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 안녕하자 - 고정순 그림 문장 일력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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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요. 2026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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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드라마 - 너무 가까워 낯설게 만난 당신 인생의 이야기
노회찬재단 구술생애사팀 지음, 노회찬재단 기획 / 후마니타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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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흐름에 있지만 결코 역사책에 나오지 않을 우리 삶을 기록한다는 건… 그 자체로 우리 삶을 빛나게 하는 일 아닐까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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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진열실 을유세계문학전집 133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이동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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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라는 이름의 현실 세태 보고서라고 해야 할까. 19세기 파리가 눈에 그려진다. 발자크의 상세한 묘사는 정원과 주택의 구조, 응접실, (특히 골동품 진열실) 물론 그 시대 사람들의 성향과 사교 모임, 연애 등 유행까지. 드라마가 머릿속에 펼쳐진다. :)
젊은 귀족, 빅튀르니앵의 생활을 따라가면서 꼰대처럼 ‘아이고 이 냥반아, 그만 해’라고 훈수를 들기도 하고, 공증인 쉐넬을 동정하면서 주말 드라마보듯 읽었다. 푸핫.

그리고 중간 중간 발자크의 훈수 또한 새겨들을 만하게 재밌다!

이 사실을 알아두시라. 모든 상처 가운데서 언어와 눈으로 행해지는 것들, 조소와 경멸은 치유 불능이다. -p42

물려받지 않고 획득해서 재산을 소유한 사람들의 가장 달콤한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그 재산에 기울인 노고의 추억과 자기들 돈을 처리할 미래에 대한 생각이다. 그들은 현재, 과거, 미래 등 동사의 모든 시제에서 즐거움을 맛보는 것이다. -p120


이 책의 배경인 19세기 파리, 귀족이 몰락하고 부르주아가 세력을 넓히며 벌어지는 신,구세대 갈등 및 권력구도가 팽팽한 때, 명예로움과 경제력 균형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는 가에 따라 운명지어지는 그런 시대의 이야기는 현재의 서울과 연결되는 지점도 보였다. 출세할려면 서울로 가라는 말이 있듯이. 그래서 우리가 문학을 읽는 것이지. 암!

‘자기 시대의 높이에 맞출’ 필요가 있었다.-p88

“어이! 이 친구, 파리라는 천국에 머무르려면 아주 비싼 값이 든다네. 매일 아침 안색과 날개를 깨끗이 씻어내야 하니까“ -p114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을 읽어서 발자크에 대해 이미 조금 알아버린 나는 왕당파인 그가 어떻게 결론이 낼까 몹시 궁금했다. 그답게 합리적이고 현실을 꼬집어서 마무리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 위고의 <레 미제라블> 같은 시대를 이야기하는 책이니까. <츠바이크의 발자크 평전>도 추천!

💬한줄평: 다소 장황하고 허풍섞어서 유난하게 시작한다 싶은 문장이 보따리를 묶는 것처럼 야무지게 공백없이 꽁 묶여 있다가 매듭을 풀자 촤라락 이야기가 쳐지는 책.

#발자크 #인간극 #고전문학 #도서제공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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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그림으로 읽는 과학사 - 다면체부터 가이아까지, 과학 문명의 컬렉션들
홍성욱 지음 / 김영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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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역사는 냉정한 이성으로 사실과 진리를 발견해온 역사로만 기술될 수 없다. 그 이유는 과학의 역사에 사실의 축적과 이론의 발전만이 아니라, 이론과 실험의 오류, 퇴형, 답보가 도사리고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은 다시 열정, 상상력, 감정, 감수성, 욕망, 경쟁심, 심지어 편견을 가진 과학자라는 존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세상의 여러 재원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론을 더 설득력 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살아있는 사람들이다. -p16~17

