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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2 ㅣ 래빗홀 YA
추정경 지음 / 래빗홀 / 2025년 5월
평점 :
<열다섯에 곰이라니>로 십 대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던 추정경 작가님의 새로운 시리즈,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기다리던 두 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출간됐다. 전작보다 더 매력적이고, 전편보다 더 흥미진진해진 미스터리 판타지.
세상의 모든 생명의 윤회를 돕는 '천 년 집사'가 누구인지 추척하는 과정은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넘나들며 쉴 틈 없이 빠르게 전개된다. 고대 이집트 신화 속 태양신 라에서 영감을 받고, 고양이의 아홉 목숨 각각에 태양신 라의 특별한 능력이 깃들어 있다는 발상을 더하여 시작된 이야기라고 한다. 이집트 신화뿐만 아니라 불교와 기독교 등 동서양 문화를 끌어와 신비로움을 더한다. 고양이들을 보며 삶과 인연에 대해 생각했다.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던 책.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고 살아. 그걸 고치고 나아가는 게 인생이야." (290쪽)
수많은 퍼즐 조각이 완성되면 어떤 그림이 될지, 이 묘한 세계관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과연 천 년 집사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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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폭주하는 누군가를 멈추기 위해 이집트 전설의 고양이 '라의 사자들'이 찾아온다.
"······잔인한 천사, 사실은 친절한 악마." (21쪽)
천 년 집사가 흑마력의 마수일 것이라는 고대의 예언이 맞다면 큰일. 이대로 있다간 고덕과 테오가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 다행히 이 땅에도 라의 전사들을 대적할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 불계의 입구를 지키는 엄청난 힘을 가진 두 금강역사.
고덕과 테오를 지키려는 고양이들이 모여 '묘한 결사단'을 꾸리고, 마침내 수천 년의 삶을 물려받은 라의 전사들과 척박한 도시 생활에 잔뼈가 굵은 대한민국의 고양이들의 전투가 벌어진다. 위기의 순간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든 무술계의 은둔 고수가 등장하는데......
(고양이들의 전투가 이렇게까지 멋있을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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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삼자의 눈에 이 모든 것은 자명한 불행이었다.
그러나 그 불행의 색깔이 당사자에게도 같은 색일지는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다. (19쪽)
그저 벤치에 앉아 발아래 피어난 질경이와 잡초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인데 고덕의 마음은 저릿했다. 경계의 언어를 얻고 난 뒤, 이 세상의 수많은 생명이 얼마나 고유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인간으로 백 년을 산다 해도 몰랐을 세계를 이해하게 된 후 살아 있는 모든 것 앞에서 절로 고개가 숙어졌다. (30쪽)
"무언가를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건 오히려 쉬워. 하지만 그 미움을 접고 선을 베푸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291쪽)
따뜻한 바람이 불고 나서야 시린 겨울이 그 봄바람을 실어다줬음을. 차가운 바람이 실은 따듯한 바람이 긴 잠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고통을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듯 이상한 마음이었다. 분홍은 사라진 그들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286~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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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hole_book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