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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계인이 되고 싶다
현진영 지음 / 쉼(도서출판) / 2020년 7월
평점 :
현진영 GO! 진영 GO!
두근두근 쿵쿵!
90년대 힙합 1세대 현진영을 모르는 X세대는 없을 거예요.
<나는 외계인이 되고 싶다>라는 제목과 현진영 사진을 봤을 때, 바로 수긍했어요.
TV를 통해서 본 그의 이미지가 딱 외계인 같았거든요.
이 책은 스타 현진영이 아닌 인간 현진영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예요.
"간절히 원하면 기적처럼 이루어진다고 했다.
신은 나를 버리지 않았다. 레이먼드와는 다른 능력을 주셨다.
내 몸이 재즈를 기억하는 것이다.
재즈 피아니스트 아버지 덕분에 재즈로 태교했고,
어린 시절 집안을 가득 채웠던 재즈 선율은 나에게 공기와 같았다.
그렇게 스며든 재즈는 내 몸을 이루었다.
이것은 '내가 재즈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나의 자연스러운 그루브와 소울이 증명한다.
한때는 원망 많은 아버지였지만, 나의 특별한 능력은 아버지로부터 비롯되었고,
그래서 '최초'라는 타이틀은 종종 나의 것이 되었다."
(7p)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힙합 음악을 소개했던 그가 타고난 재즈 소울이란 건 몰랐어요.
사실 무대에 선 현진영의 모습 말고는 그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었더라고요.
다만 근래 방송에서 그를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꼈어요.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던 스타의 추락.
할리우드에 내노라 하는 스타들이 마약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져 비극을 맞은 것에 비하면,
그는 여러 번 성공적인 복귀를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무래도 과거의 명성과는 비교할 수 없겠죠.
다행인 건 인간 현진영은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에요.
더욱 다행스러운 건 그가 행복해 보인다는 거예요.
지금의 현진영은 대중의 인기 대신 한 여자의 사랑으로 치유된 것 같아, 참으로 보기 좋아요.
역시 사랑의 힘은 놀랍고 위대한 것 같아요.
책의 절반 정도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인데, 아버지는 오직 아내만을 사랑한 남자였던 것 같아요.
만약 아들에게도 그 사랑을 조금만 나눴더라면 불안하고 연약한 아들이 좀더 강해질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아버지는 아픈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쓰러지셨어요. 마지막까지 아버지의 역할보다는 남편의 자리를 지켰던 분.
그러나 모를 일이죠. 아버지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아들을 사랑했던 건지도.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비로소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으니.
"아쉬움, 원망, 그리움 같은 단어들 속에
아버지가 계셨다."
(133p)
"나는 현진영이다.
그리고 뮤지션이다.
나는 재즈다."
(168p)
용기를 내어 대중 앞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현진영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외계인이 되고 싶다는 그의 말은, 재즈 음악인으로서 다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속마음인 것 같아요.
과거의 현진영은 지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계인이었지만 앞으로는 부디 사랑받는 외계인이 되길.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아름다운 재즈 음악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길.
진심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