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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시린
김보겸 지음 / 사람과가치 / 2026년 3월
평점 :
*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30대가 되어 놓았던 책을 다시 손에 들었다. 10대 학창 시절 머리가 복잡할 때 나의 쉼터가 되어줬던 책을 20대에는 곁에 두지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30대가 끝나가는 시간이 다가오자 많은 물음표가 생겨나는 것 같았다. 나는 과연 잘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그런 와중 이 책의 제목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서른에 시린' 과연 서른의 어떤 부분이 그토록 시리게 하였을까? 나의 서른은 어떠한가? 제목 하나에 내 머릿속에 수많은 물음표가 떠올랐다.
표지에 적힌 글처럼 아직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많은 사람이 나를 응원하고 있고 그 힘에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내 가슴에도 품어져 있는 또 다른 별 하나가 있을까? 수많은 생각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서른에 시린은 각 챕터의 도입부에 작가님의 시가 수록되어 있었다. 시집을 읽는 기분도 들었다. 작가님이 전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 같기도 했다. 표현들이 너무 예뻐서 역시 시인이구나 싶기도 했다. 작가님이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나간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드는 시도 있었다. 역시 30대는 비슷한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20대가 지나 30대가 되어 가장 많이 생긴 물음표는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일 것이다. 그렇게 수없이 되뇌고 질문하다가 어느 순간 나이 세는 일을 멈춘다. 나이가 무슨 소용인가? 나이를 세는 일이 왜 필요한가? 사실은 숫자를 벗어나 나이를 체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즐길 일이 가득했던 20대를 지나 가정을 꾸리고 끝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다 문득 제자리에 섰을 때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지금 너는 잘 살고 있는 것이니? 너는 괜찮은 사람이니? 마흔이 되면 어느 정도 자리 잡을 것 같니?' 끝없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렇게 서른이라는 나이를 몸소 깨닫게 된다. 작가님은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서른은 다 그런 거라고 말을 건네며 한 편으로는 다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서른은 어떠합니까? 당신이 가고 있는 길은 어떠합니까?
자유를 즐기기 바빴던 20대가 지나면 저마다 살아가기에 바쁘다. 바쁘다는 것을 체감하기도 전에 하루가 지나간다. 그렇게 하루씩 흘러가다 보면 어느새 1년이 지나가고 연말이다. 올해도 많이 한 이야기 중 하나가 '왜 벌써 'n 월' 이지?'이다. 하루가 지나간 밤이 되면 한없이 피로가 몰려온다. 그렇다고 마냥 힘들기만 하지는 않다. 빠르게 흘러가는 바쁘게 흘러가는 매일의 소중한 시간 속에 나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해 줄 무언가가 쌓여가기 때문이 아닐까? 책의 뒤표지에 작가님이 적어둔 문구 중 마지막 한 줄이 생각난다. '내리는 별은 잡지 못해도, 가슴에 별 하나를 품는다.' 바쁘게 살아가는 나날이 힘들지 많은 않은 이유는 그 속에서 꿈을 꾸기 때문이지 않을까?
서른을 살아가는 그리고 나와 비슷하게 서른을 마무리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작가님의 이번 책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많은 고민이 담겨있는 것 같다. 20대에는 30대가 되면 척척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 시절 바라보는 서른이란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서른에 바라본 서른이란 아직 수많은 길 위에 걸어가는 인생의 한순간일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정표가 있어 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정의되지 않는 길 위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웃을 수 있어 길이 된다는 작가님의 말이 너무도 와닿는다.
마흔이 되고 나면 서른은 세월의 추억이 되어 있지 않을까? 지금의 고민과 지금의 순간도 내가 나아갈 길 위에 있는 한순간일 것이다. 인생이라는 길에는 이정표가 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만의 이정표를 찾아가는 순간순간일 것이다.
30대라는 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다가올 30대가 궁금한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고민을 나눠보자고 전해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