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든 너는 소중한 존재 - 발달이 느린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가슴 따뜻한 희망 메시지,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이수현 지음 / 스타라잇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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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의 엄마가 쓴 책이라고 한다. 솔직히 엄청 궁금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마음 아플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서평단을 신청했는지 나도 그때의 마음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머리아픈 경제 뉴스나 책은 요즘 피하고 싶기도 했고 아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던 시점이기도 해서 엄마의 마음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책을 읽어보니 아이 두명이 모두 자폐란다. 현실적인 걱정으로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생명과학 전공자의 직업병으로 대체 잘 자라던 아이의 퇴행이 왜 일어나 자폐증상을 일의는지 원인을 알고 싶은 마음과 이 아이의 능력으로 차가운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하는 걱정과 불안함 같은 엄마로서의 안타까운 마음이 질서 없이 마구 뒤엉켜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책에는 다른 아이에 비해 학습이 잘 일어나지 않는 아이를 보는 답답함과 결국 화를 내고 끝나버리는 자신의 모습,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사람들의 시선, 남들은 귀찮아하기까지 하는 "엄마"라는 호칭조차 듣기 어려운 슬픔, 다른 아이가 조금만 다가와줘도 벅차오르는 고마움 등 장애아의 엄마로서만 느끼는 힘든 감정들이 다 담겨있다.

그런데 그것을 오히려 담담하게 표현해서 독자로 하여금 같이 슬픔에 빠져 허우적대도록 만들지 않는다. 덕분에 나도 그 마음을 공감은 하되 다른 한편으론 '이런 아이와 부모를 만났을 때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담담하게 써내려갈 수 있게 될때까지 얼마나 큰 아픔이 저자를 끌어내려왔을까 가늠이 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기까지 마음껏 슬퍼할 수도 없는, 하나도 강하지 않은데 무조건 강해야하는 상황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수많은 기대와 좌절의 시간들이 지금 저자의 모습을 만들어 왔을 것이다.

저자가 자식을 통해 학교의 성적이 낮은 아이들의 늦은 학습 속도를 이해하고, 학업에 크게 관심 없는 아이들을 더 포용할 수 있게 되었듯이, 나도 책을 통해 내 아이를 더 품을 수 있게 되었다. 책 제목을 내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결국은 자신의 일을 이어가면서 스스로를 세우고, 매번 상처를 받을지언정 아이들을 세상으로 내보내기를 멈추지 않으면서 <누가 뭐라든 너는 소중한 존재>임을 알게 해주는 저자를 응원한다. 학교의 통합교육과 사회적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이 더욱 늘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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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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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소장한 작품은 워낙 유명한 것이 많아 꼭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서평단에 선정되었다.

저자는 ‘좋은 예술작품 이라는 것은 뭘까?’라는 질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내가 가장 알고 싶던 부분이다. 예술을 평가할 때 정해진 틀이 없어야 할 것 같으면서도 그 시대 전문가들의 기준이 존재하기도 해서, 그 중간의 어느 지점에서 내 취향을 반영한 나만의 기준을 세울 방법을 찾고 싶었다.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해 “수많은 작품을 만나고 책을 덮기 직전, 우리가 작품을 하나씩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한 번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 (중략) 물론 여러분이 선택한 작품이 현재 미술계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 못한 작품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땐, ‘아, 세상이 나의 이 깊은 심미안을 쫓아오지 못하는구나!’라고 한탄하면 그뿐입니다. 좋은 작품은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정하는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고 깊이 공감이 되어 끌리듯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루브르의 작품부터 시작한다. 그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있는 곳이다. 루브르는 르네상스나 신고전주의, 낭만주의와 같은 근세미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시대는 주로 왕이나 귀족 중심의 정치적인 의도가 많이 반영된 그림이나 이들을 과하게 신격화 하는 내용, 혹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에 대한 그림이 많아서 많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진도가 너무 안 나가는 바람에 힘들게 읽었다. 비너스를 늘 나체로 그리는 것도 그 당시 귀족들의 성적 욕구를 고상하게 충족시키기 위함이라니. 더 거부감이 들었다.

