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온 사람들 - 전쟁의 바다를 건너온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홍지흔 지음 / 책상통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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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건너온 사람들은 70년 전인 1950년 12월. 흥남 철수 작전 때의 긴박한 모습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은 책이다.

70년 전 흥남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6.25 전쟁의 대략적인 큰 이야기는 공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서로 총구를 겨누어야 했던 그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 개개인의 수많은 이야기가 어찌 없으랴.

이 책의 배경은 중공군의 남하로 흥남 철수작전이 시작된 시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평범한 한 가족이다. 주인공이 군대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장군이나 저 유명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장이 아닌 그 시절의 소시민들의 이야기라 마음에 더 와닿았다.

피난을 떠나기 위해 배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었다.

따끈한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막 시작할 무렵 배가 당도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들은 아침식사를 미처 한 술 뜨지도 못한 채 자리를 일어나야 했다.

덩그러니 남겨져 서서히 식어가는 떡국을 보며 아이러니하게도 긴박함이 느껴졌다.

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향하는 길은 춥고도 험난한 길이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떠밀려 가족을 잃어버리는 일은 예사였나 보다.

주인공의 가족들은 7명의 아이를 포함한 대식구다.

이 가족은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주인공 가족이 탄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실제 만사천명이 넘는 인원이 탑승했다고 하니, 그 배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은 누구에게나 힘겨운 일이었음이 분명하다.

그 만사천명의 이야기는 또 얼마나 기구할까.

100년도 되지 않은, 바로 이 땅에서 일어난 일인데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간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말이 있지만.. 이런 비극적인 역사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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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물건 - 웬만하면 버리지 못하는 물건 애착 라이프
모호연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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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자, 반려동물, 반려 식물 반려라는 말이 들어가면 정겹고 든든해짐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물건도 반려가 될 수 있겠다는 저자의 발상이 마음에 들었다.

살면서 이런저런 가재도구는 물론이고 "어머 이건 사야 해!" 하고 구매하게 되는 물건들도 있다.

삶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물건들은 아니지만, 보고 있으면 기분이 아주 좋아져 삶의 원동력이 된다 할 수 있겠다.

미니멀리즘이 유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보고 미니멀의 삶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 유행에 잠시 편승했던 사람이다.

물건을 보고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했던가.

하지만 우리 집엔 설레지 않는 물건이 별로 없었다.

책장 정리를 하면서 수첩 하나에도, 야금야금 구입해 모은 문구용품을 보아도 그때 그 물건을 살 때의 추억이 되살아나서 결국은 제자리에 고이 보관하는 사람이 나다.

재미있는 건 저자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했었다는 거다.

책을 읽는 내내 우연히 어떤 장소에서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나 담소를 나누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나처럼 물욕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아무 물건이나 무턱대고 사거나 과소비를 하는 사람은 아니다.)

저자의 물건에 대한 철학과 애정이 담긴 책이랄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저자의 반려 물건 사진도 함께 수록되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것이다.

타인의 반려 물건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한데 상상만 하며 읽자니 궁금증이 더 해진다. ^^

물건을 구하기도, 버리기도 참 쉬운 세상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수리하거나 새로운 자리를 찾아주는 저자의 자세를 본받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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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직접 겪어봤어? - 얼굴은 화끈화끈, 가슴은 두근두근, 감정은 들쑥날쑥
이현숙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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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를 잘 타지 않는 편인데 올해는 유독 오금이 저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남들은 봄이다 여름이다 계절에 알맞게 지내는 듯 보이는데 나는 아직도 극세사 이불을 덮고 잔다.

불면증 또한 점점 심해져서 동이 틀 무렵에 잠깐 쪽잠을 자며 생활을 이어나갔다.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갱년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40대 초반인데.. 벌써 갱년기를 생각해야 하다니 너무 슬픈 거 아니야?

나는 갱년기에 대한 정보는 무지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의 저자 이현숙 원장은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원 원장이다.

수많은 갱년기 여성들을 진료하며 안타까운 점이 많아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35세가 되면 갱년기를 대비해야 한다는데.. 나는 조금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갱년기란 여성이 해야 할 과업을(출산) 마친 몸이 그 후의 일생에 대비하기 위해 재편성되는 기간이라고 했다.

갱년기 하면 호르몬 변화와 완경(폐경을 요즘엔 완경이라 말한다.) 등의 부정적인 모습만 생각했었는데 재편성이라는 말을 들으니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기분이 들었다.

저자는 산부인과에서 처방해 주는 호르몬제가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 갱년기를 심하게 앓고 지나가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무탈하게 잘 넘기는 분들도 있었다.

책에는 갱년기 증상과 대처하는 여러 방법들이 있어 유용했다.

어느 상황이든 마음가짐이 참 중요한가 보다.

갱년기마저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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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어쿠스틱 - 전2권 -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만들기
셀프어쿠스틱(김재섭·김수진) 지음 / 스튜디오다산(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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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재미있는 놀이책을 발견했다.

스톱모션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책이다.

143만을 기록한다는 유튜브의 거물인 셀프어쿠스틱은 원래 음악가들이라고 한다.

