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교육 혁명 -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이주호.정제영.정영식 지음 / 시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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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와 함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책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한 온라인 학교 수업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6세 아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의 온라인 학습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 있고, 학교에 인공지능 수학이 도입된다거나 정보 교과목의 시수가 늘어는 것 등을 보면서 ‘학교도 곧 변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아이의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직업적으로는 어떤 부분을 대비해야 잘 적응할지 정말 고민스럽던 차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코로나19가 앞당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은 이제 새로운 뉴노멀이 될 것이다. 새 시대에 도태되지 않을 인재를 키워내는 방법은 교육 뿐이다. 책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의 6가지 핵심역량(6C)으로 ‘창의성, 비판적 사고, 컴퓨팅 사고, 융합 역량, 인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에서 키워야 할 미래 시대의 인재는
1.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한다.
2. 특정 분야에 전문가가 되려면 ‘방법’보다 ‘원리를 이해’하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3. 디지털 리터러시를 익히고 이를 경험과 생각과 결합하는 창의력을 길러야 한다.
4. 올바른 인성을 갖춰야 한다.

AI를 통한 교수학습의 장점으로 교사의 행정업무 경감과 평가 영역에서의 편리함을 들고 있다. AI가 ‘기억, 이해’와 같은 단순한 ‘하이테크’ 학습을 담당한다면, 교사는 AI로부터 제공 받은 학생의 자료를 통해 쉽게 개개인에 대한 분석을 할 수 있고, 오히려 인간적 연결이 필요한 ‘하이터치’ 학습에 집중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단체 수업의 가장 큰 어려움인 ‘똑같은 진도’라는 측면에서 학생 개인의 실력을 고려한 난이도 제공과 복습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을 들고 있다.

부모는 온라인 학습이 잘 이루어지는 조력자로서,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안내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학생이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나가는 디지털 시대의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다.

책에서 그리는 미래 교육의 청사진을 보니, 앞으로 변화해 갈 교육의 방향에 대한 감이 왔다. 다만 아직 겪어보지 않은 미래이기에 희망적인 모습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부정적 측면을 계속 찾아보고 막아내야 할 것이다.

학교 현장에 근무하면서 내가 걱정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책에서도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평가 방식의 대대적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대입 전형에서는 학교 내신을 잘 받기 위해 AI와의 수업에서 낮은 성취도를 받지 않으려는 노력이 나타나면서 본인의 솔직한 실력에 맞춘 개별화 학습을 막을 것이다.
둘째, 교사로서 학생들의 AI 수업 활용을 어떻게 지도 할 것인가. AI의 필수적인 부분만 학습하고 나머지는 사교육에 의존할 확률이 높아보인다.
샛째,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할텐데 학교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넷째, 학교에서 활용하는 AI수업의 질이 매우 높지 않다면 오히려 사교육 기관의 AI 학습 성행을 막기 힘들 것이라 예상된다.
다섯째, 어설픈 AI학습 장비의 도입은 교사의 업무를 오히려 가중시킬 확률이 높다. 생기부 작성과 관련 공문서의 작성과 발송 등이 오히려 증가할 것 같은 우려가 든다.

미래의 학교는 결국 대대적인 ‘AI 교육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다만 책에서 그리는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모두 도움을 주는 밝은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 많은 자본과 노력과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인프라가 잘 구성되어 있는 우리나라가 미래 교육에 있어서 세계를 앞서나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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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그들이 어떻게 30대에 건물주가 되었을까? - 젊은 투자자들이 건물을 가질 수 있었던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재테크 비결
서울행복지킴이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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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소감은 '그렇게 친해지고 싶어도 아직 내 그릇이 안되어 친해지기 힘든 부자들과 식사자리를 함께 한 느낌'이다. 그 정도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건물 투자는 건물의 개별성도 크고 각자의 노하우를 쉽게 방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들이 이 책에서 아낌없이 공개해 주었다.

