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착해, 너무 바보 같아
델핀 뤼쟁뷜.오렐리 페넬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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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함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비결 중 하나다. 사람들은 까칠한 사람보다는 친절한 사람을 더 선호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친절함이 병이 되는 경우가 있다. 무례한 사람들을 대할 때 억지 친절을 유지하거나, 못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기에 이르는 친절함 같은 경우가 그것이다. 이 책은 병적으로 친절한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남에게 거절이나 싫은 소리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는 종종 이용을 당하거나 무례한 언사를 들어야만 했다. 어릴 때부터 눈치만 보고 살아온 경험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나를 만만하게 봤고, 심지어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그랬다. 내가 한 번 냉정한 말을 하면 더 심한 말로 돌아왔다. 물론 자신들의 무례함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나는 설령 더 큰 무례함으로 돌아오더라도 나 자신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내게 무례한 건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헛소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뿐이었다. 특히 내 동생이 제일 심했다. 내가 아무리 잘못한 점을 지적해도 더 큰소리치며 모든 걸 내 잘못으로 돌렸다.

이 책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 한 번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들이 사례와 실습을 첨가하여 수록되어 있다. 친절함을 유지하면서도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방법 말이다. 특히 회사에서 어떻게 친절해야 하는지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회사는 인간관계가 아니라 영리 추구와 성과를 중시하는 곳이라는 전제 하에서.

그렇다고 대놓고 못되고 무례해지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못된 사람은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이상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다. 세상은 욕구 충족이 현실화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설령 그렇게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망하게 되어 있다. 다만 병적인 친절 때문에 상처입음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나만의 친절 유지법은 중요하다. 때로는 말로, 때로는 행동으로. 사회는 생각보다 냉혹하고 잔인하며, 무례한 사람들이 많다. 약육강식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마냥 친절하기만 할 수 없다. 때로는 이를 드러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친절의 상한선을 조금만 낮추고 나를 먼저 생각한다면 상처를 덜 받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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