자신들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스톱모션을 시작했고, 유튜브에서 명성을 날리게 되는데~급기야 이렇게 독자들과 책으로도 만나게 되었다.

                            

                               

책은 이렇게 두 권으로 되어 있다.

분홍색인 에세이+가이드북은 저자들의 이야기와 생각들이 그림과 함께 담겨 있다.

처음 스톱모션을 시작할 때의 이야기나 작업실을 옮기는 이야기들이 딱 에세이에 걸맞다.

뒷부분에 실린 가이드북은 스톱모션을 실제화하기 위해 필요한 많은 정보들이 담겨있다.

초록색 책인 컬러링+도안북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졌다.

그렇다면 저 초록색 책은 어떤 내용인고 하면, 스톱모션의 실습과도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상하기, 옷 입기, 세수하기 등등의 상황에 필요한 그림과 배경판이 있다.

그 그림에 색칠을 하고 오려서 스톱모션 영상을 연출할 수 있다.

색칠하는 것부터가 재미있었다.

컬러링북이 대유행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은 컬러링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 수 있어서 신기하다.

작은 움직임별로 사진을 찰칵찰칵 찍고,

그것이 끝이 아니다.

                              

책에는 영상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까지 나와 있어 스톱모션에 관한 대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이 두 권의 책으로 스톱모션과 영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지침서가 될 수 있을듯하다.

이 책으로 연습하고 나만의 스톱모션 만들기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요즘 사람들의 직업 1순위는 아마 유튜버가 아닐까.

야~ 너두 할 수 있어~ ^^

↓휴대폰 거치대가 없어서 그냥 찍었더니 웃기게 됐지만

나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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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는 자폐증입니다 - 지적장애를 동반한 자폐 아들과 엄마의 17년 성장기
마쓰나가 다다시 지음, 황미숙 옮김, 한상민 감수 / 마음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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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더 뒤처져도 속이 상한 게 부모 마음이다.

내 아이가 감기에 걸리거나,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조금 나도 속상하고 마음 아픈 게 부모다.

하물며 내 아이가 자폐증이라면.. 그것은 겪어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일이다.

나 또한 저자와 같은, 자폐증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일본 사람이다.

(편의상 주인공을 훈이라는 이름으로 표현을 했다. )

훈이의 엄마는 훈이를 17년간 혼자 키우며 그동안의 일들을 이 책에 담았다.

처음 아이가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진단을 받기까지 그 괴로움들과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들.

그리고 진단을 받은 후, 내 아이가 자폐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엄마의 처절한 고통들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자폐는 요즘 자폐스펙트럼이라는 말로 불린다.

그만큼 사람마다 그 증상(혹은 개성이라 해야 할까)이 다 다르다.

자폐성향이 있지만 언어적인 문제는 없는 아스퍼거나, 천재적인 비범한 능력을 가진 서번트도 있지만 자폐증인 사람들의 많은 퍼센티지를 차지하는 것은 지적장애를 동반한 자폐증이다.

(이 책의 주인공도 지적장애를 동반한 자폐증이다.)

이 책에는 2차 장애라는 말이 나온다.

본래는 자폐증이었지만 이로 인해 주변에서 받은 스트레스 등으로 우울증이나 강박증 등의 부수적인 병을 얻는다는 말이다.

이 아이들도 표현을 안 할 뿐이지 다른 사람들처럼 감정을 느낀다.

단지 자폐증이 있다는 이유로 배제되거나 놀림감이 되거나 하는 일은 무척 흔하다. 게다가 치료를 빙자하여 하기 힘든 훈련들도 받아야 한다. 부모의 불안과 좌절의 감정이 아이에게 전해지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쌓이고 쌓여 아이에게는 우울증 등의 병으로 나타난다는 이야기다.

이 책의 배경이 일본이라 일본의 발달장애인의 환경은 어떤지 궁금했다.

하지만 역시 그곳의 사람들도 부모가 죽고 난 후, 장애 자녀에 대한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은 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

특히나 발달장애의 경우는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이들이기 때문에 보호자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부모 사후에 이 사람들은 과연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그래서 부모들은 일반 아이들보다 더 혹독하게 이들을 가르치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자립, 자립하면서 열을 올릴 필요는 없어요.

장애가 없는데도 자립을 못한 어른들도 얼마든지 있잖아요?

그런데 자립이란 게 뭔가요?

뭐든지 자기 혼자서 다 할 줄 알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것도 자립의 한 가지 형태에요.

책 속의 훈이 담임선생님 말씀                            

 

훈이의 엄마는 훈이의 자립에 관련해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고,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선생님의 말씀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키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그 정도만 되어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생활 환경에 대해서도 말이다.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일들이 무척 많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의 엄마는 아이로 인해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가 자폐증이라고 하면 누군가는 동정의 눈길로, 누군가는 거부감을 가진 눈빛으로 쳐다본다.

그럴 필요들이 없다.

저 사람은 자폐증을 가진 사람이구나. 저 사람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이겠구나. 그 정도만 생각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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