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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 - 의학 전문 저널리스트의 유쾌하고 흥미로운 인간 탐구 보고서
제임스 햄블린 지음, 허윤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은 유쾌하고 유용한 우리 몸 탐구 보고서라고 할 수 있어요.
우선 저자 제임스 햄블런이 누구인지 소개하고 싶어요. 인디애나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UCLA 영상의학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현재는 매거진 <애틀랜틱> 작가이자 수석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우리 몸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비디오 시리즈가 웨비 최우수 인물왕 수상작의 최종 후보에 올랐고, 2014년 타임지는 그를 '트위터에서 팔로우해야 할 인물'로, <그레이티스트>는 '건강 분야 미디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했으며 <버즈피드>는 '가장 유쾌한 의학박사'로 소개했어요.
이렇듯 장황하게 그를 소개한 이유는 책 제목처럼 누군가는 우리 몸에 관해 정확한 의학 지식을 알려줘야 한다는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어서예요. 요즘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라서 올바른 정보를 가려내는 일이 너무 버거워요. 특히 잘못된 의학 지식은 크나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의 목소리가 절실한 상황이에요. 누가 우리에게 알려줄까요. 멀리서 찾지 않아도 돼요. 바로 이 책이 있으니까요.
이 책은 우리 스스로 몸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뿐 아니라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정리해주고 있어요.
저자는 단순히 암기하는 지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인지적 통찰력을 강조하고 있어요. 의대생 시절부터 레지던트 과정에서 수많은 지식을 외워야만 했는데, 그때 암기한 것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는 의사들은 거의 없을 거라는 양심 고백이 유효했네요. 또한 "가장 치명적인 질병과 상호 난폭한 학대의 근원에는 무지가 자리 잡고 있다." (15p)라는 말이 굉장한 자극제가 되었어요.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을 중요하게 여긴 건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는 깨달음에서 왔어요. 저자 역시 몸에 관련한 다양한 궁금증에 대한 간단한 답변에서 시작하여 우리가 왜 모르는지에 대해 아는 것이 핵심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일단 문제의식을 갖고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이 책의 내용을 단편적으로 보면 우리 몸에 관한 Q&A 라고 볼 수 있어요. 신체 표면부터 감각 작용과 생명 유지를 위한 먹기와 마시기, 관계, 의학적 죽음까지 그 내용이 흥미롭고 유익한 지식들을 담고 있어요. 그러나 일반적인 의학정보나 건강 관련 서적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어요. 그건 바로 우리 몸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인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생리학이 철학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저자는 의사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우리를 무지에서 벗어나 지혜의 길로 이끌고 있네요. 굉장히 철학적으로 다가왔어요. 유쾌하면서도 냉철하게 우리 몸을 알려주는 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