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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될진 모르겠지만
김수호(두근거림) 지음 / 부크럼 / 2020년 3월
평점 :




카카오 브런치의 글을 참 좋아한다.
김수호 저자의 ‘위로가 될진 모르겠지만’ 에세이도 브런치에 수록된 글 중 일부를 선별하여 수록한 것으로 알고있다.
어쩐지 읽다보니 브런치의 글이 수록되었다는 것을 몰랐는데 어쩐지 딱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글의 스타일임을 몇 장만 넘겨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스타일도 참 마음에 들었지만 저자 본인의 삶을 집약하여 담은 솔직한 느낌이었기에 더 끌렸던 것 같다.
그러한 공감이 은근히 내 마음속에도 스며들었는지 몰라도 햇살좋은 날 주말 테라스에서 이 책은 반나절만에 술술 읽히게 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지금도 평일의 오후라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주말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위로가 될진 모르겠지만’이라는 에세이를 읽었던 그 행복했던 순간이 생생이 떠오른다.
책소개를 살짝 빌리자면 '착하다', '친절하다'라는 말을 항상 듣는. 성격마저 조심스러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하는. 그래서인지 궂은일을 도맡아 하게 되는. 이 책에는 이러한 저자의 인생 경험(사회 생활)의 흔적이 가득 담겼다고 한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 말들,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다가는 곧 죽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쓴 상처와 치유의 기록들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이 책이 개인적으로 공감이 되었던 이유는 몇번의 이직과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며 느낌 저자의 살아있는 경험이 보통사람들의 일상과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또한 상처를 주는 삶에 대하여 이 또한 극복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하루를 맞이해야 하기에 따듯한 글로 토닥토닥 위로해주고 있어서 더욱 느낌이 좋았다.
이 책의 제목처럼 작가는 누군가에게 나의 글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라고 조심스럽게 제안하겠지만 나 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들이 이 책으로 인하여 많은 온기를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책을 읽으며 몇가지 마음을 울렸던 글과 문장이 있어서 수록하려 한다.
[ 우리의 마음은 타인과의 관계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마음이 허용하는 수준에서 관계를 고려하며 표현하는 건 괜찮다. 하지만 마음이 허용하는 수준을 넘었다면, 우리는 마음으로 달라붙는 불순한 상상들을 말이나 행동으로 과감하게 맞서야 한다.
세심히 관찰해야 보이는 게 있다. 귀를 기울여야 들리는 게 있다. 아무렇지 않게 받았던 것들이 사랑이라는 걸 비로소 깨닫는 데에는, 애석하게도 계기라는 기회가 필요하다.
더 이상 인생의 답을 억지로 찾기 위해 스스로를 추궁하지 않을 생각이다. 과거에 대한 집착도, 미래에 대한 막연함으로 몸서리치는 시간은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순간을 살아갈 뿐이니까.]
이 짦은 문장만 보더라도 우리 보통사람들이 매일 느끼는 감정에 대하여 얼마나 디테일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김수호 저자의 책은 처음 만나보았지만 계속해서 그의 글을 일부러라도 찾아서 보려고 한다.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데인 마음을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글로 위로를 받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