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제목 어때요? - 22년 차 편집기자가 전하는 읽히는 제목, 외면받는 제목
최은경 지음 / 루아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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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저자님이 내 글을 읽을 경우를 가정해보자. 뭐라고 말씀하실까. 아마 제목이 식상하다고 휴지통으로 직행시키실 지도 모른다. 또 내가 아무리 제목을 잘 뽑았다 하더라도 글이 좋지 못하면 그마저도 창피한 일이 될 것이다. 아무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그저 저자님이 내 글을 읽으실 거라는 전제를 두고 부족한 글을 이어보겠다.

책을 읽어봤다면 내용에 걸맞은 제목 뽑는 법은 딱히 정해진 게 없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저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는 것밖에는. 제목보다 더 중요한 건 좋은 글이라는 사실도 중요하다. 아무리 튀는 제목이어도 내용이 부실하면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없다. 임의의 독자를 한 명 설정해서 그분에게 편지를 쓰는 것처럼 써도 좋을 것이다.

요즘 서평을 쓰면서 제목 정하는 걸 생략하고 있다. 딱히 제목을 정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재치 있는 제목 뽑아내는 노하우도 내겐 없기 때문이다. 그냥 책 제목이 서평의 제목이라는 뜻이다. 서평을 3년 정도 써 왔음에도 글쓰기에 딱히 진전이 없는 것 같아 좀 창피하다. 아니다, 아직 5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니 늦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제목을 잘 뽑는 법을 공부하고자 이 책을 골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목부터 뽑기 전에 글부터 잘 쓰자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아직 글을 잘 쓰려면 멀었다. 경험도 부족하고 인생 공부도 더 많이 해야 한다. 남들처럼 치열하게 글을 써야 한다. 글을 잘 쓰다보면 언젠가 좋은 제목 뽑는 일은 더 쉬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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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기에르 주교 바로 살기 -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 시리즈
생활성서사 편집부 지음 / 생활성서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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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건 신부님의 브뤼기에르 주교 바로 알기를 읽어 보셨습니까? 그렇다면 이번에는 브뤼기에르 주교 바로 살기를 읽어야 할 차례입니다. 어떤 사람을 본받고자 한다면 그 사람을 제대로 알아가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말 모범이 될 만한 사람에 대해 알기만 하고 넘어가는 것도 그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서학에 대한 박해가 횡행하던 조선은 외국인 사제의 입국을 일절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어떤 사제들도 조선으로 들어와 세례를 줄 수 없었습니다. 조선은 평신도가 천주학을 직접 공부해서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유일한 나라였지만 지배 계층은 천주교를 서학으로 규정해 탄압을 일삼고 배교를 강요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으려고 했던 조선으로 떠나겠다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브뤼기에르 주교였습니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조선 선교의 위험성을 잘 알았고, 조선의 열악한 환경이나 기타 악조건 등에 대해서도 꿰뚫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브뤼기에르 주교 바로 알기에서도 잘 나와 있으니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브뤼기에르 주교를 바로 살아가기 위한 26주간의 묵상집은 우리가 그분을 닮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오늘날의 시점에서 보여줍니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남긴 글과 관련된 성경말씀도 함께 실려 있습니다. 책이 얇아서 한꺼번에 다 읽어야 하는 욕심이 생길 수 있지만, 묵상을 위해서는 일주일에 한 편씩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위해 자신의 미래와 맞바꾼 삶을 살아가셨던 브뤼기에르 주교님과는 달리 우리 모두는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박해받지 않고도 자유롭게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길이 되어 주신 선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 또한 다음 세대에게 신앙을 물려주어야 할 의무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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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 창세기에 담긴 하느님의 약속
손희송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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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성당생활이 지겨워졌다.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았건만 나에게 뭘 맡겨놓은 것마냥 당연하게 요구해 오는 사람들이 싫어졌다. 이번 주에는 주일미사를 아예 궐했다. 죄의식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나조차도 당황했다. 한 번 궐하기 시작하니 다음 주에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다. 누구 말대로 하느님은 이런 나를 전혀 기뻐하지 않으시겠지. 

내가 다니는 성당에는 부유한 분들이 많다. 다들 너무 신앙심도 깊고 잘하는데 나는 하자가 많고 신앙심도 그리 좋지 못하다. 사람들은 그런 내게 자신의 일(대리조배 및 독서, 묵주 만들어오고 축복까지 받아오기 등)을 아무런 미안함이나 감사함도 없이 떠넘긴다. 나는 거절하지 못했다. 거절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자꾸만 발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게 더 많은 연단을 받아야 한다며 세뇌하기 시작했다. 하느님의 일, 좋은 몫을 선택한다는 게 그들의 일을 거절하지 않고 다 떠안아야 하는 걸까. 나는 화가 치밀었다. 내가 만만한가보다. 하긴 어릴 때부터 죽 왕따를 당했으니 얼마나 만만해 보였을까. 게다가 나는 사람들이 이러는 또 하나의 이유를 알고 있다. 

