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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을 해도 나 혼자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
무레 요코 지음, 장인주 옮김 / 경향BP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무레 요코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
전작 [아저씨 고양이는 줄무늬]에 이어 이번에는 작가님이 키우는 반려묘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20여 년 전 아파트 한구석에서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고 C라는 이름을 붙여 키우기 시작했다.
요샛말로는 냥줍이다. (냥이를 줍는다는 뜻)
냥줍의 기회는 흔한듯하면서도 흔하지 않다.
인터넷에는 냥줍했다는 사람들의 글이 보이지만 어째 나는 암만 돌아다녀도 고양이들이 눈에 띄질 않는다.ㅜㅜ
무레 요코 작가의 그동안의 글들을 보면서 '이 사람은 참 상냥한 사람이구나.'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글 속에는 그 사람의 성격과 가치관 인품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친절함의 정점을 찍는다고나 할까.
저자가 20여 년간 키운 고양이 C는,, 내 기준에서는 완전 예민한 고양이이다.
까탈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저자는 고양이 C를 여왕님이라 칭하며 극진히 보살펴준다.
고양이를 위해 여러 가지 사료를 준비하고, 장어를 사다 나른다.
그런데도 도도하기 이를 데 없다.
내가 술안주로 가끔 먹는 황태채를 우리 고양이도 무척 좋아한다.
안 뺏기려고 기를 쓰던 내 모습을 반성했다. ㅜㅜ
C처럼 까다로운 고양이도 저리 잘 보살피는데, 우리 집 털털한 녀석한테 내가 너무 무관심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반려묘들은 환경이 좋아져서인지 장수하는 고양이들이 많다.
'우리집 고양이는 지금 6살이니까 아직 이별에 대한 걱정은 넣어둬도 되겠군.' 하고 생각했다가도
식빵 굽고 앉아있는 녀석의 모습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짠해져서 궁디팡팡을 한번 해줬다.
'아, 뭐야~. 나 지금 무방비 상태잖아!' 하고 항의하는 눈빛이다.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이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하지만 이젠 눈빛만 봐도 알 것 같다.
20여 년을 함께 살아온 저자와 고양이 C 는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서로의 교감이 대단하다.
책을 읽으며 아직 나는 소통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보았으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