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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읽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지음, 레이레 살라베리아 그림, 김명남 옮김 / 창비 / 2021년 9월
평점 :
"너 페미니스트 같아." 라는 말을 듣는다면, 어떨까요.
주인공 '나'는 열네 살이던 어느 날, 단짝 친구 오콜로마에게 처음 이 말을 들었어요.
그때 주인공은 페미니스트라는 말의 뜻을 정확히 몰랐고,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오콜로마가 모르기를 바랐기 때문에 열심히 책을 찾아봤어요.
이 책은 주인공이 페미니스트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성차별과 편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막연한 불편감이 아닌 실재하는 억압과 폭력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기본적인 개념도 모르면서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제멋대로 사용하는 건 또다른 차별과 갈등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모두는 이 책을 읽어야 해요.
스웨덴에서는 이 책을 전국의 모든 고등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어 성평등 교육 교재로 삼고 있다고 하네요. 그만큼 알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어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는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쓰고, 레이레 살라베리아가 그린 책이에요.
저자인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누구일까요. 1977년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자랐고, 열아홉 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이스턴 코네티컷 주립 대학교를 졸업하고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으로, 예일 대학교에서 아프리카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해요. 인종, 이민자, 여성에 대한 주제 의식을 담은 소설들이 주목을 받으며 영미 문학을 이끌 차세대 작가로 떠올랐대요. 2011년 『뉴요커』 에서 뽑은 '미국을 대표하는 젊은 소설가 20인', 2013년 『포린 폴리시』 에서 뽑은 '세계를 이끄는 사상가', 2015년 『타임』 에서 뽑은 '영향력 있는 100인', 2017년 『포춘』 에서 뽑은 '위대한 지도자 50인'으로 선정되었대요. 이 책의 원본이 된 2012년 TED 강연은 유튜브에서 조회 수 700만에 육박하며 화제를 모았대요. 이미 TED 강연 내용을 정리한 동명의 책이 2016년 창비에서 출간되었더라고요. 이번에는 특별히 그림책으로 새롭게 출간되어서 더욱 뜻깊은 것 같아요.
저자는 페미니즘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온 가족이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거예요. 책과 함께 온 키링에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We Should All be Feminists)'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었어요. "나는 페미니스트야!"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키링을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네요. 네, 우리 가족 모두는 페미니스트예요.
내가 생각하는 페미니스트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입니다.
"맞아, 오늘날 우리에게는 문제가 있어.
우리는 이 상황을 바로잡아야 해. 우리는 더 잘해야 해."
우리는 모두 지금보다 잘해야 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모두가 함께요.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