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도감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6
최현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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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스파클> 최현진 작가님이 쓰고, <6교시에 너를 기다려> <볼록 풍선껌> 모루토리 작가님이 그렸다.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살아 있는 한 남겨진 자가 되는 것도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상실 이후의 삶, 있다가 없어진 자리의 빈 공간을 어떻게 대할지 질문하며 살아간다. <나비도감>은 남겨진 이들이 어떻게 다시 세계를 듣고, 말하고, 써 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심사평, 155~156쪽)

첫 페이지부터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뉴스에 이런 기사가 났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와 워터파크에 갔던 초등학교 6학년 A양이 26미터 높이의 워터슬라이드가 붕괴되면서 추락해 숨졌습니다.'(8쪽) 이 동화는 누나 '메아리'의 죽음 이후 자신만의 방식으로 애도하는 동생의 모습을 담담하게 전달한다. 나라면 어땠을까. 산이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읽어 내려갔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인물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일러스트들을 한참동안 들여다 봤다. 슬픈 장면이지만 작가님 특유의 사랑스러운 그림체가 감정을 적당히 중화시켜 준다. (내가 좋아하기로 마음 먹었던 모루토리 작가님의 그림은 이번에도 참 좋았다.)

'죽은 건 안타까운데 애꿎은 직원들 탓하지 마라.' '영상 보니 사고 날 만함. 대체 보호자는 뭐 함?' 무심코 남긴 댓글 한 줄이 모니터 밖 당사자에게 닿을 때 어떤 상처가 되는지도 보여준다. 산이는 세상이 점점 두려워진다. 하지만 산이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야기 속에는 '우리'라는 단어가 끝도 없이 등장한다. 메아리를 기억하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사람들 덕분에 모두 다시 일어설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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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나비였더라면 후회도 하지 않았을까?
생물도감에서 후회 같은 감정은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문장을 읽은 기억이 있다. 나는 그 점이 흥미로웠다. (45쪽)

엄마는 절실하면 뭐든 가능하다고 그랬다. 하지만 그게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는 걸 나는 안다. (48쪽)

"우리는 친구잖아. 슬프다고 말해 주고 싶었어......" (68쪽)

#나비도감 #최현진 #모루토리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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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문제 해결단 - 제4회 리틀 스토리킹 수상작 리틀 스토리킹 시리즈
쏘퍼니 지음 / 비룡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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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제 막 혼자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한 7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엔터테이닝 동화 <귀신 문제 해결단>이 출간됐다. 오직 어린이의 재미에 초점을 맞춘 동화를 발굴하고자 기획한 공모전인 리틀 스토리킹 수상작답게 웃음 보장! 재밌기만 한 책도 필요하다. 어쩌면 오늘 읽는 리틀 스토리킹 시리즈가 비룡소 클래식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가 될지도 모른다.

귀신을 볼 수 있는 '신수호'와 어쩌다 함께 살게 된 귀신 '다니'와 '라니'는 귀신들이 일으킨 문제를 해결하는 귀신 문제 해결단, 줄여서 '귀문단'을 결성한다. '귀신 퇴치 프로젝트'라는 오싹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전혀 무섭지 않다. 겁 많은 어린이들도 용감하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책이다. 유정이는 귀신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고 한 줄 소감을 남겼음.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물론 중간중간 숨은그림 찾기, 귀신 얼굴 그리기, 귀신을 만났을 때 나의 성격 유형 테스트 등을 넣어 지루할 틈이 없다. 사실 그림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마 입장에서 이 책은 취향을 조금 벗어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이닝 요소들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앞으로 펼쳐질 '귀문단'의 오싹오싹 쏘 퍼니한 에피소드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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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귀문단이 출동할 곳은 친구 수지네 집.

다니와 라니가 수지에게 귀신 냄새가 난다고 하지 뭐야. 귀신이 수지네 집에서 말썽을 부리고 있는 게 분명해. (15쪽)

수호는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는 수지의 방에서 수상함을 느끼고 방문을 열었다. 방은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수지 엄마는 매일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갖다 버려도 계속 물건이 가득 차 버린다고 했다. 온갖 쓰레기들이 산처럼 쌓여 있는 수지 방의 비밀은 무엇일까. 수호와 귀신 친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귀신문제해결단 #쏘퍼니 #비룡소 #리틀스토리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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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2 래빗홀 YA
추정경 지음 / 래빗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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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에 곰이라니>로 십 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던 추정경 작가님의 새로운 시리즈,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기다리던 두 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출간됐다. 전작보다 더 매력적이고, 전편보다 더 흥미진진해진 미스터리 판타지.

세상의 모든 생명의 윤회를 돕는 '천 년 집사'가 누구인지 추척하는 과정은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넘나들며 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된다. 고대 이집트 신화 속 태양신 라에서 영감을 받고, 고양이의 아홉 목숨 각각에 태양신 라의 특별한 능력이 깃들어 있다는 발상을 더하여 시작된 이야기라고 한다. 이집트 신화뿐만 아니라 불교와 기독교 등 동서양 문화를 끌어와 신비로움을 더한다. 고양이들을 보며 삶과 인연에 대해 생각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던 책.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고 살아. 그걸 고치고 나아가는 게 인생이야." (290쪽)

수많은 퍼즐 조각이 완성되면 어떤 그림이 될지, 이 묘한 세계관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과연 천 년 집사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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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폭주하는 누군가를 멈추기 위해 이집트 전설의 고양이 '라의 사자들'이 찾아온다.

"······잔인한 천사, 사실은 친절한 악마." (21쪽)

천 년 집사가 흑마력의 마수일 것이라는 고대의 예언이 맞다면 큰일. 이대로 있다간 고덕과 테오가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 다행히 이 땅에도 라의 전사들을 대적할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 불계의 입구를 지키는 엄청난 힘을 가진 두 금강역사.

