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듣다가 네 생각이 나서

노래를 듣다가 네 생각이 나서
박한평 지음 / 부크럼 / 2020년 4월

한번쯤 음악을 듣고 감상에 빠지는 일이 있다.

그만큼 음악의 힘은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 음악을 듣던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을 타는 느낌이랄까.

박한평 저자의 노래를 듣다가 네 생각이 나서 이  책을 읽고 엄마와 나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엄마라는 존재는 항상 그 자리에 그렇게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학교 다녀오면 나의 식사를 챙겨주고 주말에는 나를 위하여 시간을 보내주고 또한 가정 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하여 일도 해야 하는 당연한 그런 존재.

하지만 성인이 된 나는 이제 알다. 그 일이 당시의 엄마에게는 너무도 힘들고 버거웠을 것이라는 걸.

늘 문제는 깨달음은 한참 뒤에 따라온 다는 사실이다. 당시에는 엄마의 노고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왜 더 나를 위해 돈을 더 벌어오지 않고, 왜 나를 위해 시간을 더 내주지 않는지 불평만 가득했다.

또한 한창 클 나이에는 엄마의 품보다 친구 또래와의 시간이 더 즐겁기에 나의 인생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늘 부수적인 선택지였다.

한창 체력이 좋은 20대 초에도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맛있는 음식, 좋은 여행지만을 함께할 생각만 하였지 나이가 점점 들어가는 엄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나의 행동을 하늘은 괘씸하게 여겼나 보다.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엄마는 폐암 진단을 받으셨다. 이미 작은 세포가 폐 구석구석 퍼져있어서 CT상으로는 명백한 4기로 보인다고 하였다.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였다. 우리 엄마가 암이라니.

한달동안 재검사를 여러 번 하고야 너무 다행히 1기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당시 우리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마음이 너무 아팠던 것은 딸에게 아픈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엄마의 어설픈 모습이 나의 눈에 모두 보였다는 사실이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엄마와 딸이라는 소중한 관계가 언젠가는 이별이라는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겠구나 라고.

수술을 무사히 마친 이후부터 나의 생각과 행동이 많이 바뀌었다. 나의 삶에 대하여 엄마를 제 1순위로 여기며 살아가자라고 말이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너무 편한 관계라 가끔은 이 생각이 나지 않을 만큼 티격태격 하지만 항상 당시의 마음은 한 켠에 담아두며 살고 있다.

이렇듯 이 책은 엄마와 나의 관계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 아팠던 날 나는 양희은 선생님의 ‘하얀목련’을 병실에서 듣고 있었다.

지금도 그 아련한 노래를 들으면 당시의 아팠던 마음이 생각난다. 이리도 생생하게 말이다.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엄마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는 사실로 나름 위로가 많이 된 곳이기도 하다.

물론 스토리는 다르지만 박한평 저자 또한 기억을 소환하는 음악의 힘을 느꼈기에 이리도 아름다운 에세이집을 편찬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하여 옛 추억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참 감사한 마음이다.

엄마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더 알게 해준 ‘’그 노래의 힘’에 대한 에세이 책을 통하여 더 감사하고 항상 모든것에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

다시금 마음이 울적할 적에 이 책을 읽고싶다. 그 음악과 이 에세이를 읽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싶기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