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먼 길 - 2025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케이트 오쇼네시 지음, 고정아 옮김 / 밝은미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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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엄마와 딸이 집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2025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400페이지가 넘는 꽤두툼한 책이지만 읽을수록 오른손에 잡히는 두께가 얇아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좋았다. 이야기 내내 긴박하게 흘러가는 상황들이 몰입도를 한껏 높여준다. 진심어린 애정이 느껴지는 문장을 만나면 울컥하기도 하고. 하나뿐인 딸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 제이미의 어깨를 살포시 안아주고 싶었다.

지구에서 회유 거리가 가장 긴 동물들 중 하나라는 귀신고래처럼, 잠시 길을 잃긴했지만 둘은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내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은 이 책을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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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소녀 펀과 엄마는 6년간 자급자족 공동체 랜치에서 살아왔다. 이곳의 절대적인 지도자인 벤 박사의 실체를 알게 된 엄마는 한밤중에 딸을 데리고 탈출을 한다. 오로지 벤 박사가 만든 규칙과 신념만이 옳다고 믿는 펀에게 바깥 세상은 괴상하고 위험한 곳이다. 랜치로 돌아가기 위한 길을 찾으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펀. 막상 마주한 세상은 생각했던 것처럼 끔찍하지 않다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는다.

그러던 와중에 펀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다. 랜치 밖에서 마주하게 된 벤 박사. 펀은 위기를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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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잡는다. 엄마도 약간 울고 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벤 박사의 말을 믿고 너를,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어." (145쪽)

나는 나쁘다, 나쁘다, 나쁘다, 약하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씹던 케이크를 먹다 말고 나를 바라본다. (203쪽)

생각의 타래를 하나씩 당길 때마다 다른 것이 딸려 나온다. 사람은 겁을 먹으면 생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리고 벤 박사는 랜치 사람들이 세상에 닥칠 일들에 대해 겁을 먹기를 원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생각은 자신이 다 할 수 있게. (335쪽)

#집으로가는먼길 #케이트오쇼네시 #밝은미래 #뉴베리아너상 #북스타그램 #독서기록 #청소년소설

@balgeunmira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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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탐정 - 부스스 미용실 사건 난 책읽기가 좋아
선시야 지음, 이정화 그림 / 비룡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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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추리 동화 <아이스크림 탐정 : 부스스 미용실 사건>이 출간됐다. 독서 습관을 저절로 키워 주는 '난 책 읽기가' 초록 단계로, 글을 막 깨쳐 책을 혼자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읽기 적당한 책. 읽다 보면 추리력은 쑥쑥, 책 한 권 뚝딱 완독하는 즐거움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결과를 보기 전에 나만의 방식으로 범인을 추리해보면 더욱 재밌을 듯하다. 다음에 벌어질 사건도 기대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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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이 녹기 전에 사건을 해결해 준다는 아이스크림 탐정에게 사건 의뢰가 들어 왔다. 사흘 연속 귀신이 부스스 미용실 거울에 숫자 '3'이 싫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여길 보세요. 귀신이라면 발자국이 남았을 리 없어요." (19쪽)

아이스크림 비슷한 것만 봐도 정신을 못 차려서 민트맛 치약까지도 먹는 엉뚱한 탐정이지만, 똑부러지는 조수 슈가와 함께 차근차근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용의자는 3명. 구워구워 빵집 주인인 노릇 씨와 벼락 문방구 번개 씨, 신선 과일 가게 싱싱 씨다. 상어바가 녹기 전, 2시간 내에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한 아이스크림 탐정은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슈가, 사건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의심의 끈을 놓아서는 안 돼. 겉은 새하얀 눈빙수지만 속은 새카만 팥빙수일 수 있거든." (63쪽)

완벽한 알리바이처럼 보일수록 한 번 더 의심하라! 범인은 바로......

#아이스크림탐정 #선시야 #이정화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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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의 소원 - 2025년 제4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대상작 동시야 놀자
김용진 지음, 심보영 그림 / 비룡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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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4회 비룡소 동시문학상 수상작이 출간됐다. 총 137명의 응모작을 뚫고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 (1회 <바위 굴 속에서 쿨쿨>, 2회 <두루마리 화장지>, 3회 <선아의 기분은 록쇽쇽>)

무릎을 치게 만드는 시적 반전이 좋았다. 무엇보다 개성이 있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 자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였다. 상상력이 기존 동시들과는 다른 영역을 가지고 있다. 짧은 시편들이 많았지만 읽는 동안 짧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만큼 자기만의 방식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매너리즘을 거부한 듯한 시 세계가 탄탄했다. (심사평, 심사위원 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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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인간 되면 뭐 하고 싶어?
몸에 페인트칠하고 싶어

