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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크라우드 매거진 TOYCROWD Magazine Vol.1 - 창간호
토이크라우드 편집부 지음 / 토이필북스 / 2023년 12월
평점 :
요즘 나의 관심사는 ‘자신만의 길’ 또는 ‘세상에 없던 길’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장난감’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사람들이다. 일반적으로 장난감은 어린애들의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수십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장난감도 많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어른들만이 구할 수 있다. 여기에는 그런 장난감을 직접 창작하기도 하고 값비싼 장난감들을 수집하기도 하는 그런 사람들 혹은 장소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는 조그마한 두려움에도 몸을 사리는 성격이라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차마 떠나지 못하고 있다. 사업자등록증을 냈다가 국민연금 등 각종 신고 안내문이 날아오면서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폐업해버린 것이다. 혹여나 가족들의 눈 밖에 날까봐 사업자의 ‘ㅅ’자도 언급할 수 없었다. 여러 재료를 약 20만 원어치 사들여 묵주를 만들었지만 전혀 팔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나의 경영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토이크라우드는 이런 나에게 위로와 희망, 더 나아가 자극이 되어 주는 좋은 매거진이다. 편집장이자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칼럼을 읽으면서 어려웠던 시절에 공감하기도 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습에 마음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토이크라우드를 내 임의대로 작가님의 야심작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좋아하는 일에 얼마나 올인하고 있는지도 잠깐 되돌아보게 됐다.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일찌감치 포기해버린 나에게는 남들의 걱정 어린 시선과 한심해하는 눈초리 등을 이길 재간이 없었다. 어중간한 잔재주로 프로의 세계에 도전했다가 큰 코 다친 나에게는 더 많은 노력과 실패가 필요했다. 토이크라우드에도 늘 성공하며 살았던 이야기만을 담지 않았다. 이 안에는 다양한 실패와 아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는 토이크라우드를 자신만의 길을 걷다가 실패하고 또 일어나는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고 본다. 굳이 ‘장난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룬 잡지‘로서만 대할 것이 아니라 ’세상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도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세상과 이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즉, 자신의 관심사가 장난감이 아니라도 상관없다는 얘기다.
요즘 나는 오랜 소원인 논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나는 석사 수료한 지 5년여가 흘렀음에도 여전히 성과가 없는 무능한 학인이다. 5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있었던 좋지 못한 여러 일들은 뒤로한 채 나 자신만을 놓고 봤을 때 그렇다. 주제는 여러 차례 바뀌었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토이크라우드를 읽고 내가 좋아하면서 전심으로 쏟고 싶은 분야가 어떤 건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