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도 몰랐던 독일 사람과 독일 이야기
이지은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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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하면 무엇을 떠올릴까요?  대체로 ‘자동차‘,‘맥주‘, ‘소세지‘를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공통적인 점이라면 뭔가 정확하고 빈틈없는 이미지이지 않을까 합니다만,
VW(폭스 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 BMW 차량의 계속되는 화재 사고 등이 터지면서
그동안 ‘독일인‘이 보여준 ‘근면함‘과 ‘치밀함‘은  오해였던가 하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사실, 독일은 좀 묘한 나라입니다. 그렇게 수 많은 철학자와 시인과 음악가가 태어난 나라에서
히틀러라는 광적인 독재자가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며,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서유럽 국가들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공을 하면서도 가장 궁금했달까, 이해할 수 없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도 함께 헤매게 되는 지점이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어 보니 그러한 궁금증들이 많이 해결됐습니다.

1부 독일인과 독일
2부  독일인의 일상과 문화
3부 독일 속의 한국과 외국인
4부 독일의 교육, 통일, 유럽의 통합으로

이렇게 4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는 바로 그 부분들에 대해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그리고 정치적인 배경을 살펴보고 시대에 따라 변화한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이 많은데, 특히 저는 독일에 처음 갔을 때 신기했던 기찻길옆 작은집들이 독일인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주말 농장의 농막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철망이 설치되어 있는 밭(?) 한가운데에 사람이 살기엔 너무 작은 집들이 계속 보여서 과연 그 정체가 뭘까 궁금했더랬습니다.
조금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역사까지 알게 되어 속이 시원해졌습니다. ^^
전체적으로 이렇게 볼 수 있는 책이 나와서 반갑습니다.
언제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독일에 대해 많은 부분이 참고가 될 책 입니다.

어느 부분을 펼쳐 읽어도 좋지만  되도록이면 처음부터 읽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알고도몰랐던독일사람과독일이야기#이지은#이담북스#독일#독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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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13
존 맥그리거 지음, 김현우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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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모두들 그 아이에 대한 꿈을 꿨다.(p.361)

가족과 여행을 온 아이가 실종됐습니다.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쳤지만, 아이는 찾지 못했고, 가족들은 마을에 남아 아이를 기다립니다.
마을의 시간은 그 사건과 함께 흘러갑니다. 시간이 지나고 수색작업의 성과는 없었지만 실종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이제 아이의 부모는 마을을 떠나고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마을을 둘러싼 자연은 자연대로, 마을 사람들의 일상은 또 일상대로 흘러갑니다.
그 사이에 새로운 사람이 마을로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가족은 흩어지고, 어떤 가족은 다시 만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라서 청년이 되고, 당시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가 훌쩍 자랐습니다.
시간이 쌓여가는 동안 마을의 모습은 조금씩 바뀌기도 하고, 어떤 전통은 계속됩니다.
책을 덮을 즈음에도 마을 사람들은  이 마을에서 실종된 아이에 대해 생각하고, 그 아이를 무사히 구하는 꿈을 꿉니다.

첫 장이 끝날때까지도  ‘실종된 아이’를 찾고,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았습니다만, 이 이야기는 아이가 실종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이야기들, 언덕 위 비행기 잔해와 양귀비 꽃, 겨울에 쌓이는 눈과 거센 강물과 짐말이 지나는 다리,
잭슨네 양들과 숲속의 여우와 오소리, 교회 처마 밑의 박쥐들 그리고 이름이 리베카 였던 아이의 이야기는
몽환적이지만, 마을의 이야기는 그지없이 현실적입니다.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를 언제 찾게 될까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한 작품은 어느새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멈출 수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서로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마을이 답답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이런 일상을 보낼 수 있었던 시절이
너무나 먼 옛날 같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은 그 ‘시시한 일상’이 너무나 그리운 시절 입니다.

