작가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니...아뿔사 이 책은 소설이 아니었던 거다. 전기, 회고록...작가는 과학전문기자이고.. 이 글은 논픽션글이라는 사실... 사실 난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에 대한 내용을 읽었다. 그런데...다른 정보는 건성으로 읽고, 마지막에 이 책은 삶에 대한 우화로도 읽힌다는 내용만 머릿속에 남아 이 책을 나는 소설이라고 찰떡같이 믿고 읽었던 거다. 이동진이 영상에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 챕터라고 해서, 다시 영상 보기를 멈추고 책읽기로 돌아왔다. 


이 책은 실제 과학자의 이야기이며, 우생학에 대한 비판이며, 룰루 밀러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며,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한 철학적 이야기다. 


별을 사랑한 과학자가 별을 포기하고 우주를 얻었듯이, 룰루 밀러는 물고기를 포기하고 무엇을 얻었는지를 생각한다. 


나는 과연 물고기를 포기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한다. 나의 잘못된 믿음이나 신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한다. 난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소설이라고 생각했고, 모든 요소를 소설에 맞춰 생각하려 했다. 뭔가 좀 이상하고 삐걱거려도 새롭게 나타난 형식의 소설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이 책이 소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또 엄청난 깨달음도 있었다. 내가 소설-허구의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파악하지 못했던 내용을 알게 되고, 왜 사람들이 이 책을 2022년에 손꼽히는 책이라고 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이런 오류가 어찌 책읽기뿐이겠는가?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인생에서도 물고기를 포기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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