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 시대를 앞서간 SF가 만든 과학 이야기
조엘 레비 지음, 엄성수 옮김 / 행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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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영화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 중 SF장르를 가장 좋아했어요.

머릿속에 상상하던 것들이 영상을 통해 눈앞에 펼쳐질 때, 그 순간만큼은 현실이 되는 마법을 경험했거든요.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은 우리에게 익숙한 SF를 통해 과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와, 잊고 있었던 <전격Z 작전>의 키트가 자율주행 자동차로 현실화 되었다니 놀랍네요.

주목할 만한 무인 자동차의 예는 SF 소설계의 거장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 속에도 나온다고 해요. 아시모프는 1953년 소설 「샐리 Sally」에서 낡은 자율주행 자동차들의 은퇴 시설을 상상했어요. 또 자율주행 기술로 인해 자동차를 함께 타는 사람들이 늘고 자동차를 소유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등의 변화를 예견했다는 게 신기해요. 실제로 점점 공유경제 개념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시모프의 예견은 정확했네요.

쥘 베른은 1865년 소설『지구에서 달까지』에서 달 로켓 발사를 처음 다뤘고, 벨기에 만화 작가 에르제는 『달 탐헌 계획』이라는 만화를 통해 달 로켓 발사 프로그램의 여러 장면들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묘사했어요. 곧 이어 나온 만화책 『달나라에 간 땡땡』에서는 달이 공기가 없고 먼지와 바위로 덮여 있으며 여기저기 분화구가 널린 흑백 황무지로 묘사했는데 훗날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실제 목격한 풍경과 아주 흡사했어요. 이처럼 과학적인 사실과 SF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흥미로운 현상은 1950년대에 미국 항공우주 및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된 것이래요. 과학 전공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SF적 이야기를 활용한 거죠.

가장 소름돋는 작품은 조지 오웰의 『1984』가 아닐까 싶어요. 1949년 출간된 이 소설에는 대표적인 감시 기술인 '텔레스크린'이 등장해요. 텔레스크린은 텔레비전과 감시 카메라의 기능을  동시에 하는데, 사람들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억압하는 일종의 보안요원의 역할을 하는 거예요. 텔레스크린은 현재 우리가 집에 설치하는 웹캠과 IP 카메라, 아마존의 에코나 구글의 홈 같은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를 연상케 해요. 우리는 늘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고, 언제나 보고 들을 수 있는 장치들 속에 살고 있어요. 그건 반대로 누구든지 해킹을 통해 우리의 일상을 지켜볼 수 있다는 걸 뜻해요. 『1984』의 '빅 브라더'는 오늘날의 CCTV(폐쇄회로 TV) 카메라 장치들에 의한 비디오 감시의 확대와 흡사해요. 빅 브라더는 세상 구석구석을 다 감시함으로써 미래를 바꾸고 과거에도 손을 대려고 했는데, 그건 인공지능을 연상케 해요. 인공지능이 언제 인간의 두뇌를 뛰어넘을 것인지, 그 임계점이 얼마남지 안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 섬뜩하네요. 

미국 TV 시리즈물 <스타트렉>은 다양한 외계종족뿐 아니라 신기한 미래 기술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순간이동 장치에서 3D 프린터까지 <스타트렉>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요. 가상의 이야기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현실에서 구현되는 과정이 신기해요. 다만 SF 소설에서 그려낸 암울한 미래만은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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