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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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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연 작가는 이슬아 작가의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처음에 이름만 보고 여성분인 줄 알았는데 남성분이라 조금 놀랐다. 이슬아 작가는 자신의 서평집에서 금정연 작가의 책을 소개하였고 금정연 작가는 이슬아 작가의 산문에 추천사를 썼다. , 금정연 작가는 <일간 이슬아>의 구독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신조어를 다룬 에세이집이고, 저자가 <독서평설>이라는 잡지에 실었던 글을 모은 것이다. 사실 나는 독서평설 잡지를 단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 여기에 나온 신조어들은 모두 한 번 이상 들어보았기 때문에 큰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존버, 손절, 사회적 거리두기, 휴거, 엘사 등 어딘가에서 다 들어본 이야기들이다.

신조어는 갑자기 나타났다가 어느 시점이 되어서는 사라진다. 그래서 이런 책이 사실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다. 어차피 사라질 말들인데 굳이 책까지 써서 낼 필요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다. 그러나 그런 때일수록 기록으로 남겨둬야 한다. 신조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책 자체가 저렴해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한 때를 기억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가짜 뉴스라는 단어도 나오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앞에 읽었던 <진실의 조건>을 떠올렸다. ‘가짜 뉴스는 우리의 생각하는 힘을 잃게 만든다. 서로 자기들의 의견이 맞다고 주장하며 남의 의견을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는 탓에 사람들은 분별력을 잃어버리고 진실을 가려내려는 노력을 포기하게 된다.

, 저자는 페미니스트이기도 하다. ‘맘충’, ‘노키즈존’, ‘한남등을 읽어보면, ‘맘충이나 노키즈존에 대해서는 비판하지만 한남이라는 단어에는 옹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맘충이라는 단어에서 대표적인 페미니즘 소설인 <82년생 김지영>을 우호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그 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안 읽어본 사람들로 못 박아 버린다.

페미니스트라고 해서 다 남성혐오를 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남성혐오를 하는 이들 중에 페미니스트가 아닌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여러 가지 신조어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지만 저자의 페미니즘 색채가 두드러져 읽기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갈라치기해서 어느 한 쪽이 우세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책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고 책으로 세상을 배웠다. 그러나 요즘에 나오는 책들은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경우가 태반이어서 때때로 불편하다. 이런 식으로 페미니즘에 물들어가는 것 같아 괜히 조심스럽다. 아니, 어쩌면 나도 그쪽으로 많이 동화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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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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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정보 가운데 살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잘못된 정보에 쉽게 노출되기도 한다. 나 또한 철학을 전공한 일개 소시민이지만 갖은 정보에 일희일비하기도 한다. 이럴 때면 내가 철학전공자가 맞나?’ 라며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도 한다. 내 나름대로 철학과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편이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내가 얼마나 지식이 얕고 짧은지를 늘 실감한다.

이 책의 저자인 오사 빅포르스는 스웨덴 출신 여성 철학자이다. 저자는 노벨 문학상 외의 여러 이름난 상을 선정할 만큼 뛰어난 철학자이다. 특히 이 책은 스웨덴에서 고등학생들에게 나눠주었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왜 이 책이 고등학생들에게 무료로 배포되었고 왜 베스트셀러로 꼽혔는지 알게 될 것이다. 정보의 바다 속에서 헤매는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이 책에는 철학자의 시선으로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이 담겨 있다. 사고를 왜곡하는 과정과 거짓말, 가짜 뉴스, 가스라이팅 등 우리의 사고를 좀먹게 하는 잘못된 사례들을 지적한다. 그런 다음에 우리가 해야 하는 과제를 제시한다. 저자는 쏟아지는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무지해도 당당한 사람들에게 아뇨, 제 말이 옳습니다. 당신은 틀렸고요!”라고 과감하게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힘주어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트럼프를 굉장히 비판한다.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없었다. 따라서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에서 이런 인물이 한 나라의 수장으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트럼프는 여러 차례 언론 플레이를 일삼았지만 사실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또 그가 가진 신념들은 상당 부분 잘못된 이야기들이었다. 트럼프 곁에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사 빅포르스는 매우 힘 있는 철학자이다. 단지 노벨 문학상을 선정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녀의 책 속 문장 하나하나에서 강한 힘이 느껴진다. 그녀의 책은 우리가 진실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진실은 저 멀리 보내버린 채 믿고 싶은 대로 믿으려는 사람들의 무례함으로 가득 찬 요즘 세상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무례한 사람들이 믿는 가짜 진실이 아닌 객관적인 사실을 지켜야 한다.

우리는 많이 알고 있지만 또 그만큼 모르는 게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실을 지키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 어떤 이들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된다. , 잘못된 정보로 피해를 입게 된 이들은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의 입장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보 때문에 피해를 입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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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무용지물 MYZM Vol.1 - 무용하고 아름다운 예술가 인터뷰집
비러프(be rough) 지음 / 비러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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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서평단 첫 도전을 이 책으로 고른 이유는 단순하다. 창작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다양한 창작을 해내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그들은 창작을 함으로써 돈이 되지 않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해낸다는 자부심을 가진 분들이었다. 불치병을 가졌지만 굴복하지 않고 창작 활동을 하시는 분, 직장 생활과 병행하며 창작 활동을 하시는 분, 기성 등단 제도를 거치지 않고 시인이 되신 분 등 사연은 여러 가지였다.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그 누구도 묻지 않았을 법한 인터뷰어의 질문에 작가들이 하나하나 성의 있게 응답하는 점이었다. 나도 글을 쓴다는 소리를 듣지만 이렇다 할 상 한 번 받아보지 못했는데, ‘내 글에서 과연 어떤 질문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이런 상상을 해 보면 대답은 글쎄다. ‘나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는가?’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해 봐도 대답은 글쎄다.


세상의 틀을 깨는 것은 어렵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고, 시도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온 작가들은 모두 그 어려운 일을 해냈고, 해내고 있다. 그들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됐지만 마치 오랫동안 알아온 것처럼 친근하고 다정했다. 이런 분들이 해냈는데, 나도 세상의 틀 깨기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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