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질문력 -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는 아이로 키우는 인문학 질문 100
김종원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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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기계화가 되어가고 많은 것들이 많은 영상매체가 넘쳐나는 세상인 요즘. 많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힘을 잃어간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떨어진 아이는 결국 학습력에도 문제가 생기고 세상을 헤쳐나갈 힘을 잃어간다. 그런 상황에 맞게 김종원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


책 표지에서 "아이의 세계는 부모가 건넨 질문의 깊이만큼 넓어집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내 아이를 좁은 세계에 살도록 만들고 싶은 부모는 없다. 누구나 자신의 아이를 조금 더 넓은 세계에서 다양한 것을 경험하며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나가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를 위해 제일 쉽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부모의 질문이다. 질문에 대하여 답을 내릴 때 사람은 많은 생각을 한다. 그렇게 스스로 생각하다 보면 자신만의 철학이 생기기도 하고 자신만의 세계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내 아이의 세계를 넓히는 첫 번째 요소는 바로 나 자신, 아이의 부모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작년에 2년 동안 학부모 독서모임을 하며 몇 권의 육아서를 읽었다. 하지만 이번 책은 조금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아이와 같이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다가 중간중간 질문이 있을 때 아이에게 질문을 해 보았다. 생각보다 아이가 더 좋아하였다.

'모든 좋은 답은 위대한 질문의 결과입니다.'라는 책의 첫 장 글귀처럼 나의 아이에게도 좋은 질문이었기를 바라며 읽어주었다. 생각하는 시간을 지루해하지 않는 아이여서인지 더욱 즐거워서 하루 만에 100개의 질문을 다 해달라고 해서 곤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질문을 하면 가끔 예상외의 답을 하여 놀래기도 하였다.

이 질문을 보면서 나의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공부해도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경험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제가 어려워지고 그러한 경험도 따라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아직 저학년인 나의 아이에게 그러한 경험이 있을까? 그래서 질문해 보았다.

예상대로 아직은 이해되지 않았던 경험은 없다고 하여 만약의 상황을 설정하여 추가 질문을 해보았다.

Q: 그럼 만약 네가 그러한 상황이라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A: 음.. 생각을 안 해서?

Q: 이해가 되지 않는 문제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

A: 계속해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도 안되면 엄마한테 물어보지.

평소에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에 대하여 많이 이야기를 했던 이유에서였을까. 생각하다 보면 해결이 될 거라는 아이였다.


독서 열풍이 다시 생기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사람이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연초 많은 사람들이 새해 다짐을 하면서 독서라는 목표를 잡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성공하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 여러 답이 있겠지만 나 스스로는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좋은 책을 읽으면 그 순간 아! 하는 깨우침이 있다. 그리고 변해야지 하는 목표가 생긴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의지가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나의 아이는 어떻게 생각하였을까?

Q: 좋은 책을 읽으면 생각이 많아지잖아. 그런데 변화가 없는 사람은 왜 그런 걸까?

A: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아서인 거 같아.

아이의 표현을 다시 정리해 보자면 계속해서 사람은 그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람은 그 순간만 생각하고 돌아서서 까먹는다. 나는 행동적인 면에서 생각했다면 아이는 그보다도 좀 더 깨닫는 쪽에서의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차이가 있었다.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나서 아이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발표이다. 그래서 나는 질문하기 전 아이의 답이 글로 쓰는 게 더 쉽다고 할 줄 알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글로 쓰는 게 더 어렵다. 말을 하는 직업이기도 해서인지 말로 표현하는 것이 조금 더 쉬운 느낌이다. 글로 쓰면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지 적절한 단어를 쓰고 있는지 생각이 많아진다. 그래서 어렵다고 느껴진다.

Q: 너의 의견을 말로 표현하는 게 더 쉽니, 아니면 글로 쓰는 게 더 쉽니?

A: 당연히 말로 표현하는 게 더 쉽지. 문제에서 나의 생각을 쓰라고 하면 뭐라고 써야 할지 몰라서 어려워.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아이의 생각 외의 부분이었다. 생각을 정리하여 글을 쓸 때 어떤 표현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아이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와 끊임없이 대화를 할 거리를 준다는 것이다. 가끔 아이와 어떤 이야기를 해야 될지 이야깃거리가 마땅치 않은 날 아이에게 꺼낼 이야기 주제가 100개 있는 셈이다. 그리고 아이의 답에 마땅한 대답을 해주지 못할 것을 대비한 김종원 작가님의 배려로 아이의 답변에 대한 모범 답안과 생각 방안도 적혀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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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분이면 충분한 중고등학교 기초 수학 - AI 학습을 위한 최소한의 중고등 기초 수학
요네다 마사타카 지음, 손민규 옮김 / 제이펍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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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150분이면 충분한 책이었다. 물론 내가 다 아는 수학 내용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쉽게 설명이 되어 있는 것도 큰 요인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그림들이 사용되어 있는지 눈여겨봤다. 일차함수 같은 경우 직선을 사용하여 눈에 띄게 기호화 해 둔 부분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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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분이면 충분한 중고등학교 기초 수학 - AI 학습을 위한 최소한의 중고등 기초 수학
요네다 마사타카 지음, 손민규 옮김 / 제이펍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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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는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사실 답이 없다. 초등학교부터 수학이 어려운 아이도 있고 중학교부터 시작되는 아이도 있고 고등학교에서 벽을 느끼는 아이도 있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수학 책을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너무 따분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소개 글이 눈에 들어왔다.


