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 기도 노트 - 성모님께 드리는 나의 청원
가톨릭출판사 편집부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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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체를 봤을 때 기존 책들이 주로 54일 기도만을 다루는 반면 이 책은 72일 동안 바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외에도 묵주기도를 다룬 여러 책들과 차이점이 존재한다. 기도 지향을 직접 써 넣을 수 있다는 것과 매일 묵상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앞장에는 묵주기도 하는 방법과 기도문, 그리고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아주 친절하게 실어 놓았다.

한때 묵주기도를 참 열심히 했다. 성당에 발을 들인 시점부터 신자가 된 후에도.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신앙이 의무적으로 느껴지면서 레지오 등 모든 활동이 지루하고 어려워졌다. 그 때문에 매일같이 부여잡던 묵주에도 손을 떼게 되었다. 여러 은인들에게 묵주를 많이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나의 기도생활이 게을러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내가 당신과 멀어지지 않게끔 움직이셨다. 예전에는 직접 만든 묵주를 선물로 받았다면 이번에는 내가 그렇게 나누도록 마음을 바꿔 놓으신 것이다. 돈을 들여서 부족하나마 여러 개의 묵주를 만들었다. 1단 팔찌묵주부터 5단 체인묵주까지 다양하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눴다. 생각 외로 반응이 뜨거웠다.

묵주를 만드는 시간은 행복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묵주알을 끼우고 철사를 말았다. 그렇게 만들고 보니 묵주를 좀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았다. 철사를 마는 일이 조금 서툴러서 모양도 예쁘지 않지만 받는 분들이 너무 고마워하시고 예뻐해 주셔서 내가 더 기뻤다. 이를 계기로 묵주기도에 좀 더 열심한 신자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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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평전 - 경험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라
사만다 로즈 힐 지음, 전혜란 옮김, 김만권 감수 / 혜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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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는 나와 깊은 인연이 있다. 그렇다고 내가 그 시대에 살아서 그녀와 만난 적이 있었다든가 이런 얘기는 아니다.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파시즘을 공부하면서 전체주의의 기원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읽고부터 그녀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한나의 저서는 결코 쉬운 내용이 아니다. 나는 이해가 안 되는 와중에도 틈틈이 읽어나갔다.

이외에도 한나 아렌트를 전공하시는 선생님들의 조언을 구해 그분들이 추천하셨던 정신의 삶,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등 여러 저서를 모아들였다. 나는 그렇게 한나 아렌트의 덕후(?)’가 되어 있었다. 영어 한 마디 할 줄 모르면서 그녀와 관련된 자료라면 영어로 된 원서나 논문도 모았다. 여기에 쓰는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나의 한나 아렌트 사랑은 성당에서도, 다니는 병원에서도 유명했다. 내가 대학원생으로서 한나 아렌트를 연구한다고 소개를 하면 모두들 놀랐고, 심지어 간단한 설명을 부탁하기도 했다. 아직 공부하는 단계라 최대한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을 하면 잘 이해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렇게 된 이상 한나 아렌트 연구는 내게 있어 필수적 과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책의 내용은 내가 예전에 읽었던 엘리자베스 영-브륄의 한나 아렌트 전기와 대개 유사했다. 브륄의 전기가 매우 두껍고 방대하며 읽기가 좀 부담되었던 반면 이 책은 상대적으로 얇고 가벼우며 쉽고 편안했다. 보통 자기가 이해한 대로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게 제일 어려운 법인데 이 책은 그동안 좀 이해가 어려워 잠시 놔두었던 부분을 매우 쉬운 말로 설명하고 있었다.

나는 한나 아렌트가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대목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유대인 출신의 똑똑했던 여성이 수년 간 무국적자로 살았고 얼마 간 강제수용소 생활까지 했음에도 자살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시기의 학자들이 나치에 동조하면서 자신들의 안위를 지켰던 것처럼 한나 역시 그럴 만도 했건만 그녀가 나치에 동조했다는 내용은 없다.

나는 한나 아렌트와 각별한 인연을 맺게 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어두웠던 소녀 시절을 거치면서 열등의식으로 가득 찬 자아였기에 똑똑하고 유복했던 아렌트에게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적이고 사소한 문제다. 그녀와 동시대를 살았던 것은 아니지만 후대에서나마 그녀를 알게 된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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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착해, 너무 바보 같아
델핀 뤼쟁뷜.오렐리 페넬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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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함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비결 중 하나다. 사람들은 까칠한 사람보다는 친절한 사람을 더 선호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친절함이 병이 되는 경우가 있다. 무례한 사람들을 대할 때 억지 친절을 유지하거나, 못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기에 이르는 친절함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이 책은 병적으로 친절한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남에게 거절이나 싫은 소리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는 종종 이용을 당하거나 무례한 언사를 들어야만 했다. 어릴 때부터 눈치만 보고 살아온 경험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나를 만만하게 봤고, 심지어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그랬다. 내가 한 번 냉정한 말을 하면 더 심한 말로 돌아왔다. 물론 자신들의 무례함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나는 설령 더 큰 무례함으로 돌아오더라도 나 자신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내게 무례한 건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헛소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특히 내 동생이 제일 심했다. 내가 아무리 잘못한 점을 지적해도 더 큰소리치며 모든 걸 내 잘못으로 돌렸다.

