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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풀어보는 문화 이야기
박상언 지음 / 이음스토리 / 2019년 10월
평점 :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 이야기>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숫자로 풀어낸 책입니다.
혹시 '나는 숫자랑 안 친한데...'라는 생각을 한다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숫자는 제목일 뿐, 그 숫자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숫자로 풀어보는 문화 이야기란 결국, 나의 안에서 나의 바깥으로 던지는 나의 질문이라고 말했나 봅니다.
한 번에 쭉 이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101편의 글이 10여 년의 세월을 거쳐서 조각조각 모아진 이야기입니다.
16.9
- 마음으로 취하는 술 -
서민의 술 소주가 16.9도까지 도수를 내려 지난주부터 팔리고 있다.
이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팔리고 있는 이른바 지역 소주지만,
술꾼들의 심리적 마지노선 20도를 무너뜨린 19.8도 소주가 나온 지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은 때라 자못 관심을 끈다.
... 고주망태 습관을 못 버려 가정과 인간관계까지 망치는 일도 드물지 않지만,
적당한 음주는 대개 먹고사는 데 적바른 우리 몸에 활기를 주고 우울증과 긴장감도 풀어준다.
적당량의 술이란 성인 남자는 하루 2~4잔, 여자는 1~2잔 정도인데,
여기서 한 잔이란 소주 50ml , 맥주 250ml , 양주 25ml 이다.
16.9도짜리 낮은 도수의 소주가 나왔다 해도 그 적당한 잔의 수는 적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평생 술을 즐겼던, 중국의 소설가이자 문명비평가 임어당은 '애주가에게는 정서가 가장 소중하다. 그래서 얼근히 취하는 사람이 최상의 술꾼이다.
그러나 현이 없는 악기를 뜯으며 즐기던 도연명처럼 술의 정서는 술을 마실 줄 모르는 사람이라도 즐길 수 있다'라고 하였다.
술이란 입으로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도 마실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술, 예로써 마시고 마음으로 취하자.
<2006. 11.14.> (93-95p)
새삼 2006년으로 시간 여행을 한 듯 합니다. 그때는 그랬구나라는...
각각의 이야기마다 날짜가 적혀 있어서 자연스럽게 그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모임이 잦아지고 술자리가 벌어집니다. 부디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으로만 취했으면 좋겠습니다. 늘 그렇듯이 적당한 잔을 넘어가서 문제가 생깁니다. 술을 마시되, 술이 나를 마시는 일이 없기를.
72 그리고 14
-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 -
"찡그리는 데는 얼굴 근육이 72개가 필요하지만, 웃는 데는 14개밖에 필요하지 않다.
철학이 없는 웃음은 재채기 같은 유머에 불과하다. 참다운 유머는 지혜가 가득 차 있다."
이는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얼굴에 있는 80개의 근육 중 72개가 찡그리는 데 쓰인다고 하니,
평소 많이 찡그리는 사람의 얼굴은 주름이 많은 표정으로 구드러져 늙어 보이거나 우울해 보이기 마련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플라이 교수에 따르면, 한바탕 큰 웃음은 우리 몸 안의 총 650개 근육 중 얼굴 근육 일부를 포함한
231개를 움직이게 함으로써 상당한 운동 효과를 준다.
...1964년 500명 중 1명만 살아난다는 불치병 강직성척추염에 걸린 노먼 커즌스라는 미국인은 몇 년 동안의 자가 치료로 완치되는데,
이것이 바로 웃음 치료였다. 그 후 많은 의학자들이 웃음을 의학에 접목하여 여러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웃음이 만병통치약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이 웃지 않는다. 어린아이들은 하루 평균 300번을 웃는데, 어른들은 15번밖에 웃지 않는다고 한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성인은 더욱 적어서 하루 평균 7번 웃고, 그나마 중년 남성은 4번밖에 안 웃는다.
... 웃을 일이 생겨야 웃는 것이 아니고, 웃어야 웃을 일이 생긴다는 어떤 웃음 치료사의 말이 떠오른다.
매미는 왜 일주일밖에 못 살까? 매일 우니까!
어린이가 어른보다 왜 오래 살까? 훨씬 많이 웃으니까!
<2007.1.23.> (99-101p)
지금 필요한 건 웃음인 것 같습니다. 기분이 울적하다면 술에 취할 게 아니라 웃음을 터뜨리는 게 어떨런지.
술은 적정량이 있지만 웃음에는 적정량이 없으니까. 물론 무리한 웃음은 배꼽이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ㅋㅋㅋ
오늘도 웃을 일은 많이 않았지만, 이 책 덕분에 한 번 크게 웃어보았습니다.
글이 쓰여진 시기만 보면 굉장히 오래 전, 고리짝 이야기 같은데 그 내용은 여전히 싱싱한 느낌입니다.
두고두고, 앞으로 더 세월이 흐른 뒤에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숫자로 보는 세상이 주는 맛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