이 책을 어떻게 다 읽을지 자신이 없어지던 시점에 2장의 오르세 미술관 차례가 되었다. 오르세 미술관은 1848~1914년 사이의, 인상주의를 시작으로 하는 근대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힘겨운 소작농들의 삶을 진솔하게 표현한 밀레를 비롯하여 인상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게 한 에두아르 마네, 일찍 성공했지만 단명하고 만 비운의 장 프레데릭 바지유, 빛의 사냥꾼이라 불리는 클로드 모네, 르누아르와 같은 익숙한 화가들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비로소 작품이 평민의 삶에 가까운 느낌들인데다 새로운 물감 제조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다양한 기법의 시도 등이 재미있었고, 작품들이 꽤 익숙하기도 해서 이때부터 참 재미있게 읽었다. 예술사조에 대한 이해도 확실히 되기 시작했다.

엄청난 집안에서 태어나 사회에 대한 반항심을 마음껏 표현한 에두아르 마네의 패러디 작품들이 너무 재미있었다. 사회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고, 마네를 시작으로 인상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충분히 이해가 갔다. 예술작품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왜 중요한지 마네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래서 마네의 작품 가치가 왜 높은지도 알게 되었다. 밀레의 작품을 보고 약간 ‘돌아이’ 같은 해설을 내놓은 살바도르 달리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 달리의 작품을 좋아했는데 '그의 이런 독특한 사상이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게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모네가 같은 장소의 다른 시간의 모습을 그려 빛에 따라 달라지는 장면을 표현한 것들도 정말 대단하다 느껴졌고, 얼마전 있었던 모네의 전시에 가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프랑스에 여행간다면 꼭 지베르니 지역에 방문하여 모네의 정원에 들러보고 싶다. 르누아르는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붓을 들기도 힘든 고통 속에서도 보는이로 하여금 행복을 느끼게 하는 작품만을 그렸는데, 마음이 맑은 사람일까? 로댕 미술관의 ‘칼레의 시민들’ 조각은 역사를 듣고 나니 울컥하는 마음도 들었다.

역시 대작이 왜 대작인지 알 수 있는 책이었다. 당대에는 인정받지 못해서 가난하게 살면서도 끝까지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대단하다. 작품은 단순히 ‘어, 멋지네.’ 가 아니었다. 안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구도가 철저히 계산되었다던가, 명암 처리를 조절하여 시선이 한 곳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유도되었다던가, 점 하나도 허투루 찍지 않는 이들의 위대한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의 표지는 왜 바지유의 <가족 모임> 일까? 책을 읽고 나니 작품을 보고 드는 생각이 깊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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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읽는 시간 - 도슨트 정우철과 거니는 한국의 미술관 7선
정우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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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가들의 이야기이자 EBS 클래스e의 화제의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도슨트 북이라고 하여 관심이 갔다. 유명한 서양 화가들에 대한 책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국 화가에 대한 책은 많이 보지 못했고, 한국인으로서 한국 화가들은 당연히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특히나 이 책에서 더 끌렸던 부분은 작가의 인생을 설명해준다는 점이었다. 작가의 삶을 이해하면 그의 정신세계와 심리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고,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그렸을지 훨씬 깊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화가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많은지 몰랐다. 얼마 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 이중섭 전' 에서 이중섭 화가의 가슴아픈 가족과의 이별이야기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그림편지들, 은지화 등은 직접 보았는데 그 이야기를 책에서 더 자세히 읽어볼 수 있었다. 예전에 우연히 아주 인상깊게 보았단 김창열 화가의 물방울 그림도 보니 좋았다.

책에 나온 화가들은 대부분 한국전쟁 당시에 살고 있었기에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많았다. 이들이 겪은 인생의 큰 아픔은 작품에 깊이를 더해주었을까 아니면 고통만을 안겼을까.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어린시절 부유했음에도 성장 과정에서의 찢어지는 가난이나 가족간의 생이별, 이혼, 혼신을 다한 작품을 인정 받지 못한 데에서 오는 좌절, 정신착란, 초라한 노년 등 다양한 인생사가 존재했다. 그 내용을 읽으면서 작품을 보니 그 속에 고통과 행복, 고뇌 등의 감정이 느껴졌다.

