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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2 - 빼앗긴 세계문화유산 ㅣ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2
김경임 지음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약탈 문화재의 세계사> 2권은 빼앗긴 세계문화유산을 다루고 있습니다.
문화재 분쟁이 국제적 분쟁이 될 정도로 엄청난 문화재들이 등장합니다. 안타깝게도 반환 가능성이 거의 없는 문화재들이기도 합니다.
함무라비법전 비문은 바빌로니아에서 만들어져 6백 년간 보존되다가 엘람 왕국에 약탈당해 3천 년이 지난 뒤에 프랑스로 옮겨져 1백년이 지났습니다.
세계 최초로 약탈당한 문화재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의 문화재일까요?
바빌로니아의 후예인 이라크, 엘람 왕국의 후예인 이란, 현재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
누구의 문화재라고 판단하든 중요하지 않은 건, 함무라비법전 비문이 루브르 박물관의 최고 보물 중 하나로서, 프랑스는 반환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세계 최초의 인권헌장이라고 불리는 키루스 칙령도 마찬가지 사례입니다. 키루스 칙령을 제작한 나라는 이란이고, 발견한 나라는 영국, 발견된 장소는 이라크, 당시 이라크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었습니다. 현재 대영 박물관에 보존된 키루스 칙령이 이란에 반환될 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이밖에도 문화재를 약탈하거나 함부로 발굴하여 그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문화재의 역사적 학술적 가치는 사라지고, 예술품으로서의 미적 가치만 남게 됩니다. 대부분의 유럽 박물관들이 문화재의 출처 미상을 아랑곳 하지 않고 하나의 예술품으로 전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 문화재를 소유하는 방식이고, 상업적 가치를 부여하여 막대한 수입을 얻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나폴레옹의 약탈 예술품은 루브르 박물관에, 자연과학적 수집품은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되어 지금까지도 프랑스 관광의 명물이 되고 있습니다.
영국은 프랑스로부터 약탈한 이집트의 로제타석과 그리스에서 약탈한 파르테논 마블을 대영 박물관에 소장시켰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약탈 문화재를 소장한 영국이나 프랑스는 추악한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비쳐진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국제적 여론은 식민 통치의 과실인 약탈 문화재는 반드시 반환되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를 강제할 법적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오로지 윤리적이고 도덕적 차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문화재협회 이사장 샤피로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문화재 반환은 누구의 소유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누구에게 속한 것인가의 문제이다. 문화재 취득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문화재 상실에 관한 문제이다." (150p)
이 책을 통해서 세계문화유산이 지닌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기회였습니다. 거의 세계사 수업을 받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빼앗긴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일본 덴리대학에 소장된 <몽유도원도>는 이미 오래전에 일본의 국보,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입장에선 너무도 황당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일본의 소유입니다. 또한 한국에서 추방된 외교관 그레고리 헨더슨의 문화재 수집품은 한국의 전 역사를 가로지르는 광범위한 문화재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합니다. 수집이 아닌 약탈로 보는 게 맞을 정도로 그 양이 엄청나고, 국보나 보물급 문화재가 상당하다고 하니 가슴을 칠 노릇입니다. 지금 헨더슨 컬렉션은 하버드 대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역사왜곡을 서슴치 않는 일본이나 문화재 반환 운동의 반대자로 앞장선 하버드 대학 박물관장이 문화재를 반환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약탈된 우리 문화재에 관한 관심이 지속되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