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아저씨가 들려주는 어린이를 위한 생각동화 1 단비어린이 문학
헤르만 헤세 지음, 송명희.글씸 옮김 / 단비어린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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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어린이 동화로 만날 수 있다니 무척 반가운 일이다.

학창 시절에 읽었던 <수레바퀴 밑에서>와 <데미안>은 사춘기의 예민한 감성을 자극했던 작품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무척 궁금하다. 이 책은 특별히 헤르만 헤세의 작품집 <환상 동화집>에 수록된 단편 소설 중에서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따로 엮어내어 더 의미가 있다.

1권에는 <도시>, <아우구스투스>, <아이리스>, <유럽인>이 실려 있다.

세 작품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은 <아우구스투스>이다.

"내가 네게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널 사랑하게 되는 거란다."

이제 음악 소리는 완전히 사라지고 어두운 방 안에는 깊은 정적이 흘렀다. 어머니는 요람을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걱정과 불안에 가득 차 외쳤다.

"아, 난 내가 아는 한 가장 좋은 것을 원했단다. 하지만 그게 옳은 것인지 모르겠구나.

모든 사람들이 널 사랑하게 되더라도 엄마처럼 널 사랑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말이야." (35-36p)

아우구스투스의 어머니, 엘리자베트 부인은 일찍 남편을 여의고 혼자 아들을 낳아 키우는 여인이다. 옆 집에 사는 빈스방거 노인은 부인을 도와주고 아우구스투스의 대부가 되어준다. 빈스방거 노인은 부인에게 아들을 위한 소원 한 가지를 빌면 이루어질 거라고 말한다. 그 때 부인이 아우구스투스를 위해 빈 소원이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문득 생각하면 이보다 더 좋은 소원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우구스투스는 어떤 잘못을 해도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다보니 오만해지고 사악해진다. 그리고 그 누구도 사랑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 살면서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만 유부녀였고 그 부인은 아우구스투스의 사랑을 거절한다. 아우구스투스는 복수심으로 타락한 생활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죽음을 결심한 아우구스투스에게 나타난 사람은 빈스방거 노인이다. 그는 사람이 아닌 천사였던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아우구스투스를 위해 빈스방거 노인은 어머니의 소원이 사라지도록 만들어준다. 마법같은 소원이 사라지고 나니 사람들은 아우구스투스를 비난하고 그의 잘못을 추궁하여 감옥으로 보낸다. 험난한 삶을 거쳐 아우구스투스가 돌아간 곳은 빈스방거 노인의 집이다. 따뜻하게 그를 맞아준 빈스방거 노인의 곁에서 아우구스투스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눈을 감는다.

세상에는 아우구스투스처럼 모든 사람의 사랑만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랑을 받기만 하면 사랑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아우구스투스의 어머니가 빌었던 소원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만약 내게도 엘리자베트 부인처럼 아들을 위한 딱 한 가지 소원을 빌 수 있다면 어떤 소원을 말할까?

"내가 네가 바라는 것은, 네가 진정한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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