처음에는 한 명 혹은 여러 명이 공동투자로 건물주가 된 사례에 대해 쓴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받아보니 30~40대 10명의 공저자가 각자의 사례를 적은 책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여러명의 색다른 방식과 노하우를 다 접할 수 있었다. 성공한 사람 여러명을 이렇게 한번에 접해보기도 참 어려운데 참 좋았고, '이런게 책의 장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세살이 하다가 집주인의 갑질로 집을 구매하게 되고 투자에 눈을 뜬 후 상승장에서 과감히 월세로 갈아타고 그 돈을 활용해 건물 투자를 한 사람, 남들 유학갈 때 독서실을 운영하여 마련한 시드머니로 20대부터 부동산 투자에 눈을 뜬 사람, IMF 시절에 어려워진 남편의 일로 악착같이 돈을 모아 상급지로 갈아타고 미국 부동산까지 투자하여 성공한 사람, 열심히 사업을 하다 보니 세입자가 건물 가치를 올려주는 것을 보고 건물주가 되기로 마음먹은 사람 등, 계기와 투자 방법은 다양했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전 점은, 입지를 분석할 때 '점, 선, 면' 이라는 개념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활용한 예시를 보니 정말 편했다. 부동산 투자 강의를 들으면 나오는 내용인지 아니면 건물 투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 암암리에 알려진 내용인지, 여러 사람이 언급하고 있었다.

요즘 여기저기서 들어왔던 미국 부동산 투자 이야기도 신선했다. 코로나라 오히려 온라인으로 모든 투자가 가능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인천 꼬마빌딩 무피투자 이야기도, '역시 준비된 사람은 운이 와도 잡는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디벨로퍼'가 되어야겠다는 것이었다. 공동주택과 달리 건물은 용도지역만 잘 확인하면 내가 '주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 트렌드를 잘 읽고 브랜드와 협업하여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잘 활용하거나 멋진 통사옥으로 활용하거나 내 입맛대로 재건축하고 인테리어 하여 세를 두거나.

건물 투자의 꽃은 디벨로퍼가 되는 것이라는데, 내 건물이 '디올 성수' 처럼 찾아오고 싶은 멋진 공간이 된다는 것은 정말 멋진것 같다. 건물의 미래가치를 읽을 눈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시드머니.

책에는 입지분석에 집중해서 설명한 사람, 건물 투자 시 활용하는 자신만의 점수표를 공개해준 사람, 셀프 건물 인테리어를 자세히 소개해 준 사람 등 각 저자마다 알짜 정보가 가득해서 정말 유익했다.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또 현재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이를 반영한 내용이라 더 좋았다.

