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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오랜만의 에쿠니가오리 저자의 책을 만났다.
그것도 리에디션으로 출간된 ‘도쿄타워’이다.
그녀의 소설은 지금처럼 꽃잎이 흩날리는 봄에도 너무 어울리고 특히, 가을의 스산한 바람에는 더 어울린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사랑이야기는 우리가생각하는 보통의 사랑이야기하고는 좀 다르기 때문이다.
어딘가 외롭고 특이하며 스산하고 차가운… 온갖 범상치 않은 단어로 소개할 수 있는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따스한 봄날 10년전에읽고 마음이 아련하다고 느꼈던 도쿄타워를 다시 읽으니 너무 감회가 새로웠다.
사실 당시에 읽긴 하였지만 소설의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았다. 세월이 오래 지나기도 하였지만 소설의 줄거리 보다는 그녀의 소설 분위기에 취하여서 그랬던 것이라 생각된다.
외로운 밤 맥주 한캔을 마시며 읽은 ‘도쿄타워’.
주말이지만 홀로 달이 뜬 밤을 읽으면서 본 책이라 더더욱 좋았던것으로 기억한다.
도쿄타워에는 각기 특이한 사랑이야기가 나온다. 한참 연상의 여인과 사랑하는 남자주인공, 한없이 지고지순한 여자의사랑을 단순한 본인의 관심으로 치부해 버리는 야멸찬 이야기 등 말이다.
이런 불편한 사랑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도쿄타워’란 소설이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는 바로 저자의 문체 때문이라고생각한다.
한없이 불쾌할 수 있는 독특한 사랑이야기를 그녀의 펜이 닿으면 그것마져도 너무 아름답고 동경의 대상이 되어 버리고 만다.
간결하고 짧지만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문체. 이러한 문체로 탄생한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
어떠한 소설보다 강력한 상상력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도록 흔들어놓는 마력이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사랑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한없이 괴로운일이다. 그 사실을 알기에 우리는 비로소 소설이었구나 하는 안도를 하며 빠져들어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캐릭터를 담는 소설의 분위기이다.
많은 좋은 소설이 있지만 에쿠니가 오리의 소설에서 풍겨오는 분위기는짙은안개가 낀 밤을 연상시킨다.
그만큼 몽롱하고 비현실적이며 아련한 느낌이다.
사실 그러한 분위기라는 것을 글로써 옮긴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도쿄타워라는 소설의 분위기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진정 읽은독자만이 각기 느낄 수 있다는 나의 의견이다.
이번에 출간된 리에디션 버전은 나 포함하여 많은 도쿄타워 팬들에게는분명히 반가운 소식이다.
한번에 모두 읽기에 아까울 만큼 너무 예쁜 책표지로 출간되었기에더욱 아끼는 마음이 강하다.
흔하게 볼 수 없는 사랑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에쿠리가오리 작가의문체로 경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선물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쌀쌀한 기운이 도는 이 밤에 ‘도쿄타워’책과 함께하면 더 분위기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의 말.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져드는 거야 " 이한 문장으로 정리되는 ‘도쿄타워’.
아름답지만 먹먹하고위태한 사랑이야기를 다시한번 만나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