그런데 서양 미술들과 달리 이 시대 우리나라 화가의 그림은 왜 몇개만 빼고 전반적으로 색깔이 어두침침할까? 물감의 문제였을까, 보관의 문제일까, 아니면 시대적 우울함이나 작가들의 힘든 인생 때문에 나타난 특성일까.

EBS에서 인기 도슨트 강의였다고 하더니, 역시나 친절한 설명 덕에 어려울 것 같다는 걱정은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정말 마음을 울리는 그림이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작가 특유의 화풍도 시간이 흐르면서 천천시 잡혀간다는 것과,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 경험에따라 크게 바뀌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창열, 물방울, 1972> , <이응노, 군상, 1986> 두개 작품은 정말 맘에들어서 소장하고 싶은데, 엄청 비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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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오렌지나무 (4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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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인터넷 사이트 가입할 때 비밀번호 분실 시 확인 란에 ‘내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은?’ 이라는 질문으로 ‘나의라임오렌지나무’라는 답을 설정해두곤 했었다. 어릴 적에 읽을 때에도 제제의 순수한 마음과 아려오는 마음과 슬픔이 많이 느껴졌었는데, 마침 5살 아이를 키우면서 이 책을 읽으니 이건 그저 ‘슬픔 그 자체’ 였다. 새벽에 ‘조금만 읽고 자야지.’ 마음먹었다가 결국 2시가 조금 넘을때까지 완독을 했고, 3시가 넘도록 울다 잠이들어서 아침에 남편이 벌에 쏘였냐고 깜짝 놀랐을 정도니 말 다했다.

어릴 때는 이 정도로 슬프지 않았는데, 5살 남자아이의 순수함을 키우면서 직접 겪고 나니, 감수성 풍부하고 조금 성숙한 어린 아이가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고 느껴졌다. 이 책이 완전히 허구였으면 나도 덜 슬펐을텐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라니... 신이 있다면 해도해도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 가족이 감당해야하는 가난이라는 현실, 그래서 호기심 많고 영리하고 장난기 많은 5살 남자 아이에게 요구되는 ‘철없이 행동하지 않기’. 크리스마스 이브에 온 가족의 굳은 얼굴과, 성탄절 아침에 선물 없이 비어있는 신발을 보고도 내색하면 나쁜 녀석이 되어버리는 분위기. 말썽 부리다가 매맞기 일쑤고, 그래서 늘 자신은 악마라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사는 아이. 그러면서도 자신보다 어린 ‘루이스’라는 동생을 돌보며 천사같다고 보살펴주려는 마음과 자신보다 어려운 친구와 크림빵을 나눠먹는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

이 아이가 학교에서는 담임 선생님의 빈 화병에 꽃을 꽂아주는 유일한 존재이자, 뽀르뚜가 아저씨에게는 한없이 맑은 순순한 친구인데 왜 가족들은 아이의 예쁜 면을 보지 못하고 자꾸만 자존감을 땅바닥에 내리꽂는가. 속상해서 혼이 났다. 그나마 자신을 알아주던 글로리아 누나는 24살에 생을 마감하고, 자신을 잘 따르던 동생 루이스도 20살에 생을 마감하고, 무엇보다 5살이 감당하기 힘들었던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는, 가장 사랑하는 마음 속 아버지’ 뽀르뚜가 아저씨의 죽음...

억울하게 혼이 나고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깊고 깊은 슬픔을 겪으며, 마음 속 작은 새도 날려보내고, 항상 같이 대화하던 라임오렌지나무 밍기뉴와도 작별 인사를 하면서, 그렇게 아이는 철이 들었다.