#이책은미디어창비에서제공받았습니다
#저수지13
#존맥그리거
#미디어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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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에게 바치는 청소지침서 쿤룬 삼부곡 1
쿤룬 지음, 진실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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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편 읽어보지 않았지만 중국어권 작가들의 책은 중국어를 하나도 모르는 독자에게도 그 언어의 리듬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벽증이 심한(?) 주인공 스넨은 목적을 가지고 살인을 합니다. 여주인공 샤오쥔은 사축의 길을 걸으며 업무에 지쳐 퇴근하던 어느날 납치당했다가 스넨에게 구조(?)됩니다. 이후에 벌어지는 사건들은 내용만 보면 고어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되지만 읽으면서도 크게 거부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경쾌하달까 산뜻하달까 문장에 군더더기가 없는 느낌입니다. 눈 앞에 펼쳐놓는 듯한 묘사도 좋습니다.(험한 장면도 많습니다만 😅) 책을 다 읽고 드라마를 봤다고 착각할 정도 였습니다. ㅎㅎ 뻔할 것 같은데 뻔하지 않은 결말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또 새로운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잘 읽히고, 재미있고, 시리즈라니 다음 이야기고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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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코리안 델리 -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편의점 운영기
벤 라이더 하우 지음, 이수영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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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지만 왜인지 늘 선택에서 말렸던 책인데 2020년 마지막 책으로 산택했다. 연말에 이런저런 일들로 완독하지 못하고 미뤄뒀다가 올 해 첫 완독책이 됐다.
재밌다!!
그리고 2011년애 출간된 이 책이 이야기하고 있는 시절이 같은 2000년대라고 하기엔 너무나 먼 이야기 같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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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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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의 7년만에 출간된 신작입니다. 전작 ‘64’를 워낙 인상깊게 읽기도 했고, 최근 다른 작품을 읽으면서 빈틈없이 펼쳐지는 문장의 향연이랄까 빈틈없이 꽉 짜여진 이 작가의 문장이 그리웠습니다. 어느 순간 읽는 사람이 넋을 놓을 정도로 몰아치는 그 박진감은 덤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범죄’ 혹은 ‘사건’이 중심에 놓인 스릴러를 생각하고 책을 펼쳤는데,
주인공의 직업부터 이미 예상을 벗어나 있었습니다.

건축사, <200선>, Y주택, 건축사무소, 이혼한 전처, 두 사람의 딸 그리고 기념관 공모 등등. 그저 무작정 ‘책’으로 뛰어든 저는 조금 망연자실했습니다. 그러나 그러고 있을 여유가 없어져버렸습니다.
건축잡지에서도 칭찬일색이고, 사진을 보고 반한 의뢰인들이 찾아가보기까지 한, 뭔가 주인공 아오세 미노루의 인생작품이 된 이 저택을 의뢰한 일가족이 실종됐습니다.
이쯤에서 또 어떤 ‘사건’이 터지길 기대했지만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습니다.
아오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를 수렁에서 나오도록 손을 내민 현재 사무소의 소장, 대학 동기 오카지마, 의뢰를 해 놓고 집이 완성됐는데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요시노 도타, 세계적인 건축가 브루노 타우트(실존 인물), 알려지지 않았던 화가 하루미야 하루코, 타우트의 디자인을 따라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던 요시노 이사쿠의 이야기가 처음엔 전혀 접점이 없는 여러 가지 일들 처럼 여러 곳에서 시작됩니다. 마치 점이었던 것들이 중반 이후로 선처럼 연결되며 그저 전문용어 같았던 ‘노스라이트’가 작품 전체에 흩뿌려지는 것 같습니다.

작품 초반 주인공의 모습은 ‘죽지 못해 산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Y주택이 텅 비어있는 것을 확인한 시점부터 점점 변화를 겪는 그의 모습은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답답합니다.
단지 이 인물 단독의 문제가 아니라 그가 찾는 것, 그의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과 그가 보낸 시간들에 대한 복기, 녹녹치 않은 현실의 무게는 꽤 무겁습니다. 중반 이후로는 오소소하게 소름이 돋을 지경입니다.
빨리 읽히는 만큼 읽을 부분이 줄어드는 것이 너무 아까운 작품이었습니다. 하나 둘 쌓아올리기 시작한 이야기는 결말 부분에서 다 큰 어른이 전철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게 만들었습니다. 비슷한 연령대의 인물들의 인생에 대한 공감이랄지, 애잔함 이랄지 복잡한 기분이 됐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조금 울고 난 것 같은 후련함을 느꼈습니다.

이토록 사랑받는 아들이 또 있을까 - P71

만일 집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면, 건축가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있으리라.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거나 불행하게 만드는 건 인간이라는 사실을. 센신테이가, 그 소박한 공간이 가르쳐주었는지도 모른다. - P187

눈 앞에 펼쳐진 공간에서는 두려움도, 불안도, 분노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존재하는 건 의지뿐이었다. ‘남기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래서 이 공간은 70년 가까이 ‘남겨진’ 것이다. - P243

어느 그림이 떨어진다거나 최상급의 그림이 한 자리를 차지하는, 그런 진부한 세상이 아니었다. 모두가 무명의 그림이었으며, 모두가 똑같이 명화의 반열에 놓였다.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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