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계절
이상택 지음 / 델피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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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 은 이상택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제목처럼 네 명의 화자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서로 스치듯 인연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갓 마흔이 된 회사원 고배인의 봄 이야기는 회사명부터 등장인물들의 이름까지, 굉장히 직관적인 작명이라서 살짝 당황스러웠는데, 어쩐지 이야기의 전개가 주인공의 꿈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요. 만약 꿈을 꾼다면 고배인이 살고 있는 세상처럼 이상한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질 것 같아요. 그러나 진짜 마음 속에 품은 꿈이라면 좀 다르겠죠. 아주 오래 전, 소년이 사랑했던 그녀와의 첫사랑 추억처럼 평생 잊을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서른다섯 살의 마태오의 여름 이야기는 그의 이름이 밝혀지는 순간에 비밀이 풀렸던 것 같아요. 그는 수학자를 꿈꾸던 소년이었으나 권위적이고 위선적인 아버지로 인해 크나큰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군대를 제대한 이후 스스로 新피타고라스학파의 수장인 '파장'을 자처하며 제자 봉구와 함께 살고 있어요. 전철역 앞에서 "수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우주의 삼라만상은 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에 모든 해답이 들어 있습니다. 제가 그 공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62p)라고 떠들며 포교 활동을 하고 있어요. 태오가 꿈꾸는 세상은 완벽한 수로 이루어져 있으니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을 거예요. 그게 가능했다면 피타고라스학파는 세계적인 주요 종교로 자리잡지 않았을까요.

스물일곱 살 고양이 집사 백수군의 가을 이야기는 좀 특이해요. 수군의 반려묘 이름은 묘쉒이인데 둘 사이에는 의사소통이 가능해요.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똑똑한 고양이도 신기하지만 그 고양이와 소통할 수 있는 주인공의 능력이 더 놀라운 것 같아요. 이름처럼 백수로 지내는 수군은 취직을 못한 채 동물병원에서 알바를 하고 있어요. 그런 수군의 꿈은... 왠지 '세 가지 소원'이라는 동화가 떠오르네요.

쉰둘 환자 남식목의 겨울 이야기는 슬프네요. 내용을 알고 나면 등장인물의 이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인디언식 작명이랄까요. 소설 속 이름처럼 모든 게 투명하게 다 보인다면 세상 일이 하나도 어렵지 않을 텐데. 어찌됐건 백수군의 특별한 능력 덕분에 오래도록 감춰둔 진실이 드러났고, 네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의 퍼즐이 전부 맞춰졌어요. 인생이란 사계절이 지나가듯 흘러간다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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