한번 읽으면 잊어버리지 않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는 당연 눈길이 가는 부분이었다. 그러고 나서 바로 눈에 띄었던 부분이 다양한 생활 속 예제와 그림이었다.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그림으로 나타내기 어려움도 있다. 과학이나 사회는 그림으로 포인트를 잡아 설명하기 쉬운데 수학은 그림을 사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이 책은 정말 150분이면 충분한 책이었다. 물론 내가 다 아는 수학 내용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쉽게 설명이 되어 있는 것도 큰 요인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떤 그림들이 사용되어 있는지 눈여겨봤다. 일차함수 같은 경우 직선을 사용하여 눈에 보이게 기호화 해 둔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일차함수는 직선을 사용한다는 점을 부각시켜놓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설명에 대한 그림이 없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실생활에 관련된 예제가 많아서 좋았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 사칙연산을 제외한 수학을 왜 배우는 가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이유 그것도 정말 학생들이 몸소 와닿는 정말 실용적인 이유가 들어있어서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설명이 끝나면 있는 확인 문제도 좋았다. 그냥 읽고 넘어가면 까먹을 텐데 확인해 주는 느낌이었다. 수학에 대해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은 이유가 중간중간 퀴즈 형식이 있어서 쉽게 다가와진다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한국인이 쓴 책이 아니다 보니 우리나라 교육과정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도 있었고 부족한 부분도 많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그만큼 쉽게 수학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수학은 생각보다 어렵고 무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많은 수포자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수학에 벽을 느낀다. 어렸을 적부터 쌓아온 벽일 테지만 그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수학이 생각보다 만만한 녀석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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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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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보았을 것 같다. 만약 그때 당시에 다른 선택을 하였다면 나는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나도 한 번쯤 상상해 본 적이 있다. 고등학교를 선택하던 당시 고민하던 학교를 다녔으면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대학교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가끔 상상을 해보는 재미는 있다.


이 소설은 제목부터 눈에 띄었다. 소재는 당연히 궁금증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보통 찬란하다는 것은 매우 훌륭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소재가 후회하고 있는 선택에 대한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제목은 훌륭하고 빛나는 선택이라니 주인공이 어떤 일을 겪게 될지 궁금해지는 제목이었다.

이 소설은 책의 시작 부분에서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소설의 일부분으로 책의 문을 연다.

'노란 숲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작가님은 이 시의 일부를 통하여 어떤 이야기를 언급하고 싶었던 것일까.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나 선택지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다. 두 길을 다 갈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상상하고 결과를 예측하고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예측이 정말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우리는 그 길을 가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결과다. 아내와 나는 각자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 책임을 지게 됐다. 하지만 선하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 선하가 우리를 부모로 선택한 것이 아니니까.

그러하다. 인생은 선택과 선택의 반복이다. 그 선택은 스스로 했기에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스스로 책임을 지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물론 우리가 모르는 고차원적인 세상에서 이미 나의 선택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차원 안에서는 한 인간이 부모를 선택하여 태어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부모와 자식 간의 마찰이 생기면 그 결과는 부모의 몫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고 이 길을 가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나는 평생 후회하며 살 것 같아.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안정되게 살아가도 마음 한구석에 항상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있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어?

후회가 생기는 이유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희망이자 미련일 수도 있다. 내가 다른 선택을 하였다면 지금보다 더 낫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희망도 섞여있기에 가보지 않고 포기하면 후회가 남는다. 그러한 마음 한구석의 짐을 얹고 편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후회가 생기면 그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평생을 마음 한구석을 차지한 채 살아간다. 그런 상황에서 100%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모든 선택을 할 때 최대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고르려 한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희망과 미련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후회가 많이 될 것 같으면 시도해 보고 겪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과연 나도 나의 아이의 선택에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지금 네가 하는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선하와 아빠의 대화를 읽으며 나도 모르게 아이를 떠올리게 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결과지만 자신의 선택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주변 사람의 좋은 선택은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만 나쁜 선택은 주변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모든 인생이 자신의 선택으로만 결과가 생겨난다면 조금 더 마음 편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후회가 더 생기게 되는 이유가 때로는 나의 선택이 아닌 타인의 선택으로 내 인생의 한 부분이 결정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후회도 생기고 미련도 생긴다.

