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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ㅣ 새움 세계문학
버지니아 울프 지음, 여지희 옮김 / 새움 / 2020년 4월
평점 :
저에게는 '의식의 흐름'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작가 버지니아 울프입니다.
이 사람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개척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느 날부터인지 그녀라는 말은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따금씩은 늘 써 왔던 말들이기 때문에 그녀라는 말을 적기도 하지만 이내 지워버립니다.
굳이 그녀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아도 설명이 다 되니 말입니다.
이 책은 읽을지 말지 참 고민을 해왔던 책이었습니다.
저에게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가 찬란하면서도 암울하게 느껴집니다.
이 똑똑한 사람이 여자이기 때문에 겪었을 수많은 일들과 그 감정을 책을 읽는 동안 느끼게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많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1929년에 출간된,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피어나지 못한 재능들이 얼마나 많을지, 책을 읽으며 갑자기 허난설헌이 생각나기도 했지요.
재능이 있어 오히려 불행했을지도 모를 삶들이 자꾸만 떠올랐습니다.
백여 년이 지나 2020년을 살고 있는 지금도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또 한편으로 다른 많은 부분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지 못하다고 느껴집니다.
100년 전처럼 잠긴 문밖에 갇히는 일은 드물지만, 대신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가로막고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이 책을 보는 여성들은 슬프지만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는 훗날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이 "아주 미개한 시대였군." 하며 혀를 끌끌 차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