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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시대를 잘 못 만난 예술가들의 어떤 삶
#시대의소음 #줄리안반스 #다산책방
현실에 타협하면서, 예술적 신념을 지킬 수 있을까?
조지 오웰이 말했듯, 어떠한 예술도 정치적인 행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가혹한 냉전시절, 내 작품은 이래이래 정치적이다라고 아예 선언하고 살았다가는 목숨 부지 할 수 없던 시절에도 가능할까?
쇼코타비치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국가가 바라는 저명한 작곡가로써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대내외적으로는 물론 무척이나 자존심이 상할 일이었지만) 자신의 작품을 써내갔다. 그의 작품들이 권력에 아부하고 어지러운 현실은 한쪽 눈을 감고 나온 것인지 아닌지, 그의 음악을 암만 들어도 아름답기만 하지 잘 모르겠다.(클래식음악에 조예가 그리 깊지 않아 그런가?)
그는 그런 자신의 삶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부끄러워 했을까? 물론 자랑스러워하진 않았을 것이다. 스탈린의 초상화를 끝까지 자신의 작업실에 두지 않은걸 보면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윤이상. 연극 “윤이상, 상처입은 용”을 본 적이 있다.
어린 시절 동무들과 음악연습을 하다가, 총을 들고 전쟁에 나가자고 하다가, 그의 친구 하나가 한탄하며 말한다.
“하필 이런 시대에 태어나서!”
그는 조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그리워만 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작품에는 우리 국악을 접목시킨 아주 현대적인 음악을 썼고 유럽예술가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의 조국에선 그를 빨갱이로 몰아 감옥에 넣었는데 말이다.
소설은 모래가 손끝으로 흩어버린 듯 잡을 수 없는 문장으로만 된거 같았다. 안개 속 기차역에 우울하게 서있는 한 예술가의 그림이 떠올라서 사라지지 않았다.
맞다. “늑대는 양의 공포에 대해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예술은 인민의 것이다.”는 아니다. “예술은 모두의 것이면서 동시에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모든 시대의 것이고 어느 시대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하고 향유하는 이들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