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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연습 - 돌기민 장편소설
돌기민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당신과 무관한 존재, 그러니까 지구에서 600만광년 떨어진 얼음 행성에서 사는 외계 생명체가 아닙니다. 나는 바로 당신 곁에 있어요"
무무에게 정들었는데 가버려서 슬펐다....
이 책을하룻밤만에 후루룩 읽어버렸다. 그러고서도 감상을 어떻게 적을지 며칠동안 고민했다.
날 것의 감상을 쓸까, 싶었는데 내키지 않아 간단하게나마 후기를 쓴다.
나는 이 작품이 꽤 좋았고, 왜 이 책을 "가장 전위적인 서사" 라고 표현했는지도 이해가 갔다. 누군가는 엄청나게 싫어할지도 모르는 소설. 그리고 지인에게 추천하고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소설이다. 외국에는 확실히 독자층이 많을 듯도 싶었다.
글의 장면들을 봐나가며 무무의 입장에서 위화감 없이 읽었다. 평소에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도 꽤 있어서 그렇지, 싶기도 했고.
중요한건 몸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생각이다. 그게 우리의 몸에 제한은 둔다.
다른 독자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어떤 부분은 거부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작가는 무무의 시각으로 이 세계를 다시 보여주면서 여기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을런지도 모르겠다.
다만 책에서 어떤 표현이나 묘사들은 아쉽기도 했다. 예를 들어 계단을 올라갈때 계단 손잡이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거.
쓰고 싶은 내용이 많은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약간 고민된다. 이 소설을 읽은 후 감상은 쓰기보다는 말하고 싶은 재질의 것이어서.
계속 기억하게 되는 건 무무가 인간의 몸을 유지하며 계단을 오르는 장면이다. 지하철에서 나오면 역마다 엘리베이터가 다른 곳에 위치해있고, 어떤 건 동선상 엘리베이터서 있는 곳으로 걸어가는게 더 힘들어서 결국 계단을 오를 수 밖에 없는 역사들이 꽤 있다. ... 계단이라....
그리고 계단 손잡이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재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겨울에 금속으로 된 계단 손잡이는 차갑고 손이 시리고 미끌거려서 도무지 장갑을 끼고는 잡을 수 없다. 미끄럼 방지나 뭐라도 되어있음 좋을텐데. 그래서 내 친구는 핫팩을 가지고 다녀도 손이 찼고. 원래도 손발이 찬데
친구가 계단을 올라갈 때 농담으로 너에게 목숨을 걸었다고 서로 장난쳤던것도 생각난다(당연하지만 진짜로 친한 사람 아니고 서로를 잘 알지 못하면 이런 장난치지 마세요)
"나는 너에게 목숨을 건거야."
"그래 넌 목숨을 건거야."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진다면 자신만 다치는게 아니니까.
그런가하면 지하철에서 발목 삔 친구가 엘리베이터 타려고 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젊은데 왜 타냐고 면박 준 기억도 있다. 친구가 절뚝거리면서 계단으로 가려 해서 발목 삐었다고 대신 말해줬던 기억.
그런 많은 기억들.
아무튼
돌기민 작가님의 전작들 제목이 흥미로워 조금 찾아봤다. 가쇼이라는 필명을 가지고 계시고, 이번 보행연습 소설은 이전에 텀블벅에서 출판한 <아잘드> 의 리커버개정판 작품 같고(당시 필명은 가쇼이), <아잘드>는 <가발>의 리커버 개정판 작품. 줄줄이 소시지 같이 이어지는 걸 보면, 계속 공들여나간 작품이구나 싶다. 당시 삽화들이 매력적인데 내지에는 없는 것이 아쉽다.
그리고 <보행작품>이라는 동명의 내용은 다른 소설을 출판하신 적이 있다. 꾸준히 힘을 들여 작품활동을 하신 것이 인상적.
작가의 말도 작품과 이어서 생각해보면 꽤 재밌었다.
무리 리비립 립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