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13
존 맥그리거 지음, 김현우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절판


여전히 모두들 그 아이에 대한 꿈을 꿨다.(p.361)

가족과 여행을 온 아이가 실종됐습니다.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쳤지만, 아이는 찾지 못했고, 가족들은 마을에 남아 아이를 기다립니다.
마을의 시간은 그 사건과 함께 흘러갑니다. 시간이 지나고 수색작업의 성과는 없었지만 실종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이제 아이의 부모는 마을을 떠나고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
마을을 둘러싼 자연은 자연대로, 마을 사람들의 일상은 또 일상대로 흘러갑니다.
그 사이에 새로운 사람이 마을로 들어오기도 하고, 어떤 가족은 흩어지고, 어떤 가족은 다시 만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라서 청년이 되고, 당시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가 훌쩍 자랐습니다.
시간이 쌓여가는 동안 마을의 모습은 조금씩 바뀌기도 하고, 어떤 전통은 계속됩니다.
책을 덮을 즈음에도 마을 사람들은  이 마을에서 실종된 아이에 대해 생각하고, 그 아이를 무사히 구하는 꿈을 꿉니다.

첫 장이 끝날때까지도  ‘실종된 아이’를 찾고,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았습니다만, 이 이야기는 아이가 실종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이야기들, 언덕 위 비행기 잔해와 양귀비 꽃, 겨울에 쌓이는 눈과 거센 강물과 짐말이 지나는 다리,
잭슨네 양들과 숲속의 여우와 오소리, 교회 처마 밑의 박쥐들 그리고 이름이 리베카 였던 아이의 이야기는
몽환적이지만, 마을의 이야기는 그지없이 현실적입니다.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를 언제 찾게 될까 궁금해하며 읽기 시작한 작품은 어느새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멈출 수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서로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마을이 답답하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이런 일상을 보낼 수 있었던 시절이
너무나 먼 옛날 같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은 그 ‘시시한 일상’이 너무나 그리운 시절 입니다.

#이책은미디어창비에서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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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맥그리거
#미디어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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