이 책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 한 번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들이 사례와 실습을 첨가하여 수록되어 있다. 친절함을 유지하면서도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 말이다. 특히 회사에서 어떻게 친절해야 하는지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회사는 인간관계가 아니라 영리 추구와 성과를 중시하는 곳이라는 전제 하에서.

그렇다고 대놓고 못되고 무례해지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못된 사람은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이상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다. 세상은 욕구 충족이 현실화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설령 그렇게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망하게 되어 있다. 다만 병적인 친절 때문에 상처입음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나만의 친절 유지법은 중요하다. 때로는 말로, 때로는 행동으로. 사회는 생각보다 냉혹하고 잔인하며, 무례한 사람들이 많다. 약육강식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마냥 친절하기만 할 수 없다. 때로는 이를 드러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친절의 상한선을 조금만 낮추고 나를 먼저 생각한다면 상처를 덜 받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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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상징 - 110가지 상징에 대한 친절한 해설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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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수의 상징이 들어 있는 책을 꼽으라면 아마 성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상징만 해도 110가지라고 합니다. 이 책은 섬부터 목자까지 총 110가지의 상징을 여덟 주제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상징들 모두 성경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중요 요소입니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기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어집니다.

책의 내용이나 분량은 그리 어렵거나 지나치게 길지 않았습니다. 상징 하나하나 일정한 분량을 유지하면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만 어떤 주제에는 제법 많은 상징이 수록되어 조금 두꺼운데, 그 정도는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한 주제의 두께가 두껍더라도 다른 상징들과의 분량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상징물은 반지입니다. 반지는 사회적 신분과 권위의 징표로 요약됩니다. 피겨 퀸 김연아 선수가 낀 묵주반지, 부부의 결혼반지, 통치자의 인장 반지, 교황의 어부의 반지는 각각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장신구를 거의 착용하지 않습니다. 중학교부터 이십 대 후반까지 손목시계를 착용한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 제가 반지며 팔찌며 끼고 다닌 시점이 바로 성당에 발을 들이면서부터입니다. 원래라면 세례를 받아야 의미가 있는 성물이건만 예비신자였던 저에게는 너무 일렀습니다. 지금이야 세례에 이어 견진까지 받았으므로 반지며 팔찌며 끼고 다녀도 됩니다. 특히 묵주팔찌는 거의 다 직접 만든 것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반지와 함께 늘 몸에 지니고 다니려고 애씁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상징은 기쁨입니다. 저는 세례를 받자마자 곧장 레지오에 가입하였고 1년 지나서 탈퇴 후에는 청년회에 가입했는데, 이 때부터 신앙이 따분해지고 괴로워졌습니다. 모두들 기쁨과 감사가 흘러넘치는 마당에 저만 그랬습니다. 기쁨은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느껴야 할 감정인데 저는 안 그랬습니다. 지금은 청년회도 그만둔 상태입니다.

예비신자 때에만 해도 성당에 하루라도 안 가면 좀이 쑤실 정도로 불안했는데 세례를 받고 나서는 왜 이럴까요. 무엇보다 예비자 때는 고해성사도 못 보고 영성체도 못 모시는 등 활동에 제약이 많았는데 말이죠. 성당 활동에 집착하다보면 거리 두는 게 어려워지는데 제가 딱 그런 상황이었던 겁니다.

레지오에 이어 청년회에도 거리를 두고 난 지금은 마음에 안식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사람들을 향한 열등감(학력 차이, 직장 유무, 운전 여부 등으로 가늠되는), 겉도는 느낌, 활동이 힘들다고 말하면 무안 주기 등을 더는 겪지 않아도 되는 게 좋습니다. 내 마음에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자유로운 분위기도 겪어 봐야 합니다.

성경 속의 상징들을 여기서 일일이 다 설명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제 눈에 들어왔던 두 가지 상징으로 지면을 할애하게 되었습니다. 성경과 함께 읽으면 너무 좋을 것 같은 책입니다. 책을 펼쳐 놓아도 저절로 덮이지 않는 적당한 부피도 괜찮습니다. 저는 이만 부족한 글을 정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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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하늘은 하얗다 - 행복을 찾아 떠난 도쿄, 그곳에서의 라이프 스토리
오다윤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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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나북스의 신간이 나왔다. 도쿄의 맛집, 공원 등 모든 것을 담은 예쁜 책이다. 젊고 능력 있는 여성의 도쿄 이야기. 책을 펼치면 도쿄는커녕 해외에 나가본 적도 없는 나까지 도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책 디자인은 반전매력이 있다. 새하얗고 차분한 표지 이미지와 달리 본문 디자인은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다. 거기다가 화질 좋은 컬러 사진이 여러 편 들어 있어서 실제 같은 느낌을 준다. 쪽 여백이 빽빽해서 가독성이 조금 떨어질 것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

저자와 일본은 꽤 각별하다. 특히 저자는 도쿄대 대학원을 나와 일본의 번화가에 있는 회사에서 일할 정도로 능력이 좋다. 지금은 번역가가 되었다고 하는데 조만간 역서를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2~3년 전부터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보다 자유 일꾼, 프리랜서 분들과의 인연이 닿게 되었다. 아무래도 지금의 내가 직장 다니기에는 좀 그렇다보니 자신만의 일을 만들어 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많이 접한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참고하여 내 길을 만드는 데 도움을 받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그분들을 보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모종의 자신감도 생긴다. 내가 뭘 잘할 수 있고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를 찾는 것도 능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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