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낯선 여행, 떠날 자유 - 볼 수 없는 남편과 걸을 수 없는 아내의 위태롭고 짜릿한 유럽여행기!
제삼열.윤현희 지음 / 꿈의지도 / 2018년 4월
평점 :
재작년 이맘때쯤
어느 공원 주차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이 손을 잡고 공원을 나서는데 한무리의 휠체어 탄 분들이 주차장에서 우왕좌왕 하고 계셨다.
봄을 맞아 꽃구경을 나오신것 같은데..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휠체어길에 양심불량인 사람들이 불법주차를 해놓았기 때문이었다.
(제발..불법주차도 봐가면서 좀 하란 말이다.)
그래서 해당 관리소와 구청에 전화하고 그분들과 함께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공원 입구가 새삼스레 눈에 들어왔다.
다리가 불편하지 않다면 그저 성큼 올라가 걸어갈 수 있는 길을..
그 휠체어길이 아니면 입구 조차 넘어가기 힘든 상황들..
상황이 이렇다보면 휠체어를 탄 분들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장애인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일반 사람들도 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데..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여행의 용기를 낸 분들이 낸 책이 있다.
휠체어를 탄 아내와 눈이 보이지 않는 남편의 이야기.
나 같으면 이런 세상에서 주눅들고 여행이란 것을 지레 포기할 만도 했을것 같다.
아니, 아예 꿈조차 꾸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주변의 염려를 뒤로 하고 이 용감한 부부는 인천공항을 지나 유럽으로 향한다.
매사에 모든 일들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기록해 두었다.
어떤 부분은 매우 자세하게 쓰셨네~ 하는 느낌도 드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혹여나 또 다른 용기있는 분들이 길을 나섰을때 참고하시라고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 해준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분들의 설레임과 행복, 불편함과 기다림을 함께 느꼈다.
책속에 2014년의 이야기들이 몇가지 나온다.
하나는 세월호 이야기..
(오늘이 전 국민을 슬픔과 충격. 분노에 휩싸이게 한 그 날이다. 늘 마음속으로 영면하시길 빌고 있다.)
하나는 2014년 장애인의 날 이야기다.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그 때 2014년도에., 우리도 버스를 탈 수 있게 해달라는 .. 휠체어 탄 분들에게
경찰은 최루액을 쏘아댔었다.
세상이 조금씩 바뀌고 있으니 누구든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는 세상이 되리라 믿어본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라고 생각했었다.
나의 가족이 장애를 가지기 전. 까지만이다.
의식은 아직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
정말 고맙게 진심으로 배려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실상은 조금 기다리거나
(저상버스에 휠체어 탑승할 수 있는 시간등등) 조금의 피해가 있다고 생각하면 불쾌해 하거나 혐오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엔 아직도 많다.
오늘 하루, 지난 일주일, 지난 몇달간 당신은 길에서 장애인을 몇 명이나 보았는가.
예상하건데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닐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누구나 불편함 없이, 혹은 불편함이 있더라도 잘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