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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 110가지 상징에 대한 친절한 해설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2년 4월
평점 :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수의 상징이 들어 있는 책을 꼽으라면 아마 성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상징만 해도 110가지라고 합니다. 이 책은 섬부터 목자까지 총 110가지의 상징을 여덟 주제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상징들 모두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중요 요소입니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기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어집니다.
책의 내용이나 분량은 그리 어렵거나 지나치게 길지 않았습니다. 상징 하나하나 일정한 분량을 유지하면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주제에는 제법 많은 상징이 수록되어 조금 두꺼운데, 그 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한 주제의 두께가 두껍더라도 다른 상징들과의 분량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상징물은 반지입니다. 반지는 사회적 신분과 권위의 징표로 요약됩니다. 피겨 퀸 김연아 선수가 낀 묵주반지, 부부의 결혼반지, 통치자의 인장 반지, 교황의 ‘어부의 반지’는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장신구를 거의 착용하지 않습니다. 중학교부터 이십 대 후반까지 손목시계를 착용한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 제가 반지며 팔찌며 끼고 다닌 시점이 바로 성당에 발을 들이면서부터입니다. 원래라면 세례를 받아야 의미가 있는 성물이건만 예비신자였던 저에게는 너무 일렀습니다. 지금이야 세례에 이어 견진까지 받았으므로 반지며 팔찌며 끼고 다녀도 됩니다. 특히 묵주팔찌는 거의 다 직접 만든 것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반지와 함께 늘 몸에 지니고 다니려고 애씁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상징은 기쁨입니다. 저는 세례를 받자마자 곧장 레지오에 가입하였고 1년 지나서 탈퇴 후에는 청년회에 가입했는데, 이 때부터 신앙이 따분해지고 괴로워졌습니다. 모두들 기쁨과 감사가 흘러넘치는 마당에 저만 그랬습니다. 기쁨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느껴야 할 감정인데 저는 안 그랬습니다. 지금은 청년회도 그만둔 상태입니다.
예비신자 때에만 해도 성당에 하루라도 안 가면 좀이 쑤실 정도로 불안했는데 세례를 받고 나서는 왜 이럴까요. 무엇보다 예비자 때는 고해성사도 못 보고 영성체도 못 모시는 등 활동에 제약이 많았는데 말이죠. 성당 활동에 집착하다보면 거리 두는 게 어려워지는데 제가 딱 그런 상황이었던 겁니다.
레지오에 이어 청년회에도 거리를 두고 난 지금은 마음에 안식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향한 열등감(학력 차이, 직장 유무, 운전 여부 등으로 가늠되는), 겉도는 느낌, 활동이 힘들다고 말하면 무안 주기 등을 더는 겪지 않아도 되는 게 좋습니다. 내 마음에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자유로운 분위기도 겪어 봐야 합니다.
성경 속의 상징들을 여기서 일일이 다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제 눈에 들어왔던 두 가지 상징으로 지면을 할애하게 되었습니다. 성경과 함께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은 책입니다. 책을 펼쳐 놓아도 저절로 덮이지 않는 적당한 부피도 괜찮습니다. 저는 이만 부족한 글을 정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