책 표지에 적힌 각 저자의 설명을 본 후에 내용을 읽는 것도 재미가 있다. 건물 투자에 크게 한발짝 다가간 느낌이 들어 정말 뿌듯했다.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부분을 채워야 할지, 건물 투자에 있어서 메타인지를 깨워준 책이다. 초보자에게는 그야말로 '소장각'인 책이다. 잘 소장하고 있다가 때가 되면 다시 꺼내 읽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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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팔고 도쿄를 샀습니다
백승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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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주택 가격 뿐 아니라 상가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앞으로는 투자의 관점을 조금씩 변화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투자는 조금은 관망하는 자세로 호흡을 천천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때 자신의 돈을 가만히 놀리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투자자라면 해외로도 시야를 넓혀 볼 필요가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동남아 부동산 투자가 한창 열풍이었다. 그런데 그 시기에 저자는 한창 오르는 서울의 집을 팔고 일본 도쿄의 상가형 주택에 투자를 했다고 한다. 덕분에 현재는 직장을 그만두고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부동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가 점차 말라가고 있다는 일본의 부동산에 어떻게 투자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오랜 침체기동안 제자리 걸음을 한 일본 부동산은 거품이 잔뜩 낀 다른 나라에 비해 한없이 저평가 되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미래가 어두워보여 관심 밖에 두고 있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몇 년 전부터 일본 부동산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부동산 시장은 ‘정말 체계적이고, 꼼꼼하고, 안전한 제도가 탄탄하게 뒷받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에 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아래 3가지이다.
1. 가계약 시 ‘매매의향서’라는 것을 작성한다.
: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각자의 중개인을 통해 매매의향서를 전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거래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나라처럼 계약서 없이 가계약금을 이체하는 것 보다 서로의 입장을 문서로 잘 전달할 수 있고, 문제 발생 시 ‘가계약금을 돌려받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2. 관리회사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 해외투자자의 입장에서 특히 편리한 부분인 것 같다. 특히 임차인의 불편사항이나 청소 등을 관리해주는 부분이 좋았다.
3. 권리금이 작은 대신 연대보증인 혹은 월세 보증제도가 필수다.
: 임차인이 연대보증인을 세우거나 월세 보증제도에 필수 가입을 해야 한다는 점은, 임대인 입장에서 월세 미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부동산 매입 시 대출 가능 금액도 크고, 금리도 낮다. 게다가 일본인을 상대로 하는 임대의 경우, 한 집에서 오래 거주하는 편이라서 공실의 걱정도 적다고 한다. 게다가 엔저 상황으로 인한 환차익까지 누릴 수 있다. 이렇게 좋은 시장을 두고 구지 우리나라에만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부터 일본 정부는 도쿄에서 지방으로 이주 할 경우 돈을 준다고 하는데, 이런 시범적 이주 정책의 성공 여부를 잘 지켜보아야겠다. 또 최근에 일본의 금리가 조금 올랐고, 일본 경제가 암담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최근 일본의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고, 주택은 인간 생존과 관련된 ‘의‧식‧주’의 영역 안에 있으니 시장이 사라질 리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잘 잡으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현재 일본의 경제 상황상 급격하게 금리를 올릴 확률은 낮아보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약간의 환차손은 감당할만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동안 무조건 일본이 싫다고 여행도, 언어 공부도 멀리한 자신을 반성했다. 투자의 세계에서 감정이 끼어들면 안되는데 무조건 싫어하기만 한 것 같다. 생각보다 신뢰를 중시하고 시스템이 탄탄한 일본 시장의 흐름을 눈여겨 보아야겠다.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일본 부동산이라는 좋은 시장을 알게 되었다. 낯선 일본 부동산의 임장 과정이나 세금, 주차료와 같은 부가수익, 그리고 법인의 혜택과 단점, 참고 사이트 등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어서 전체적인 틀을 잡을 수 있었다. 잘하고 싶다고 생각만하던 일본어 공부도 꼭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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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인 세대 랩소디 - 육중완밴드 첫 에세이
육중완밴드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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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여관’이라는 밴드 혹은 연예인의 에세이가 아니라, ‘음악인’의 직업을 가지고 40대를 살아가는 사람의 에세이다. 육중완, 강준우라는 두 사람의 삶의 여러 장면들이 진솔하게 쓰여있고 불우했던 어린시절의 이야기도 특유의 가벼운 표현으로 이야기해서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장미여관’이라는 밴드는 음악이나 밴드 이름, 그리고 멤버들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이 독특하기도 하고, 녹진한 ‘B급 감성’ 같은 게 있어서 한번 보면 잘 잊혀지지 않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책을 읽고나서는 그들의 성장과정과 삶의 경험이 음악에 어떻게 묻어들었는지 더욱 잘 알 수 있었다. ‘장미여관’이라는 이름이 황당한 과정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 이 이름이 밴드 이미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재결성한 ‘육중완밴드’보다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다시 ‘장미여관’으로 바꾸는 건 어떨지... ^^;

개인적으로 (아내의 눈치를 잔뜩 보고 쓴) 유부남으로서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음악을 위해 인생을 쏟아넣은 노력을 알 수 있었다. 연예인이 아니라 여느 40대 가장, 나이듦을 느껴가는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로 느껴졌다. 방송에서 보고 느꼈던 어리숙하고 가벼운 느낌이 가정적이고 책임감 있는 가장의 모습으로 바뀌었고, 인생이 담긴 그들의 음악은 더욱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공감하며 읽다 보니 가장으로서 지켜야 할 사람이 있을 때의 책임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완전히 알 수는 없겠지만, 40대 유부남들의 철없어 ‘보이는’ 행동과 그 이면에 감춰진 삶의 무게가 조금은 더 이해되었다고나 할까.

40대는 늘 함께 하던 친구들도 모두 각자의 삶에 충실하기 바빠 연락이 뜸해지고, 노화의 시작이 본격적으로 느껴지면서 고요하게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시기인 것 같다. 세상의 매운맛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불혹’의 나이이기도 하고 말이다. 책에서의 비유처럼 하루의 ‘노을지는 저녁’의 느낌이다. 계절로 치면 ‘가을’이 아닐까 싶다.

결코 허투루 살지 않았던 그들의 인생을 보면서 곧 다가올 나의 ‘노을지는 저녁, 낙엽지는 가을’도 느껴보았다. 어두운 밤과 추운 겨울만을 남겨두고 있지만, 노을만큼 황홀하고 낙엽만큼 다채로운 시기가 또 있을까. 책임감의 무게만큼 지나온 시간이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으니 버텨낼 만 하다. 인생은 그렇게 버텨내며 한걸음씩 내딛는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남편이랑 육중완밴드 공연을 꼭 한번 보러가고 싶다. 아이는 빼고. 왠지 쓴맛 매운맛 꽤나 겪어본 어른들만 이해할 수 있는 찐한 감성이 있을 것 같다. 그때는 이해 못했던 그 ‘B급 감성’을 이제는 나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팬 까지는 아니었는데, 육중완밴드 팬이 되어버렸다.