이런 나의 상황에서도 희망이라는 게 있을까? 창세기를 보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하는데 그런 이들에게도 아낌없이 사랑을 베푸시는 분이 하느님이다. 하느님은 당신께서 선택하신 이들 외에도 자비를 베푸신다. 그럼에도 몇몇 이들을 선택하신 것은 만민을 구원하기 위해서이다. 가난하든 부유하든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들을 사랑하신다. 

연단은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것이지 사람들이 임의로 주는 게 아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내게 일을 떠넘기는 건 연단을 핑계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나는 좀 더 똑 부러지게 거절했어야 했다. 내게 무례하게 구는 이들에게 단호한 공격도 감행했어야 했다. 성당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보다 성당 울타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 무례하고 이기적이라 아이러니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느님이 나를 버리지 않으셨다는 걸 좀 더 확신할 수 있었다. 비록 사람들의 패악질에 지쳐 나가떨어지기 일보직전이지만, 그럼에도 당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작은 마음을 보셨나보다. 제목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도 희망하라는 메시지를 주셨다. 내게 무례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발을 씻어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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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늘 미안하다
김용태 지음 / 생활성서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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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스스로를 늘 약자처럼 살았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폭력과 멸시, 비난과 지적에 시달리면서 단 한 순간도 가해자들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성인이 돼서 사람들과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내쳐지고 비난받는 쪽은 언제나 저였고, 지금까지 용서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해와 포용을 겪어본 적이 없고 오히려 그런 것들을 실행하라고 강요받았습니다.

이런 저에게 2차 가해를 일삼는 사람들이 주변에 널렸습니다. 저의 상처를 스스로 선택한 결과라며 못 박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어쩌면 저에게 위해를 가했던 이들과 한 패거리일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금까지 못 죽고 사는 건 소수이나마 저의 감정과 상태를 정확하게 짚어주고 이해해 준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은 제 나이 이십 대 중후반부터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포용성이 낮고 폭력성이 높은 환경에서 자란 저를 이해해 주신 분은 아쉽게도 성당에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성당에는 제가 얼른 자살하여 삶을 마감하길 바라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아니면 저의 이런 무거운 마음을 가벼운 장난이나 쇼로 취급하고 깔깔댑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에서, 복지관에서 조금씩 저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데에는 신앙인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서평을 쓰면서, 비록 성당에는 없지만 성당 이외의 장소에서 좋은 분들을 제 주변에 많이 두신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실 성당 이외의 장소에서는 무던하고 순한 분들을 찾기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저는 하느님께 큰 은혜를 받은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성당에 저보다 더 잘살고 돈도 많은 분들이 압도적이어서, 저 같은 사람은 그냥 지나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 책을 읽으면서 오만하고 이기적으로 변질될 뻔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무조건 수혜자여야만 한다는 잘못된 마음을 내려놓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복음과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저도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적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미안해할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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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도 쉬셨습니다
페터 아벨 지음, 임정희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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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몇 년 전에 구입해 읽었을 때는 내게 와 닿는 내용이 딱히 없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우울증이 심하고 불안이 높은 건 다르지 않지만, 오히려 지금 읽었을 때 좀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샀던 책은 처분해서 없고 요번에 다시 서평도서로 받아 읽게 되었다. 사실 다른 책을 선택한 걸로 기억하는데 내가 잘못 선택해서 이 책이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요즘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집에서도 성당에서도 잘하려고 노력하니 더 많은 요구를 해 오고 나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나이 많은 분들에게 괜히 민폐 끼치는 일이 없도록 내가 더 일을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내가 더 많이 해야 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내가 그 부분을 이야기하면 에스텔이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 나는 묵주를 조금 만들 줄 안다. 2022년부터 하나둘씩 만들어 성당의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를 반복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묵주를 사용하려면 신부님에게 축복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웬만하면 내가 다 축복을 받아서 드리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많은 경우는 받는 분들이 알아서 다 축복받아 쓰시는데 어떤 분은 내게 축복 받아오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나는 주는 걸 좋아해서 없는 형편에도 생각나는 분들, 고마운 분들에게 작은 선물을 드리곤 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내게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마치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마치 내게 뭘 맡겨두신 것처럼. 성체조배회 조장도 그래서 내려놓았고, 블로그에도 나의 날 것 그대로 감정을 드러내 버리고 말았다.

대충 이런 상황이어서, 이 책이 더 강하게 와 닿지 않았던가 생각해본다. 비록 잘못 체크해서 도착한 책이지만, 하느님께서 다시 한 번 읽어보라고 보낸 게 아닌가 싶다. 나 자신을 좀 더 돌보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고. 상황을 내 좁은 기준에서 바라보지 말고 하느님의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라고.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모든 상황을 저의 좁은 시야로만 바라보다가 하느님의 넓은 마음씨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우울증이 심해서 넓게 바라보지 못하는 장애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잘 알고 계시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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