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
임진평.고희은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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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를 처음 접한 것은 밀리의 도서에서였다. 밀리의 북마스터로 선정되며 매주 새로운 책을 접했는데 그중 한 권이 이 책이었다. 하지만 그 주에 너무 바빠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었다. 그러던 중 다산북스에서 서평단 모집을 발견하였고 드디어 책을 읽게 되었다.


책 제목을 보고 처음 눈길이 갔던 이유는 LP라는 매개체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은 나에게 삶의 일부라고 할 만큼 늘 음악을 가까이 두고 살았다. 학교 등하굣길뿐만 아니라 공부하던 매 순간 어느 순간에도 음악은 늘 내 귓가에 있었다. 그렇기에 어떤 음악이 이 책에는 담겨 있을까 궁금했다.


책을 받고 제일 눈길이 갔던 부분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곡의 목록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기 전에 노래들을 찾아 순서대로 세팅을 하였다. 그리고 책을 훑어보던 중 또 다른 부분인 책의 마지막에 작가님 중 한 분의 글귀가 눈에 띄었다.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누구보다 이 글을 쓰며 음악들을 고르며 행복해할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린 사람이 작가님이지 않을까? 그래서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인생 곡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이 곡을 들으면 이런 추억이 생각나요는 하나쯤 있을 것이다. 음악은 쉽게 잊히기도 하지만 추억 속 어딘가에 오랫동안 저장되어 있기도 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정원에게는 동생 정안이 있었다. 그런 정안이 어느 날 정원에게 질문한다. 추억은 힘이 될까? 짐이 될까? 대부분의 추억은 힘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그 추억의 힘으로 사람들은 하루를 이겨내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추억은 짐이 되기도 할 것이다. 음악에 추억이 담기면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게 된다. 그 음악만 들으면 그 추억이 떠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 음악에 짐이 되는 추억이 담긴다면 너무 힘이 들지 않을까? 그렇게 음악은 누군가의 추억을 담고 어디에선가 플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생에 옳고 그른 것은 없다. 하지만 인생의 한 페이지를 넘어가면 그전 페이지에 옳고 그른 것이 생겨난다. 그 판단에 따른 나의 선택지에 대한 후회도 생겨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지와 문제를 만나게 된다. 어른들은 얘기한다. 정답은 없다고. 네가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 말조차 정답은 아니었다. 어떤 선택이든 당사자에게 후회가 되는 선택이었다면 오답이었지 않을까? 정답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선택은 많이 없지만 오답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선택은 종종 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한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인연을 지나쳐가며 그리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이 소설 속 인물들도 그런 인연이라는 관계를 가지게 된다. 우연히 지나가는 LP가게에서 만난 인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 하지만 자신들의 연결고리가 왜 생긴 것인지 이유는 알지 못한다. 돌이켜 보면 만나게 될 운명이었다는 사실만 남게 될 뿐이다.

'오늘도 돌아갑니다, 풍진동 LP가게'에서는 굵직한 인물들의 각자의 사연과 그리고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는 그들의 사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거기에 각장의 노래가 덮여있다. 그렇게 각자의 사연 속에서 그들을 위한 노래로 서로 위로하며 아픔을 닦아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상하게 LP가게에 있는 느낌이 드는 잔잔한 그 시절 노래들이 들리는 소설이었다.


*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음악은 저마다 생명을 갖고 있어서 그렇게 살아 움직인다. 어떤 곡은 곧 잊히기도 하지만 또 어떤 곡은 여러 모양으로 변형되면서도 끝내 살아남아 누군가의 추억이 된다. (중략) "형, 추억은 힘이 될까? 짐이 될까?"
- P40

산다는 건 끊임없이 문제지를 받고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다. 흔히 인생에 정답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오답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 P294

세상은 연결되어 있다. 거미줄처럼.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신의 눈으로 내려다보지 않는 한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 P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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