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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관찰주의자 - 눈으로 차이를 만든다
에이미 E. 허먼 지음, 문희경 옮김 / 청림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걸을 때 주변을 많이 본다. 매일 지나던 길도, 마치 처음인양 여기저기 보면서 걷는다. 아내님은 산만한다고, 그만 두리번거리라고 핀잔을 준다. 나는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것의 장점이 있다 생각한다. 그것은 한 번 가 본 곳이나 길은 잘 잊지 않는다. 낯설음보다는 낯익음을 더 접할 수 있다.
<우아한 관찰주의자>라는 제목을 봤을 때, 나의 두리번거림도 관찰이 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에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관찰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하는지도 저자가 알려줄 방법이 궁금했다. 무엇보다 제일 끌렸던 점은 ‘그림’을 통해 관찰을 이끄는 방법이었다. 아내가 그림을 좋아해서 함께 전시회를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다. 그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쓱 훑어보거나 이게 뭘까 하는 정도로만 그림을 보곤 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림을 잘 볼 수 있겠지 라는 기대를 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앞으로 미술관에 가면 그림을 어떻게 볼 것인지, 아니 어떻게 관찰할 것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나는 미술관에 그림을 감상하러 가기 보다는 그림을 ‘관찰’하러 가는 것이다. 기대한 것과 같이 책은 ‘관찰’을 잘 하는 법을 ‘그림’을 통해 알려준다. 중간중간에 실제 그림이 들어가 있어 어떻게 ‘관찰’해야 할 것인지를 단계별로 알려준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관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관찰한 것은 어떻게 표현할 것이며 그것은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까지 다루고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치다. 내가 보는 것을 내 경험으로만 끝내는가? 우리는 나의 경험을 타인과 나눈다.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듣고 맡고 맛보고, 우리는 내가 경험한 많은 감각들을 남들과 공유하며 교환한다.
다른 이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감정가 주관을 배제하고 최대한 있는 그대, 사실만을 묘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그림 속 사람이 살며시 웃고 있어요.‘ 라고 말하기 보다는 ’입고리가 살짝 위로 올라가 있어요.‘라고 서술하는 것이다. 내 감정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가? 주관적으로 해석한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표현하는 것이 객관적 관찰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글을 쓸 때도 이 같은 방식은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책 내용 중에 다비드 상에 언급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사진을 통해 본 다비드 상. 상세히 보면 뭔가 이상하다. 몸에 비행 손이 크고 성기는 어울리지 않다. 왜 일까? 우리가 다비스 상을 감상하는 위치가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다비드의 가슴을 정면에 두고 볼 것이 아니라, 다비드가 응시하는 그곳, 거기에 서서 다비드를 바라봐야한다. 그러면 이상하게 보였던 것이 자연스러워진다. 어디서 볼 것인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것을, 모든 각도에서 분석할 것은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은 단 번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복을 통해 관찰하는 법이 베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저자는 미술작품을 이용한다. 앞으로 미술관을 가면 그림을 찬찬히 관찰해야겠다. 사실 대 허구를 골라내며, 누구, 무엇, 언제, 어디를 파악하는 것으로 그림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