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키스 뱅 뱅!
조진국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두 여자와 두 남자.

서로 처음 만나는 순간  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잠시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지금 사랑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이 배신할 것을 미리 안다면 우리는 결코 하루도 제대로 살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사랑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사랑이 아니었기 때문에 변한거라고.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조진국 작가의 첫 소설은 풋풋하고 설레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처절하게 외로운 이들의 생존기를 읽는 듯하다. 그들의 사랑은 현재가 아닌 과거의 상처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과거에 붙잡혀 현재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불쌍한 청춘들이다.  흔히 소설이나 영화를 볼 때면 우연 중에 주인공 입장이 된다. 주인공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이 미워지고 어서 주인공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는 네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겉보기엔 서로 사랑으로 얽히고 설킨 그런 관계였는데 점점 그 속내를 들여다보니 아픈 상처가 드러난다.

남들 보기엔 그저 그런 삼류모델 25살 나현창, 영화였다면 딱 주인공답다.  나이답지 않게 인생 풍파를 겪어낸 탓에 말랑말랑한 사랑 따위는 믿지 않는다.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은 진짜 사랑을 해 본 적이 없더라.

어딜 가든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33살 스타일리스트 민서정, 냉소적인 말투가 오히려 도도한 매력을 풍긴다. 남부러울 것 없는 그녀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보여지는 것은 정말 일부분일 뿐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야무져도 사람을 제대로 볼 줄 모르면 헛똑똑이더라.

민서정을 사랑하는 34살 정기안, 그는 소설가다. 자신이 비운의 주인공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좀 더 솔직해질 걸,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끝까지 붙잡고 있을 걸.  결국 떠날 사람은 떠나겠지만 후회는 없어야지.  아프다고 숨기다 보면 언젠가는 곪아버리더라.

네일 아티스트 33살 조희경은 민서정의 친구다. 왜 늘 민서정의 친구로만 기억될까? 그건 남들이 그렇게 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대학 시절부터 스스로 선택한 몫이다. 민서정의 그림자 역할, 그래서 자신의 삶이 환히 빛날 수 있다는 걸 모른다. 마치 자신에 대한 사랑이 겨우 손톱만큼인 것 같다. 누군가에 대한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슬퍼하지 말자. 더 슬픈 건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거니까.

 

키스 키스 뱅뱅 Kiss Kiss Bang Bang - Pizzicato Five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일본 노래지만  밝고 경쾌한 노래는 아닐 것 같다. 

사랑때문에 상처 받은 이들에게는 어떤 노래가 위로가 될까?

총 맞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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