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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과 친일의 역사 따라 현충원 한 바퀴 - 친일파 김백일부터 광복군까지
김종훈 지음 / 이케이북 / 2020년 8월
평점 :
해방이후, 우리 국민은 수많은 시련과 고난을 뚫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제주4·3항쟁, 4·19혁명, 부마항쟁, 광주5·18항쟁, 6월항쟁, 촛불혁명은 친일반민족 권력에 맞선, 국민의 저항이었습니다. 이들 항쟁은 일제강점에 맞섰던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일제패망 후, 미군정을 거쳐 한국정부가 수립되었습니다. 참, 가슴 아픈 일이 전개되었습니다. 이승만은 반민특위를 폭력적으로 해체시키고 친일파와 결탁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족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략)
서울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습니다. 해방 후, 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자입니다. ‘조선청년의 꿈은 천황폐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야스쿠니신사에 묻혀 신이 되는 것이다’. 그가 한 말입니다. 이런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중략)
친일 미청산은, 한국사회의 기저질환입니다. 친일을 비호하면서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것은 매국노 이완용을 보수라고 우기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는 보수와 진보가 아니고, 민족과 반민족입니다. 남북 간의 분단극복 노력을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또한 친일반민족세력의 행태가 일본극우의 입장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합니다. 친일반민족세력이 민족 자주적 역량의 결집을 방해하며 우리 젊은이들 앞에 펼쳐진 광활한 미래로의 길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반성 없는 민족반역자를 끌어안는 것은 국민화합이 아닙니다. 정의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친일청산은 여당 야당의 정파적 문제도 아니고, 보수·진보의 이념의 문제도 아닙니다. 친일청산은 국민의 명령입니다. (하략)
2020년 8월 15일, 광복회 김민웅 회장이 '대한민국을 광복하라'는 제목으로 75돌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와 같이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광복회 제주도지부장 대독으로 김 회장의 기념사를 접하고는 미리 준비했던 경축사 원고를 접고는 "제주지사로서 결코 동의할 수 없다"라며 "이편저편 나누어 하나만 옳고 나머지는 단죄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조각 내고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시각"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누구의 의견이 올바를까요? 저는 김민웅 회장의 기념사를 접하며 시원함을 느꼈습니다. 저렇게 대놓고 역사에 대한 평가를 하다니... 기념사와 관련, 내용에 대해 "광복회 내부 팀을 만들어 보름 동안 무려 34번이나 수정하고 또 수정하며 문안을 다듬었다"며 "친일청산 문제에 대해 우리가 확고한 입장을 갖자"고 전했습니다. 제대로 된 역사 청산이 되지 않았으니 우리의 역사가 이리 꼬이고 꼬였다 합니다. 일제시대와 625 전쟁을 비롯한 현대사를 배우면 잘 알게 되는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로 '항일과 친일의 역사따라 현충원 한 바퀴'를 읽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수유리4.19국립묘지와 효창공원에 묻힌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민주열사와 애국지사의 무덤과 친일파와 군부독재의 흔적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종훈 저자가 현장을 직접 다니면서 백범 김구의 '임정로드 4000k' 와 약산 김원봉의 '약산로드 7000km'를 통해 발견한 대한민국의 모순, 현충원의 잠든 친일파의 흔적을 짚어냈다고 합니다.
2009년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정부 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국가공인 친일파로 공식 인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12명 (김백일, 김홍준, 신응균, 신태영, 이응준, 이종찬, 백낙준 – 이상 서울현충원 / 김석범, 신현준, 송석하, 백홍석, 백선엽 – 이상 대전현충원)을 포함해 서울·대전현충원에 68명의 친일파가 ‘안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공인 친일파로 규정되더라도 "국립묘지 안장 후 친일 행적이 인정되더라도 국립묘지 외부로 이장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다"고 합니다. 이에 2020년 8월 국립묘지법 및 상훈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라고 하니 그 결과에 대해 주목해야 할 듯합니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친일파들은 나쁜 짓은 어쩜 그리도 많이 하고, 독립운동가의 후손은 왜 그리 안타까운지...이상룡 지사의 후손인 이항중 선생이 밝힌 "나 사는 모습 보면 누가 애국하려고 할까 싶냐"며 "잘 사는 애국지사 후손들이(언론에) 나와야 사람들이 '나라를 위하니까 국가가 보호해주는구나'하고 애국하지 않겠냐"며 인터뷰를 하지 않은 이유를 밝힌 적이 있다고 합니다.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이야기를 당신이 증명했다고 생각한 것이라는. (p.107)
저자가 제시하는 코스대로 국립묘지 답사를 가봐야겠습니다. 짧게 구성된 내용으로 그들의 삶을 온전히 다 알지는 못하니 공부를 하고 가야겠습니다. 저자가 미리 발간한 임정로드와 약산로드도 겸해서 말입니다. 묘지는 봄에 방문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추운 겨울에 방문하겠습니다. 서릿발 같은 추위속에서 언제나 현재를 살아가느냐, 미래를 살아가느냐의 선택에서 한 점 부끄럼없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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