고덕과 테오를 지키려는 고양이들이 모여 '묘한 결사단'을 꾸리고, 마침내 수천 년의 삶을 물려받은 라의 전사들과 척박한 도시 생활에 잔뼈가 굵은 대한민국의 고양이들의 전투가 벌어진다. 위기의 순간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든 무술계의 은둔 고수가 등장하는데......

(고양이들의 전투가 이렇게까지 멋있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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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삼자의 눈에 이 모든 것은 자명한 불행이었다.
그러나 그 불행의 색깔이 당사자에게도 같은 색일지는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다. (19쪽)

그저 벤치에 앉아 발아래 피어난 질경이와 잡초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인데 고덕의 마음은 저릿했다. 경계의 언어를 얻고 난 뒤, 이 세상의 수많은 생명이 얼마나 고유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인간으로 백 년을 산다 해도 몰랐을 세계를 이해하게 된 후 살아 있는 모든 것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어졌다. (30쪽)

"무언가를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건 오히려 쉬워. 하지만 그 미움을 접고 선을 베푸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291쪽)

따뜻한 바람이 불고 나서야 시린 겨울이 그 봄바람을 실어다줬음을. 차가운 바람이 실은 따듯한 바람이 긴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듯 이상한 마음이었다. 분홍은 사라진 그들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286~287쪽)

#천년집사백년고양이2 #추정경 #래빗홀 #독서기록

@rabbithole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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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대장 홍수아 난 책읽기가 좋아
장희정 지음, 김무연 그림 / 비룡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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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찾기 대장 김지우>의 후속작이 나왔다. 처음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응원을 보내는 책. 두 개의 에피소드 <우당탕탕 이도윤>과 <눈물 대장 홍수아>를 통해 새 학기를 앞두고 설렘과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될때마다 힘들어했던 첫째에게 이 책을 읽어줬으면 어땠을까. 울음주머니를 꽁꽁 묶는다는 마법같은 상상이 너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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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당탕탕 이도윤

학교에선 '진짜 축구'를 한다니. 예비 초등학생 도윤이는 방과후 수업으로 무조건 축구를 외친다. 간절한 마음을 누군가 알아줬는지 축구부에 한 번에 당첨됐지만, 첫 수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축구 인생에 큰 문제가 생겨버렸다.

"오른쪽 발목과 발 사이에 금이 갔어요. 뼈가 붙으려면 보통 한두 달 정도 걸립니다." (29쪽)

축구는 당분간 금지. 방과후 수업 첫 날 선생님이 데려다 준 교실은 생각지도 못했던 '쿠키와 빵' 교실이다. 기운이 쏙 빠진 도윤이는 속상한 마음을 이겨낼 수 있을까. 슬픈 마음은 쾅쾅쾅 밀가루 반죽을 주무르고 내리치면서 조금씩 사라진다. 그리고 학교에는 축구 말고도 재미있는 게 많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눈물 대장 홍수아

수아는 엄마, 아빠랑 세 가지를 약속했다. 입학식 하는 동안 고개 돌리지 않기, 엉덩이 떼지 않기, 울지 않기. 절대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이를 한 번 더 꽉 깨물었다. 그 순간 앞니가 빠졌고, 결국 애써 참았던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할머니는 뒤통수 딱 가운데 있는 울음주머니를 꽁꽁 묶어 주면 울음이 못 나온다고 했다. 단단하게 묶인 머리카락처럼 마음도 단단해지는 기분. 울음주머니가 꽉 묶인 덕분인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등교를 했다. 할머니의 마법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았는데 억울한 일이 발생한 순간 '탁!' 머리 고무줄이 끊어졌다.

웃음도 울음처럼 순식간에 옮았다. 웃음도 울음처럼 멈출 수 없이 쏟아져 나왔다.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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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
줄글책 읽기에 도전하는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추천!

#눈물대장홍수아 #장희정 #김무연 #비룡소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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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고양이 사각사각 그림책 75
브렌던 웬젤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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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이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된 그림책. 다양한 동물들이 각각의 시선으로 바라본 고양이를 통해 '다름'을 배울 수 있다. 너와 내가 보는 것들도 그림책 속 고양이처럼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귀를 쫑긋 세우고 수염을 꼿꼿이 펴고는 도톰한 발로 사뿐사뿐 돌아다니는' 고양이는 다른 동물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아이에게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지만, 여우에게는 통통하고 맛있게 생긴 먹잇감으로 보인다. 물고기가 보는 고양이는 흐릿하고 거대한 형체이다. 벌의 눈에는 알록달록한 점으로 이루어진 고양이가 보인다. 열 감지 시각을 통해 고양이를 노랗고 붉은 온기 덩어리로 인식하는 뱀, 땅 속에서 진동을 통해 고양이의 존재를 감지하는 지렁이와 초음파를 내고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사음을 통해 인식하는 박쥐의 시선에서 본 고양이까지. 각 동물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재료(색연필, 수채화, 아크릴 물감, 목탄, 마커, 종이 콜라주 등)와 다양한 기법으로 고양이를 표현했다.

'이 고양이는 왜 이렇게 그렸을까?' 그림책이 건네는 질문에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정답을 찾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대부분 금방 해결됐지만, 아무리 들여다봐도 물음표가 사라지지 않는 고양이도 꽤 있었다. (지렁이 고양이가 가장 높은 난이도였음) 이 그림책을 읽고 나서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나의 다양한 모습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우리도 '모두의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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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추천!

#모두의고양이 #브렌던웬젤 #비룡소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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