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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숲으로 여섯 발자국
움베르토 에코 지음, 손유택 옮김 / 열린책들 / 199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움베르트 에코의 여섯 번의 강의를 재구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소설의 숲.
표현이 멋집니다.
1. 숲 속으로 들어가기.
2. 르와지의 숲.
3. 숲속에서 서성거리기.
4. 상상의 숲.
5. 저 이상한 세르반도니 가.
6. 허구적 칙령들.
독자는 소설의 숲에 초대된 사람들입니다. 자, 그러면 이 책을 통해 소설의 숲으로 들어가 볼까요?
와우, 정말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합니다. 읽어봤더라면 더 많이 공감하고 이해했을텐데, 라는 아쉬움...
그는 이 책을 통해서 소설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픽션이라는 거대한 숲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살짝 보여주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장미의 이름』에 대한 후기에서 나는 우리가 탐정 소설을 좋아하는 것은
그것이 철학과 종교에서 제기되는 것과 똑같은 질문,
즉 <누구의 소행이냐?>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1차원적 독자의 논의에 불과하다.
2차원적 독자는 더 큰 것을 요구한다.
나의 읽기가 의미 있는 것이 되려면 나는 <전형적 적가>를 어떻게 확인하고(추측에 의해),
나아가 그를 어떻게 형성해 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 그것이다." (202p)
소설의 숲에서 독자는 본분에 충실해야 합니다. 의미있는 읽기...
똑같은 소설을 읽고도 사람마다 감상이 다릅니다. 각자 읽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움베르트 에코가 말하는 의미 있는 읽기는 작가가 창조한 세계를 분석해보는 것입니다. 표면적인 이야기 너머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보라는 것.
그러니까 저자는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나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 암호 해독자들이 의존하는 황금율이 있는데,
그것은 모든 비밀의 메시지는 그것이 메시지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는 한 해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사 이래로 실제 세계에서 인간은 비밀의 메시지라는 것이 있는지, 있다면 그것이 의미로운 것인지 궁금하게 여겨왔다.
허구의 세계에서는 그런 메시지가 있다는 것과, 작가라는 존재가 창조자로서 그 세계의 내부에서 일련의 읽는 방식들을 지시할 뿐만 아니라
그 세계의 배후에 상존한다는 것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4p)
소설은 작가라는 창조자가 만든 세계입니다. 독자는 그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입니다. 인간이 실제 신을 대면할 수 없듯이, 독자는 소설이라는 세계를 다니면서
신이 남긴 단서를 찾습니다. 이미 비밀의 메시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 그다음은 해독하면 됩니다.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만큼 짜릿한 즐거움이 또 있을까요.
아마도 수많은 독자들이 소설에 빠져드는 이유일 겁니다.
움베르트 에코는 매력적인 소설가이자 그 소설의 숲으로 우리를 이끄는 멋진 안내자입니다.
"... 우리는 왜 허구가 우리를 그토록 매료시키는지 쉽사리 이해할 수 있다.
허구는 우리들에게 세계를 인식하고 과거를 재구성하는 능력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준다.
그것은 놀이와 똑같은 기능을 갖는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사는 법을 배운다. 아이들은 놀이 속에서 어른이 될 때의 상황을 흉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성인들이 과거와 현재의 경험을 형성하는 능력을 연습하는 것은 허구를 통해서이다." (23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