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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수업 - 우리는 왜 소비하고, 어떻게 소비하며 무엇을 소비하는가?
윤태영 지음 / 문예출판사 / 2020년 2월
평점 :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책의 부제가 참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소비수업 - 우리는 왜 소비하고, 어떻게 소비하며 무엇을 소비하는가?’
매일 날마다 하는 소비하는 행위. 소비란 나에게 있어 물건을 구매하는 의미이다.
필요한 식재료와 의류, 기분에 따라서 취향에 맞는 소품을 사는 것을 모두 소비하고 정의한다면
‘나는 왜 소비하고, 어떻게 소비하며 무엇을 소비하는가?’ 에 대하여 한번도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덧붙여 , 책을 시작하는 문장이 그러한 나의 의문에대하여 의문을 더하였다.
[오늘날 현대인이 추구하는 작은 사치와 소확행이 과시와 사물에 대한 사치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경험과 사유의 사치로 확장해 가길 바란다.]
단순히 ‘소비’라 함은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것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작은 사치와 소확행까지 연결이 되며, 더나아가 나의 감정과 경험, 사유의 사치로 확장까지 이어진다는 논리.
나의 ‘소비’에 대하여 명확한 정의를 재정립하기위하여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우선 이 책의 윤태영 저자에 대하여 알아보니 연세대학교에서 〈현대 소비사회의 이해〉 강의를 맡아오고 있으며, 소비라는 프리즘을 통해 현대 사회의 열한 가지 풍광을 살펴보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목차에 따라서 키워드가 정해지는데 유행, 공간,장소, 문화, 광고, 육체, 사치, 젠더, 패션, 취향 등 저자가 선별한 이러한 키워드는 현대인의 일상은 물론, 가장 은밀한 곳까지 영향력을 미치는 소비의 의미를 찾는데 중요한 길잡이로서 작용한다.
또한,소비 수업은 소비가 점차 중요하게 부각되는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19세기 프랑스 파리의봉 마르셰 백화점 성공 과정 등 역사적인 측면도 살펴보고, 점차 커지는 소비의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좀바르트, 짐멜, 벤야민,보드리야르와 부르디외 등 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중요하게 인용하고 있다.
사실, 경제를 전공한 나에게는 경영학적 논리로 접근이 아닌 일종의 ‘마케팅’측면의 소비로 보는 관점이 더 부각되었다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는 독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는지, 보다 알아보기쉽고 공감될만한 예시를 많이 수록함으로써 독자들이 소비의 이면에서 작동하는 체제의 운영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 처럼 느껴졌다.
저자가 제시한 열 한가지의 키워드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분야는 바로 ‘유행과 공간’이었다.
유행과 공간이라는 단어는 현재 20대, 90년생을빠뜨리고는 소비라는 키워드와 결부시킬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부터 어르신들의 모임 장소였던 ‘종로’와‘을지로’ 일대를 90년생들의놀이터로 변화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뉴스로만 접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주말에 주변을 가보니 파릇파릇한 20대 친구들이 종로3가 뒷길로 난 ‘익선동’이라는오래된 동네에서 그들의 입맛에 맞는 술집, 음식점, 놀이공간을만들어서 즐기는 모습이 본적이 있다.
너도나도 그 좁은 골목에서 사진을 찍고, 다소 값이 나가더라도 음식점에서 길게 줄을 선채 문화를 즐기는 그들을 보여 바로 이러한 ‘유행과 공간’을소비로써 나름의 문화를 만들고 가치를 부여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당시는 참 재밌는 문화로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소비 수업’책을 읽고 나니 모든 현상이 이해되는 재미나고 신기한 경험을 한 것이다.
단지 돈을 쓰는 단순한 행위인 ‘소비’로서가아닌, 즐기고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를 즐기는 삶이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에도 전파하여 즐거운 소비의 문화로 함께 즐기는 것이 좋겠다는생각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비수업을 읽으며 몰랐던 트렌드에 대한 개념도 배울 수 있었고, 소비에 대한 경제 기본상식뿐만 아니라 나의 경험을 이론과 결부 시키는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