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사랑한 화가, 반 고흐 -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숨겨진 밤의 역사
박우찬 지음 / 소울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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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사랑한 화가, 반 고흐>는 '밤'이라는 주제로 고흐의 작품뿐 아니라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입니다.

책의 구성은 밤의 세계를 일몰에서 여명, 황혼, 저녁, 밤, 달과 별로 나누어 아름다운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밤을 사랑한 대표적인 화가로 반 고흐를 꼽으면서, 안도 히로시게, 장 프랑수아 밀레, 에드바르트 뭉크, 마네, 에드가 드가, 로트렉, 고갱, 앙리 루소, 얀 스텐, 신윤복, 김성호 등의 작품을 함께 보여줍니다.


"밤 Night

방종과 일탈, 그리고 침묵

밤은 태양을 등진 시간으로, 세상이 어둠에 잠겨 있는 시간이다.

밤의 어둠은 익명성을 보장하여 우리의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는 내적 불만을 폭발시키도록 충동질하여 무질서를 조장한다.

밤은 낮 시간 동안에 써야만 했던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깊은 밤 지상의 모든 것은 활동을 중지하고 잠에 빠져든다.

이때 세상은 침묵에 잠긴다."  (178p)


암울하고 외로웠던 고흐에게 밤 그림은 뭔가 더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밤의 카페테라스>를 그릴 때, 검은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신에 아름다운 청색과 보라색, 녹색으로 밤하늘을 표현했습니다.

특히나 제가 좋아하는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은 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가을 밤하늘을 강렬한 보라색과 파랑색, 녹색으로, 빛나는 별과 가스등은 강렬한 황금색으로 그렸습니다. 이 그림 속에는 북두칠성이 반짝이고, 론강 아래로 팔짱을 낀 연인의 모습이 보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도 별들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강렬한 여름밤을 그려냈습니다. 고흐의 현실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아름다움이라서 더 슬프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것이 밤의 이중성, 삶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습니다.

밤이 어두울수록 별빛은 더욱 아름답게 빛나리니...

책에 소개된 작품 중에서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가 그린 밤은 동화의 세계처럼 보입니다. 그도 어려운 환경에서 가족을 부양하느라 세관원으로 일하며 독학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루소는 49세, 비로소 전업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세관원을 그만두었지만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림만 봐서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화가의 삶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우리나라의 화가 김성호는 대표적인 밤의 화가라고 합니다. 처음 개인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밤과 새벽을 그려오고 있습니다. 그의 밤은 서늘하고 차분한 풍경이라서 제게는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은 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밤의 그림들을 보여줍니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뿐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 이제껏 몰랐던 새로운 밤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밤,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는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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