‘왜 아이는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라는 작가의 물음을 나도 똑같이 묻고 싶다. 왜 이 어린 아이에게 철들기를 강요하는가. 아직은 떼도 쓰고 고집을 부려도 한없이 사랑과 가르침을 받아야 할 나이인데, 감당하기 힘든 시련을 주는 세상이 너무 가혹했다.

아직도 브라질에는 악마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라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면 안된다. 한없이 사랑하고 보듬고 아껴주어도 그것보다 빛나는 존재가 아이들이다. 아직도 책의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이제야 내가 작가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그 마음을 5살 아이가 감당해야 했다니...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벌에 쏘인 얼굴이던 말던 오늘은 한바탕 울어야겠다.

제제가 하늘에서 뽀르뚜가 아저씨를 꼭 만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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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생존의 법칙 - 세계 전쟁사에서 배우는 20가지 생존 투자전략
임용한.전인구 지음 / 생각정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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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에 고물가에 고금리에 주식시장은 바닥을 찍고 있는 시점에서 오랜 시간 시장에 머물렀던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싶어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전인구 소장은 유튜브에서 이미 유명해서 많이 보았는데, 교대 출신이라 임용고사를 준비하려 했지만 집안의 경제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20살에 투자를 시작하여 15년째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증시가 연일 하락하던 와중에 전인구 소장은 자신이라면 우량주는 들고 버틸 것이라고 했고, 2009년 금융위기에서도 버틴 덕분에 손실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책에는 사실 주식에 대한 비슷한 내용만 가득할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유튜브 채널에서 임용한 역사학자와 주식과 전쟁의 콜라보로 방송을 연재하여 큰 호응을 얻었고, 그 내용이 담긴 책이었다. 주식과 전쟁이라니. 굉장히 신선했고 기대보다 더 재미있고 깊이있었다.

솔직히 나는 군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전쟁을 겪어본 것도 아니고, 전쟁에 그다지 관심도 없었고, 영화에서만 전쟁 장면이나 이야기를 접했는데 책을 보고 나니 다양한 전쟁사의 승패 속에 어떤 전략이 숨어있는지를, 그리고 이를 통해 실력있는 전략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얻는 것에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전쟁에서 전략가는 지형이나 아군의 병종 등에 적합하고 상대편이 생각하지 못하는 전술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안개가 짙게 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때 흔들리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 수세에서 밀리더라도 어떤 전략을 짜는지에 따라 적군의 사기를 꺾어 분위기를 아군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올 수도 있고, 세심한 관찰로 상대편의 빈틈을 찾아 공격하면 승리를 거머쥘 수도 있다. 공격할 때와 유연하게 후퇴할 때를 알아야 하고, 심리전에서 흔들리지 않아야 하며, 과거의 전술에서 머무르지 않고 시대의 변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다크호스가 등장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동안 너무 모르고 살았던 승리를 위한 계략이 생각보다 치밀하고 계획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사 속 전쟁 스토리가 굉장히 흥미진진했고, 각 전쟁의 승패로부터 투자자가 배울 점을 이야기하는 점이 아주 새로웠다. 주식 투자를 흔히 ‘돈을 일하게 한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일하는 나의 돈들을 병사라고 생각하면 내가 뛰어난 전략가가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내 병사들을 전멸하게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 주식시장은 전쟁에서의 안개처러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자꾸만 나타나고 있는데, 이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현금 보유량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고, 막상 금리인상과 하락장을 맞이했을 때 어떤 전략을 짜야 하는지, 투자를 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전쟁사와 더불어 피터린치와 워런버핏 같은 대가의 예를 들어 설명해주는 것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책을 통해 관심 두지 않았던 전쟁사와 더불어 인생까지 배운 느낌이다. 투자자로서 수익을 얻으려면 심리에 좌우되지 않고 냉철해야 하지만, 여러 사람들의 불완전하고 흔들리는 심리가 같이 반영되는 곳이 시장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뛰어난 전략가로서 투자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무언가 사명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책으로,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이 강한 시기에 꼭 한번 읽어봄 직한 유익한 투자서이자 심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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