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산수와 풍경의 세계 - 7명의 고전과 7명의 선구
윤철규 지음 / 미진사 / 2022년 6월
평점 :
"동양의 산수화와 서양의 풍경화를 저자의 고유한 시선으로 재조명한다."
이 책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적인 문장같습니다. 그림에 있어 자연을 화폭에 담는 방법에 있어 동서양을 비교해가며 화풍을 정립한 당대의 화가과 도판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산수화와 풍경화라는 장르에서 시작하지만 동양화와 서양화라는 큰 범주에서 논의가 되는 부분이겠구나 싶습니다. 사회문화적 배경과 과학의 흐름까지 알아야 되는 부분인지라 우선은 호기심이 생깁니다. 도판이 없으면 설명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기에 도판이 큰 서적을 주로 보는 편인데, 출판사가 '미진사'라는 것을 알고는 펼쳤습니다. 미술전문출판사라고 불리는 출판사이니 소장하는 책도 여러 권 있고, 기회가 되면 구매해야 겠구나 싶은 책도 여러 권이 있습니다. 실망을 한적이 없는 출판사이기에 믿고 살펴봅니다.
동양의 산수화와 서양 풍경화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며,
두 그림 세계의 흐름을 이해하도록 안내하는 교양서
산수화는 위진남북조 시대에서 당대까지 완만한 변화를 보이다가 송원시대에 들면서 급격한 발전을 보인다. 이후로는 이를 추종하면서 재평가하고 재해석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고 할수 있다. 반면 풍경화는 르네상스 이후 오랜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이론과 표현 내용을 확장시키면서 고도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두 그림 세계에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는 양상을 중심으로 따라가 보기로 한 것이다. ...산수화로 보면 이성, 동원, 이당, 황공망, 오진, 예찬, 왕몽이 이예 해당한다.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화풍을 확립해 산수화의 고전의 자리에 오른 화가들이다. 풍경화에서는 얀 반 에이크, 요아힘 파티니르,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존 컨스터블, J.M.W.터너, 장 바스티유 카미유 코로를 꼽았다. ...이들 각자는 자신의 시대를 살면서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풍경화 세계로의 문을 연 선구자 역할을 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서문 p.12.
서문을 통해 저자가 밝혔듯이 산수화와 풍경화에 대한 동서양의 전개 및 발전 과정을 통해 각 장르의 고유한 특성이나 본질에 대해 접근하고자 합니다. 1, 2장에서는 각각의 탄생부분으로 동서양의 장연에 대한 대념과 이미지가 형성되었는지를, 3, 4장에서는 서문에서 밝힌 동서양의 7명의 화가가 보인 그림과 선도적인 의미를 통해 각각의 장르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되었는지를, 5장에서는 20세기 추상미술의 등장이 말해주듯, 그림이 더는 무엇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리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산수화와 풍경화도 종언을 맞이하는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산수화는 자연을 대상으로 했지만 눈에 보이는 자연을 묘사한 것은 아닙니다. 태산과 곤륜산 등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산의 이미지는 어떤 불가사의한 힘이나 위협 그리고 공포가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중국 고대회화에서 그려진 산은 곤륜산으로 사후세계와 연결되어진 장식용에서 영원한 삶의 세계를 묘사하는 선향낙토의 상징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산수화는 이상향으로서의 산의 모습이었다면 서양의 풍경화는 인간을 중심으로 고대의 소박한 자연주의에 근거해 실내 장식용으로 사실적인 풍경 그림을 다수 그렸습니다.
ⓒ미진사 홈페이지 http://www.mijinsa.com/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산수화는 객곽적인 자연세계를 통해 주관적인 정신을 추구한 반면, 풍경화는 자연을 통해 인간을 더 잘 알아가기 위한 도구로서 느껴졌습니다. 산수화와 풍경화가 추구하는 방향이 서로 만나는 접점도 있지만 인류사를 통해 화풍으로 시도되고 발전하고 완성되는 동안 진행된 변화과정이 인류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