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언어는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 계급론'이다.
IT 세계강국, 경제대국 12위를 자부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극심한 양극화와 비정규직의 고착화, 청년실업급증에 대한민국은 50대50으로 나누어졌다.
이 정부 들어서 국민의 40%는 정부가 어떤일을 하든 어떤 잘못을 범하든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다. 그것이 국민들을 더욱 갈라서게 하고 있다.
대체 우리에게 대한민국, 이 국가는 무엇일까? 매번 실망과 좌절을 안겨주는 이 국가가
과연 우리가 떠바치고 존경해야할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의문이 들었다.
저자 유시민은 내가 정치인으로써 좋아하고 작가로써 존경하는 분이다.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하면서 그를 좋아하게 됐고 그의 탁월한 식견과 논리적 설득력에
반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근거를 갖는 논거로 토론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여지껏 정치인
하면 떠올렸던 맹목적 이데올로기 대립과 말싸움, 몸싸움, 온갖 비리에도 후안무치한 그들의
두꺼운 낯짝을 일시에 제거시켰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정치혐오에서 이것 저것 따져보고 이 당과 저 당의 차이, 각각의 정치인들의
정치관과 가치관에 더욱 주목하게 했다.
어차피 우리는 국가라는 공간과 제도안에서 우리 삶을 영위해야한다. 작금의 서유럽 난민사태를
보면 안정적인 국가라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가 있는 지도 알겠다.
하지만 정부가 곧 국가는 아니다. 우리는 곧잘 혼동하곤 한다. 지금이 전제군주시대도 아닌데
대통령이 곧 국가요 짐인 것처럼 그의 입에서 떨어지는 한마디에 나라가 출렁인다.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엔 국가는 오히려 국민과 동격이고 정부와 정치는 그들의
행복을 위해 일해야하는 기관일 뿐이다.
이 책에는 역사적, 철학적 국가관들을 나열한다. 국가주의 국가관, 자유주의 국가관, 마르크스적
국가관, 목적론적 국가관,이런 국가를 다스리는 것은 어떤 존재인가? 누가 다스려야하고 또
어떤 가치관으로 다스려야 조금 더 국가 곧 국민이 행복할까? 고민한다.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는
않았지만 책속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은 고스란히 가슴속에 새겨졌다.
하나의 가치관을 세우는데도 이렇게 많은 사유와 지성, 고민들이 들어간다. 그래서 유시민 작가의 말 한마디, 문장하나는 그만큼의 힘을 갖는다.
- 어떤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나서 정의를 실현할 능력있는 국가를 만들어주길 바랄
수는 없다.
이것은 헛된 기대일뿐이다. 훌륭한 국가를 만드는 것은 시민들이다. 공화국 주권자
라는 사실에 대해서 대통령이 된 것과 똑같은 무게의 자부심을 느끼는 시민,존엄한
존재로서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와 의무가 무엇인지 잘 아는 시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설계하고 책임지면서 공동체의 선을 이루기위해 타인과 연대하고 행동할 줄
아는 시민, 깨어있는 시민들이 훌륭한 국가를 만든다.
작가가 맺음말에 쓴 글이다. 우리 국민에게 그가 바라는 바가 절절히 쓰여있다. 그는 항상
말했다. 정치는 국민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그 말에 빈정이 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말할때는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의 저력을 지녔다고 믿기때문이다.
가끔 TV에 비치는 극우성향의 어르신들의 행태를 보며 나도 모르게 욕을 하곤 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것이 혹여라도 잘못되고 이용당하는 것일지라도
그들은 행동을 했다. 나는 뭐를 했는가? 고작 답답한 현실을 욕하고 뒷담화하는 수준의
배설들만 하지 않았는가. 깨어있는 시민으로 행동하는 시민으로 내가 보여준 것이 있는가?
처절한 자기 반성을 해본다.
내가 원하는 국가는 보편적 복지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개인의
삶을 존중하며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를 하는 거다. 더이상 전쟁의 공포에 휘둘리지않고
평화를 지향하는 국가의 정책을 의심없이 믿을 수 있는 그런 국가를 원한다.
이런 국가를 만들기위해 나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놓지않을 것이다. 이에 부합하는 정책적
활동을 하는 정당을 후원할 것이다. 정치인 면면을 세심하게 살피고 지켜볼 것이다.
이것이 원하는 국가를 만들어가기위한 나의 행동수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