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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 세계를 바꾼 다섯 가지의 위대한 서사
바츨라프 스밀 지음, 솝희 옮김 / 처음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어려서 역사 과목을 참 싫어했는데 성인이 되고 경제나 전염병 등의 특정 관점에서 역사의 흐름을 읽어보니 의외로 재미있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다. 이 책은 현대 사회의 형성 과정에 ‘인구, 식량, 에너지, 경제, 환경’의 다섯 가지 측면의 대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려준다. 과거의 변화 과정과 현재 우리의 정확한 위치를 알면, 미래를 더욱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5가지 대전환은 서로 독립적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또한 앞서나간 서구 및 일본의 대전환은 200년 가까운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 반면에 후발 국가(중국, 한국, 동남아시아, 인도 등)들은 100년 이내의 매우 빠른 시기에 일어났다는 특성이 있다.
인구의 대전환은 사망률 감소와 이어진 출생률 감소로 일어났다. 기술의 발달로 농업에 필요한 노동력이 감소하면서 도시화가 일어나게 되었고, 육아와 가사에만 참여하던 여성의 노동력이 가정 외부에서 쓰이게 되었다. 자녀의 생존률이 높아지면서 적은 수의 자녀를 낳은 후 정서적, 교육적인 지원이 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국가의 경제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초기 출산률이 높은 시기에 아동 부양 비용이 높다가 점차 경제활동 인구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인 인구 배당효과가 일어나게 된다. 이후 출산률 감소와 노년기 사망률 감소는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을 유발하면서 새로운 경제적 문제를 낳게 된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기 전에 미리 합리적 거시경제 정책 및 의료서비스, 가족계획, 성장기 교육 지원 등 적절한 국가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초고령화의 문제를 가장 크게 안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인구의 증가는 식량부족 문제를 야기했으나 ‘하버-보슈법’의 개발로 질소비료를 다량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식량부족 문제는 말끔히 해결되었고, 기계화는 농업 생산성 및 동물 사육 환경도 향상시켰다.
식물성 연료에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산업화가 일어나 기술이 발달하게 되었고, 디젤 엔진의 사용으로 수륙 교통과 건설이 발달하게 되었다. 운송 수단의 발달로 동물성 식량 수입이 증가하면서 지방의 섭취도 늘어나 비만이 국가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전기 조명의 개발은 노동이 가능한 시간을 연장하면서 노동 생산성의 향상을 유발하였고 이에 따라 경제의 발전은 더욱 촉진되었다.
경제는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의 순서로 산업의 변화를 통해 발전하게 된다. 국가 연 평균 GDP 평균 성장률을 비교해 본 결과 주요 선진 국가는 오랫동안 꾸준히 2~4% 대의 GDP성장을 이룩하다가 감소 시대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지난 2006~2016년 사이 9% 대의 기록적인 성장을 이룩했고 한국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최근의 인도는 일본의 제조업 모델을 따라가면서 짧은 시간 안에 경제 성장을 이룩하였다. 이제는 성숙기에 놓인 풍요로운 국가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아직도 OECD는 연간 2.5%대의 낙관적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급격한 대전환을 맞이하는 동안 토지이용비율 증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산업화 및 도시화로 인한 산성화 화합물 등은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항생제 저항성을 갖는 세균들이 증가하고 있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문제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최근 전 세계에 나타난 코로나19 역시 환경 변화의 원인이 크다.
저자는 많은 전문가들이 아직도 미래를 매우 낙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학자들은 세계 경제 발전을 예측할 때 환경과 에너지의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열역학 법칙에 의하면 이미 변화된 지구의 환경과 온도, 그리고 급격히 감소된 생물 다양성 문제는 되돌릴 수 없다. 탄소배출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가별 불평등도 매우 심한데 빈곤한 국가는 항상 부유한 국가의 삶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실행시키려면 더 많은 식량과 에너지 사용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또 많은 탄소가 배출될 것이다.
우리가 몇십 년 안에 화석 탄소에 대한 의존성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 전 세계의 협력과 합의된 행동, 장기적 약속에 대한 공통의 이행이 필요하다.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많이 남지 않았다. 인간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지구가 제공하는 시간도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