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태어난 마이 홈 인테리어 - 300일의 피 땀 눈물, 불량 시공 극복기
장보라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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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옷이나 인테리어와 같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어쩌다 꼬인 고등학교 진로 결정으로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물론 이 직업이 천직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도 인테리어나 의상 디자인에 미련이 많은 편이다. 게다가 엄마가 워낙 깔끔하고 예쁘게 집을 잘 관리하는 편이셔서 구축 집에 이사를 가더라도 꼭 인테리어를 하고 새집처럼 살곤 했다. 그러다가 결혼하고 새집이 아닌 곳에 살다 보니 ‘내 손으로 취향대로 꾸민 나의 집’에 대한 욕구가 종종 올라오곤 한다. 지금은 여건이 되지 않지만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내 집을 꼭 내 취향대로 인테리어 하여 살고 싶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구축 아파트에 이사하면서 인테리어 시공을 맡긴 후 완벽한 부실시공을 경험하고 재공사하는 과정에 대한 것이다. 나는 어려서 엄마가 인테리어 하는 과정을 가끔 지켜보곤 했는데, 업체 사람들이 껄끄러워하더라도 시공하는 곳에 자주 방문해서 엉망으로 되고있는 부분을 바로잡곤 했던 기억이 난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과정이 엄청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친구의 가족이 하는 업체에 인테리어를 맡긴 탓에 더욱 관여를 못했다고 하는데, 그 덕분에 더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고, 친구와 관계도 끊어진데다 소송까지 가게 되었다고 한다.

재공사 후의 사진을 보니 나무 컬러 가구에 연한 그레이와 화이트 톤, 그리고 민트 색깔의 포인트 벽지를 넣어 정갈하고도 깔끔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데 재공사 전의 사진을 보니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렇게 심하게 망쳐놓을 수 있나.’ 싶었다.

맞지 않는 문의 유격, 전선을 천장 안으로 넣어야 하는데 넣지 못해 밖으로 지저분하게 빼서 통으로 어설프게 가렸다거나, 잘못 시공한 목공 위에 벽지를 발라서 다 들뜨거나 쭈글거리고, 나무는 가시가 정리되지 않아서 다칠 우려가 있고, 변기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악취가 나고, 가구에 바른 오일 스테인은 친환경을 부탁했음에도 가정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 유해한 것을 사용하고, 유격에는 전부 어설픈 실리콘 처리로 더 지저분해 보이고..

물론 저자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거나 문을 없애고 작은 창을 내는 등 큰 변화를 원했지만, 그럴수록 실력 있는 사람이 공사를 진행했어야 하는데 정말 너무 대충 한 느낌이 들었다. ‘오늘의 집’에서 50만 뷰를 달성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상태가 너무 심각해서 그런 것 같다.

옷도 입으면 입을수록 컬러와 디자인보다도 ‘바느질과 마감’과 같은 디테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으면 뭔가 옷이 틀어지거나 지저분해 보이고,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지저분한 옷은 사람의 기품이나 고급스러움까지 떨어뜨린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로 울퉁불퉁한 면을 매끄럽게 하거나 틈새가 말끔하게 채워지는 것과 같은 ‘디테일’이 공간의 고급스럽고 깔끔한 분위기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는 ‘목공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틈이 안맞거나 벽지가 울어서 뜯어보면 목공이 엉망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 외에 천장의 높이, 사용한 가구나 벽지의 소재, 바닥의 높이 맞춤과 같은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써야 한다.

책에는 저자가 재공사를 하면서 인테리어를 할 때 특히 신경써야 할 크고 작은 디테일들, 그리고 소송시에 필요한 증거 수집, 감정사 신청, 가압류, 표준 계약서 사용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어서 새로 인테리어를 하려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인테리어만 잘 신경써도 훨씬 멋진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고, 공간의 가치도 올라 훨씬 높은 값을 매길 수 있다. 저자가 겪은 최악의 인테리어 경험을 통해 공간을 만드는 과정의 면면을 볼 수 있었다. 언젠가 나도 내 집을 ‘고급 전원주택 같은’ 기분 좋은 공간으로 꾸며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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