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포티큘러 북
캐시 월러드 지음, 장정문 옮김, 댄 카이넨 제작 / 소우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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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그림들이 살아움직인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신기한 책이 있었다.

소우주 출판사에서 출간된 움직이는 책 시리즈.

사파리. 정글. 바다. 남극/북극. 야생. 공룡

꽤 여러 권의 책들이 있어서 모두 보고 싶었지만 일단 가장 관심이 가는 [야생]을 먼저 보게 되었다.

[야생]에는 8마리의 동물에 관한 움직이는 그림과 설명들이 들어 있다.

 

 

아이들과 책을 펼치는데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귀여운 판다가 대나무를 뇸뇸 먹고 있다며 ㅋㅋㅋ

책에는 좀처럼 관심을 가지지 않는 아들 녀석도 신기한지 자꾸 들춰보고 있다.

처음에는 움직이는 그림에만 모두 관심을 가지고 이쪽저쪽을 열어보며 감탄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글자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각 동물별로 자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아차리고 읽기 시작했다.

야생의 동물들에게 재미있는 방법으로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책이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아쉬워진다.

움직이는 동물들을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백과사전처럼 가나다순으로 많은 동물들이 움직이는 책으로 나오면 썩 좋을것 같다.

2012년에 첫 출간이 되었다고 하는데 나는 왜 이제 알았을까.

시리즈로 모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도 멋질 것 같고, 공룡도 아이들이 깜빡 넘어갈 것 같다.

환상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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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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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

전작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에 이어 이번에는 작가님이 키우는 반려묘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20여 년 전 아파트 한구석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고 C라는 이름을 붙여 키우기 시작했다.

요샛말로는 냥줍이다. (냥이를 줍는다는 뜻)

냥줍의 기회는 흔한듯하면서도 흔하지 않다.

인터넷에는 냥줍했다는 사람들의 글이 보이지만 어째 나는 암만 돌아다녀도 고양이들이 눈에 띄질 않는다.ㅜㅜ

무레 요코 작가의 그동안의 글들을 보면서 '이 사람은 참 상냥한 사람이구나.'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글 속에는 그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 인품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친절함의 정점을 찍는다고나 할까.

저자가 20여 년간 키운 고양이 C는,, 내 기준에서는 완전 예민한 고양이이다.

까탈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저자는 고양이 C를 여왕님이라 칭하며 극진히 보살펴준다.

고양이를 위해 여러 가지 사료를 준비하고, 장어를 사다 나른다.

그런데도 도도하기 이를 데 없다.

내가 술안주로 가끔 먹는 황태채를 우리 고양이도 무척 좋아한다.

안 뺏기려고 기를 쓰던 내 모습을 반성했다. ㅜㅜ

C처럼 까다로운 고양이도 저리 잘 보살피는데, 우리 집 털털한 녀석한테 내가 너무 무관심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반려묘들은 환경이 좋아져서인지 장수하는 고양이들이 많다.

'우리집 고양이는 지금 6살이니까 아직 이별에 대한 걱정은 넣어둬도 되겠군.' 하고 생각했다가도

식빵 굽고 앉아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짠해져서 궁디팡팡을 한번 해줬다.

'아, 뭐야~. 나 지금 무방비 상태잖아!' 하고 항의하는 눈빛이다.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이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하지만 이젠 눈빛만 봐도 알 것 같다.

2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저자와 고양이 C 는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서로의 교감이 대단하다.

책을 읽으며 아직 나는 소통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보았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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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병동
가키야 미우 지음, 송경원 옮김 / 왼쪽주머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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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에는 후회가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그때 그런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달라졌겠지?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하는 후회. 그리고 그들에게 다시 한번 주어지는 삶에 대해 담은 소설이다.

호스피스 병동의 여의사가 우연히 신비한 청진기를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청진기를 사용하면 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다. 더 신기한 것은 과거로 돌아가 다시 한번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참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이 독특한 구성이 참 마음에 든다.

환자들은 죽음을 앞두고 저마다의 후회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후회는 특별한 것들이 아니었다. 우리도 흔히 하는 선택들이기 때문에 더 와닿았는지 모른다.