선택이라는 것은 단순히 A 아니면 B라고 고른다고 끝이 아니다. 인생에서 수없이 많은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그 순간의 선택이 나뿐만 아니라 나의 주변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자신의 선택이기에 그 선택의 책임도 본인이 스스로 가져가야 하지만 타인에 의해 영향이 받아진 선택은 그 누구도 책임져줄 수 없다. 그렇기에 하나하나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나 했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 선택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결과다. 아내와 나는 각자 잘못된 선택을 했고, 그 책임을 지게 됐다. 하지만 선하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 선하가 우리를 부모로 선택한 것이 아니니까.
- P199

하지만 그렇다고 이 길을 가보지도 않고 포기하면 나는 평생 후회하며 살 것 같아.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안정되게 살아가도 마음 한구석에 항상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있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행복하게 살 수 있어?
- P204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결과지만 자신의 선택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주변 사람의 좋은 선택은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만 나쁜 선택은 주변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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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
임진평.고희은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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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를 처음 접한 것은 밀리의 도서에서였다. 밀리의 북마스터로 선정되며 매주 새로운 책을 접했는데 그중 한 권이 이 책이었다. 하지만 그 주에 너무 바빠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었다. 그러던 중 다산북스에서 서평단 모집을 발견하였고 드디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제목을 보고 처음 눈길이 갔던 이유는 LP라는 매개체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은 나에게 삶의 일부라고 할 만큼 늘 음악을 가까이 두고 살았다. 학교 등하굣길뿐만 아니라 공부하던 매 순간 어느 순간에도 음악은 늘 내 귓가에 있었다. 그렇기에 어떤 음악이 이 책에는 담겨 있을까 궁금했다.


책을 받고 제일 눈길이 갔던 부분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곡의 목록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 노래들을 찾아 순서대로 세팅을 하였다. 그리고 책을 훑어보던 중 또 다른 부분인 책의 마지막에 작가님 중 한 분의 글귀가 눈에 띄었다.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누구보다 이 글을 쓰며 음악들을 고르며 행복해할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린 사람이 작가님이지 않을까? 그래서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인생 곡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이 곡을 들으면 이런 추억이 생각나요는 하나쯤 있을 것이다. 음악은 쉽게 잊히기도 하지만 추억 속 어딘가에 오랫동안 저장되어 있기도 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정원에게는 동생 정안이 있었다. 그런 정안이 어느 날 정원에게 질문한다. 추억은 힘이 될까? 짐이 될까? 대부분의 추억은 힘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그 추억의 힘으로 사람들은 하루를 이겨내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추억은 짐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음악에 추억이 담기면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게 된다. 그 음악만 들으면 그 추억이 떠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음악에 짐이 되는 추억이 담긴다면 너무 힘이 들지 않을까? 그렇게 음악은 누군가의 추억을 담고 어디에선가 플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생에 옳고 그른 것은 없다. 하지만 인생의 한 페이지를 넘어가면 그전 페이지에 옳고 그른 것이 생겨난다. 그 판단에 따른 나의 선택지에 대한 후회도 생겨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지와 문제를 만나게 된다. 어른들은 얘기한다. 정답은 없다고. 네가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 말조차 정답은 아니었다. 어떤 선택이든 당사자에게 후회가 되는 선택이었다면 오답이었지 않을까? 정답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선택은 많이 없지만 오답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선택은 종종 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인연을 지나쳐가며 그리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 소설 속 인물들도 그런 인연이라는 관계를 가지게 된다. 우연히 지나가는 LP가게에서 만난 인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 하지만 자신들의 연결고리가 왜 생긴 것인지 이유는 알지 못한다. 돌이켜 보면 만나게 될 운명이었다는 사실만 남게 될 뿐이다.

'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에서는 굵직한 인물들의 각자의 사연과 그리고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는 그들의 사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거기에 각장의 노래가 덮여있다. 그렇게 각자의 사연 속에서 그들을 위한 노래로 서로 위로하며 아픔을 닦아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상하게 LP가게에 있는 느낌이 드는 잔잔한 그 시절 노래들이 들리는 소설이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음악은 저마다 생명을 갖고 있어서 그렇게 살아 움직인다. 어떤 곡은 곧 잊히기도 하지만 또 어떤 곡은 여러 모양으로 변형되면서도 끝내 살아남아 누군가의 추억이 된다. (중략) "형, 추억은 힘이 될까? 짐이 될까?"
- P40

산다는 건 끊임없이 문제지를 받고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다. 흔히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오답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 P294

세상은 연결되어 있다. 거미줄처럼.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신의 눈으로 내려다보지 않는 한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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