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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심용희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주제는 제목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애써 담담하려
하지만 가슴 아리게 그려낸 에세이 책이다.
개인적으로 ‘펫로스’라는 단어만 보더라도 울컥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 이유는 동고동락 하다가 세상을 떠나버린 반려견을 생각하는
마음과 당시의 기억들이 스쳐가기만 해도 너무나 아픈 경험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글을 읽는 내내 계속 무지개다리를 건넌 소중한 나의
처음이나 마지막 반려견이 생각나 마음이 사무치게 아프다.
떠나보낸지 약 5년이
흐르고 있지만, 5년이란 시간동안 잊었다고 생각하였지만 결코 잊혀지지 않았던 나의 반려견.
지금으로부터 20년전, 첫만남은 어미에게로부터 젖을 갓 떼고 온 얼룩점박이의 모습이었다.
눈은 초롱초롱하니 까맣고 코는 아직 영글지 않아서 하이얀 채로
낯선 환경이 무서웠는지 벌벌떨고 있었다.
떨고 있는 작은 생명체를 안고 있던 20년 전의 나의 모습이 생각났다. 나 또한 낯설었지만
이 묘하고 귀한 인연에 그리고 생명의 신비함에 그 순간이 꿈만 같았다.
세월이 지나고 새끼를 낳고 내가 나이가 드는 만큼 그 아이도
같이 나이가 들어가서 어느덧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 또한 그 시간 사이에 많이 일이 일어났고 변화되었으며 다소
늙었다. 하지만 나의 반려견은 같은 15년의
세월을 함께 하였는데 무엇이 그리 급했는데 나보다 더 빠르게 노화가 진행되었고 가까운 거리도 걸어갈 힘이 없어서 바둥거린채 그렇게 몸이 망가져
갔다.
15년동안 2번의
큰 수술을 견뎌내었던 기특한 녀석이었는데 세월 앞에서는 그 아이도 속수 무책이었나보다.
지금으로부터 5년전인 2015년 무지개 다리를 건넌 그 녀석이 너무 그리워서 인지 이 에세이를 읽고 너무 슬프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여 책을 읽고 30분
가량은 펑펑 울어버렸다.
더 잘해주지 못해서 더 아껴주지 못해서 더 마음이 아파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에세이 책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한 시간이 행복했던 만큼 이별 후에 찾아오는 깊은
상실감, 우울, 자책 등의 감정을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고 이야기 한다.
반려동물 보호자라면 언젠가는 꼭 찾아올 수 밖에 없는 이 시기를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도록, 쏟아져 내리는 감정의 폭풍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 작은 책에 용기와 위로를 눌러 담은
느낌이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이별한 보호자, 동물
가족과의 이별을 앞둔 보호자 그리고 반려동물을 떠나보내고 힘들어하는 가족, 연인, 친구의 아픔에 동반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전한다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당시에는 ‘펫로스’라는 단어를 몰랐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한동안 우울하고 힘든 감정을 떨쳐내지 못했던 것이
바로 ‘펫로스’ 경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고 기억나는 구절이 있어서 몇 문장
추가를 해보려고 한다.
사실 단 한 문장을 찾는 것이 힘들었다
워낙 모든 저자의 이야기가 주옥같고 마음을 울리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죽음과 죽음 이후에 찾아오는 감정들을 부정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빠르게 의사를 결정하고, 모든 상황을 급하게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사별과 장례의 과정을 빠르게
진행한다고 해서, 상실감과 슬픔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각 감정들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고 그 감정을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서야 비로소 감정의 치유가 시작됩니다.
아무리 일상이 바쁘더라도 슬픈 이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는 것에는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슬픈 이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는 것에는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하는
이 문장은 더 마음을 두들였다.
반려동물은 사람의 눈빛과 체온 그리고 표정만으로 모두 파악을 할 수 있다. 나의
감정이 그대로 반영되었던 작고 소중한 존재와의 추억을 남기는 일에 대한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은 굉장히 상대적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보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존재인 반려동물.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슬프지만 따뜻한 이별이야기에 대한 책이 출간되어 너무 기쁘고 또 기쁘게 마음을 울려서
참 좋다.
보고싶은 나의 반려견. 이
책을 통하여 다시금 또렷히 기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슬프지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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