책 속의 등장인물들에게서 소설 속 특별한 주인공이 아닌,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꽤 묵직한 책임에도 술술 금세 읽을 수 있다.

휘몰아치는 듯 역동적인 책이 아닌 잔잔하게 흘러가는 느낌의 책인데도 몰입감이 대단한 책이다.

나는 이 책에서 다룬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가족 간의 갈등이 이해와 화해로 전환되는 점이 특히 좋았다.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어떤 시점으로 돌아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데스노트를 읽었을 때는 '나에게 데스노트가 있다면 누굴 죽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ㅎㅎ

역시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서 이렇게 생각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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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밥벌이 - 하루 한 시간이면 충분한
곤도 고타로 지음, 권일영 옮김, 우석훈 해제, 하완 그림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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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도 고타로 씨는 전형적인 도시 사람이다.

아사히신문사의 기자이며 그 외에 여러 가지 글을 쓰는 글쟁이이다.

출장은 시골이 아닌 뉴욕으로 다녔던 그가 밥벌이를 위해 시골살이를 선택했다.

설마 나를 시골에 발령이야 내겠어? 하고 내심 생각하며

자신보다 후배인 상사에게 호기롭게 시골에서의 계획을 이야기한다.

'얼터너티브 농부' 저자가 만든 새로운 말이다.

전업농부도 아닌, 겸업농부도 아닌, 하루에 딱 한 시간만 투자해 내가 먹을 쌀농사를 짓고

나머지는 글을 써서 충당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회사는 시골로 발령을 내주었다.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페라리를 타고 시골에 간 저자.

농사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저자.

현대를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은 이 책의 저자처럼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땅을 빌리고, 운명의 스승님을 만나고, 이웃 논의 할아버지, 시골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마치 내가 겪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배경이 일본이지만 시골 정서는 우리나라와 그닥 다른 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자본주의와 고령화사회, 1차 산업 등의 문제점과 비정규직. 기계와의 경쟁과 미래 등등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게 인상 깊다.

저자의 재미있는 일화들과 더불어 위의 내용들을 풀어가기에 자본주의의 심각성과 우리가 간과하고 살아가는 부분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다.

숨만 쉬고 살아도 돈이 들어가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에 중점을 두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오랜만에 읽을만한 책을 만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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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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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십 년도 더 전에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당시에는 심리나 치유에 관한 이야기가 많지 않았던 데다

현직 의사가 독자들이 읽기 쉽게 낸 책이 많지 않았다.

그 책을 읽고 내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었고 조금이나마 내면적으로 성장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 김혜남 선생님의 팬이 되었다.

김혜남 선생님은 지금 파킨슨병으로 투병 중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의 마음을 토닥토닥해 줄 수 있는 책을 꾸준히 세상에 내놓고 계신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김혜남 선생님과 또 다른 전문의 박종석 선생님이 함께 만든 책이다.

우울증에서 홧병까지 다양한 사례와 솔루션이 담겨 있으며, 중간중간 저자들의 생각과 토론 내용이 함께 한다.

책의 초반부터 고개를 끄덕이며 봤다.

특히 나에겐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한 사람들.

그 속에 내가 있었다. 흔히들 내로남불이라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자신에게는 관대한 사람들도 많다는데, 어찌하여 나를 비롯한 어느 무리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그렇게 엄격하고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지..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조금은 관대해져보자고 다짐해 보았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점점 더 내가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이 더욱 확고해진다는 느낌도 든다.

책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을 괴롭히는 원인의 대다수는 유년시절에 겪었던 일들이었다.

내가 현재 어떤 기억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부모를 원망하고 싶지는 않다.

최대한 그분들을 이해해보고자 노력해본다.

이 세상에 자식 잘못되길 바라는 부모는 없을 테니 말이다.

내가 가장 염두에 두고자 하는 부분은 내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아픈 기억을 만들어주고 있지는 않은지,

혹시 그래서 이 아이가 자란 후에 결핍이나 고통을 받게 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부분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나의 삶을 충실히 살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불안을 느끼고 공포와 강박이 주를 이루는 삶이라면 가족 구성원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 책의 작은 주제들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론은 하나로 흐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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