주인공 꼬마와 상상 친구 투명이가 함께 시를 짓는다. 첫 번째 동시 '투명 인간의 소원'부터 신나는 동시 놀이가 시작된다. 여백이 가득한 종이에 투명 인간이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을 가득 채우고 싶어진다. 두 줄짜리 짧은 동시는 아이만의 상상 속 세계를 확장시키는 근사한 재료가 될 수 있다. 꾸준히 동시집을 읽는 이유.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웃음이 피식 나는 동시들이 많다. 늘 오늘의 메뉴가 가장 궁금한 중학생 아들이 떠올랐던 '마지막 통화인데' (마지막 통화는 엄마와 하고 싶어 / 꼭! / 악! 핸드폰 배터리 0% / 집에 가서 말해야겠다 / 저녁 반찬은 가지볶음 말고 소고기로!), 달리는 차 창밖으로 달을 보다가 "엄마, 달이 계속 따라와"라고 말하던 아기 유정이의 모습이 생각나는 '달 스토킹 물리치는 법' ("달아, 내가 그렇게 예뻐? 하지만 스토킹이야." / 달은 그래도 쫓는다). 평범한 일상의 조각들에 엉뚱하거나 기발한 상상이 더해진다. 소풍 가서 김밥을 먹고, 전등이 나가고, 언니가 짧은 단발로 머리를 자르고, 연못에 돌을 던지는 보통의 날들이 모두 동시로 다시 태어난다. 봄날 지리산 자락에 핀 꽃들, 상수리 나무 아래 작은 새싹, 산 뒤에 걸린 달도 무심코 지나치지 않는다. 이런 시선들이 아이에게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엄마가 특히 마음에 들었던 동시는 '상수리나무도 걱정이 많아'. 키가 작아서 어쩌니, 늘 걱정하고 잔소리를 쏟아 붓던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 동시였다. 도토리가 어때서.

엄마 상수리나무가
씨앗 네 개를 퍼트렸다
아이 셋 상수리나무가 쑥쑥 컸다
하나만 작았다
"그러게 편식하지 말라고 했잖아."
엄마 상수리나무가 한숨지었다
"전 도토리인데요."

#투명인간의소원 #비룡소동시문학상수상작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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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렌디 이야기 1 : 스펠호르스트의 꼭두각시 인형들 노렌디 이야기 1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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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생쥐 기사 데스페로>와 <초능력 다람쥐 율리시스>로 뉴베리상을 두 차례나 받은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신작이 나왔다. 환상 동화 3부작 <노렌디 이야기>.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곳이자 이야기가 끝없이 샘솟고 소용돌이치는 땅, '노렌디'에서 펼쳐지는 첫 번째 이야기는 <스펠호르스트의 꼭두각시 인형들>이다.

드로잉과 삽화, 애니메이션과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예술가인 줄리 모스태드의 연필화가 이야기의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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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가게에 진열되어 있던 꼭두각시 인형들이 스펠호르스트 선장과 고물 장수를 거쳐 어린 소녀들의 손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모험을 시작한다. 처음에 한 상자에 들어있던 인형들은 여기저기로 흩어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매들이 만든 인형극에서 역할을 맡아 새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하나씩 무언가를 알아가는 인형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끝없는 이야기들.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걸 보고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것. 그건 얼마나 큰 축복일까요?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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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과 시적 표현이 많은 환상 동화인만큼 있는 있는 그대로 읽기보다 글자 뒤에 숨겨진 작가의 의도를 찾아가며 읽어보기를 권한다. 각각의 인형들을 '인사이드 아웃'처럼 한 사람의 내면이라고 생각하며 읽으면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고물 삽니다. 고물이요. 필요 없는 물건도 누군가는 원해요." (31쪽), 고물 장수의 노랫말이 머릿속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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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마다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는 동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친 문장이 많을 것 같다. 아이와 같이 두고두고 읽으면서 우리만의 이야기를 조금씩 쌓아가고 싶다.

#노렌디이야기 #스펠호르스트의꼭두각시인형들 #케이트디카밀로 #줄리모스태드 #비룡소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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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 상어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지음, 송지혜 옮김 / 비룡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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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기발하고 괴상하고 웃긴 과학 사전!>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이 출간됐다. 오싹오싹 상어와 관련된 지식을 무려 300가지나 담았다고. (이전 주제들은 동물, 공룡, 우리 몸, 엽기 상식, 멍청한 악당들, 바다, 음식)

큰 기대없이 펼쳤다가 푹 빠져서 봤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실감 나는 사진과 과학, 환경, 문화 등 다양한 주제의 상어 지식이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해서 글 자체를 읽는 재미도 있다. 지구 자기장, 해수면, 천적, 위산 정도의 어려운 단어들은 아래에 뜻이 나와 있어서 어린이들이 막힘없이 술술 읽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에 나오는 OX퀴즈, 빈칸 채우기, 정답 고르기 퀴즈를 풀며 실력 점검까지 가능.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책이지만, 과학 사전이라는 제목처럼 지식의 폭이 깊고 넓어서 두고두고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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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500여 종 가운데 민물에서 살 수 있는 건 약 25종밖에 되지 않아. (18쪽)

그린란드상어는 눈에 눈알을 갉아 먹는 기생충이 붙어살아서 대부분 앞을 잘 못 봐. (23쪽)

상어는 대부분 색깔을 구분하지 못해. (31쪽)

청상아리와 뱀상어는 이빨 겉면에 불소가 있어서 이빨이 잘 썩지 않아. (87쪽)

레몬상어는 2500만 방울로 이루어진 바닷물에 참치 기름이 단 한 방울만 섞여도 바로 알아챌 수 있어. 냄새를 잘 맡거든. (151쪽)

상어의 똥은 무슨 색이게? 연두색. (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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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배움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

#기발하고괴상하고웃긴과학사전상어 #내셔널지오그래픽키즈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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