P.S : 육중완씨에게는 미안하지만 밴드 이름은 정말 ‘장미여관’이 더 잘 어울린다고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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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태어난 마이 홈 인테리어 - 300일의 피 땀 눈물, 불량 시공 극복기
장보라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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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옷이나 인테리어와 같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어쩌다 꼬인 고등학교 진로 결정으로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물론 이 직업이 천직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도 인테리어나 의상 디자인에 미련이 많은 편이다. 게다가 엄마가 워낙 깔끔하고 예쁘게 집을 잘 관리하는 편이셔서 구축 집에 이사를 가더라도 꼭 인테리어를 하고 새집처럼 살곤 했다. 그러다가 결혼하고 새집이 아닌 곳에 살다 보니 ‘내 손으로 취향대로 꾸민 나의 집’에 대한 욕구가 종종 올라오곤 한다. 지금은 여건이 되지 않지만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내 집을 꼭 내 취향대로 인테리어 하여 살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구축 아파트에 이사하면서 인테리어 시공을 맡긴 후 완벽한 부실시공을 경험하고 재공사하는 과정에 대한 것이다. 나는 어려서 엄마가 인테리어 하는 과정을 가끔 지켜보곤 했는데, 업체 사람들이 껄끄러워하더라도 시공하는 곳에 자주 방문해서 엉망으로 되고있는 부분을 바로잡곤 했던 기억이 난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과정이 엄청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친구의 가족이 하는 업체에 인테리어를 맡긴 탓에 더욱 관여를 못했다고 하는데, 그 덕분에 더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고, 친구와 관계도 끊어진데다 소송까지 가게 되었다고 한다.

재공사 후의 사진을 보니 나무 컬러 가구에 연한 그레이와 화이트 톤, 그리고 민트 색깔의 포인트 벽지를 넣어 정갈하고도 깔끔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데 재공사 전의 사진을 보니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렇게 심하게 망쳐놓을 수 있나.’ 싶었다.

맞지 않는 문의 유격, 전선을 천장 안으로 넣어야 하는데 넣지 못해 밖으로 지저분하게 빼서 통으로 어설프게 가렸다거나, 잘못 시공한 목공 위에 벽지를 발라서 다 들뜨거나 쭈글거리고, 나무는 가시가 정리되지 않아서 다칠 우려가 있고, 변기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악취가 나고, 가구에 바른 오일 스테인은 친환경을 부탁했음에도 가정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 유해한 것을 사용하고, 유격에는 전부 어설픈 실리콘 처리로 더 지저분해 보이고..

물론 저자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거나 문을 없애고 작은 창을 내는 등 큰 변화를 원했지만, 그럴수록 실력 있는 사람이 공사를 진행했어야 하는데 정말 너무 대충 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집’에서 50만 뷰를 달성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그런 것 같다.

옷도 입으면 입을수록 컬러와 디자인보다도 ‘바느질과 마감’과 같은 디테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으면 뭔가 옷이 틀어지거나 지저분해 보이고,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지저분한 옷은 사람의 기품이나 고급스러움까지 떨어뜨린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로 울퉁불퉁한 면을 매끄럽게 하거나 틈새가 말끔하게 채워지는 것과 같은 ‘디테일’이 공간의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는 ‘목공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틈이 안맞거나 벽지가 울어서 뜯어보면 목공이 엉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 외에 천장의 높이, 사용한 가구나 벽지의 소재, 바닥의 높이 맞춤과 같은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써야 한다.

책에는 저자가 재공사를 하면서 인테리어를 할 때 특히 신경써야 할 크고 작은 디테일들, 그리고 소송시에 필요한 증거 수집, 감정사 신청, 가압류, 표준 계약서 사용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어서 새로 인테리어를 하려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인테리어만 잘 신경써도 훨씬 멋진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고, 공간의 가치도 올라 훨씬 높은 값을 매길 수 있다. 저자가 겪은 최악의 인테리어 경험을 통해 공간을 만드는 과정의 면면을 볼 수 있었다. 언젠가 나도 내 집을 ‘고급 전원주택 같은’ 기분 좋은 공간으로 꾸며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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