요즘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자처하는 과학자들이 유튜브에 나오면서 ‘오홋 과학이 좀 재미있네, 과학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T는 아닌가바?’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가득해서 사람이라는 존재가 궁금하고 잘 지내고 싶어서 과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사람들 같았다. 그러면서 어쩌면 예술가만큼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를 믿고? 존재할 지 안할지 모를 저 머나먼 우주(절대 살아서는 갈 수 없을)를 관찰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림으로 읽는’이라는 수식어구 하나만 믿고 과학의 역사 책 읽기에 도전했다. 이 책에 나오는 그림은 거의가 옛 과학자들의 책과 논문에 실린 “권두화”를 설명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권두화라는 것을 현재는 거의 그려지지 않는데, 근대 과학의 태동시기의 권두화를 보고 설명을 읽다보니 이처럼 과학적인 그림이 또 어디있을까 싶다. 직관적이어서 주장하는 바를 알아낼 수 있는 강력한 그림들이었다.

아주 세밀한 뒤러의 <멜랑콜리아I>의 다면체, 브라혜의 천문 관측 기구들, 망원경을 통해 육안으로 관찰한 갈릴레이의 달 표면 스케치 대단대단. 권두화들 대부분 여신들이 빛을 비추고 천사가 과학 이론을 밑받침하는 오브제들을 들고 하늘을 날고 있는 책표지라니, 재미있다.

과학에서의 이미지들은 그 자체로 생명력이 있다. 이미지는 이미지를 낳고, 오래된 이미지는 새로운 이미지로 점차 변한다. 죽은 것 같은 이미지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엉뚱한 곳에서 부활한다. 보통 이미지는 과학의 내러티브를 쉽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낳기도 한다. 이미지는 과학의 역사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과학의 역사를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과학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읽는 것은 과학을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에서 파악하는 작업이며, 이런 작업은 과학을 더 흥미롭고, 더 살아 있으며, 더 인간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p289

책은 총 3개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1. 근대 과학의 탄생. 그러니까 지구는 둥글고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이 확립되어가던 시기의 이야기.
2. 이성과 근대성. 근대 과학이 태동하여 점차 이성주의, 계몽주의 등 인간 중심의 과학으로 변해간다. 그때 소외되는 인물들도 생기고 생략되는 인물들도 생기는 때.
3.이미지의 생명력과 현대 과학. 그렇다면 이제 과학은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까. 예술이 현대 과학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예술이 과학을 좀더 인간적으로 만들어줄까.

특히 3부 ‘라투르와 가이아’에서 ‘정치 생태학’이라는 부분. 지구의 기후 위기에 대해 집단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을 한다는 부분이 답답했다. 과학이 예술과 협업하여 인간적으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정치와 손잡고 이해할 수 없는 부분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무섭다.

기후 과학에도 사실과 정치가 혼재되어 있고, 기후 회의론에도 사실과 정치가 혼재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라투르는 누구의 사실이 더 확실한가만을 따져서는 안 되고, 이와 함께 누구의 정치가 더 바람직한가도 따져야 한다고 본다. -p331

이 책은 과학의 역사에서 나오지도 않았고 찾아보기 힘들었던 과학의 역사를 만든 작은 디테일을 읽는 재미가 있다. 이제 막 과학의 재미에 눈을 뜬 이들에게 추천한다. :) 인상깊었던 샤틀레 부인의 이야기로 서평을 마무리 해본다.

“고백하건대, 내가 만일 왕이라면 다음과 같이 시도할 것입니다. 나는 인류의 절반을 생략해버리는 이 같은 악습을 바로 잡을 것입니다. 나는 여성이 인간의 모든 특권, 특히 정신적인 것들에 참여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 우리가 현재 일상 업무들을 처리하는 방식은 여성들의 정신을 향상시키기보다는 너무나 자주 약화시키고 제한합니다.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파트너로 볼 때, 그들의 상호작용은 모든 이의 지식을 확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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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만세 - 100%의 세계를 만드는 일
리베카 리 지음, 한지원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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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작가/유령작가(대필작가)/에이전트/기획편집자/편집자/교열자/색인 작성자/교정자/번역가 등과 인터뷰한 내용과 문법/문장부호/철자/각주/번역/블러브(홍보카피)/표지 디자인/텍스트디자인(서체 등)/인쇄/절판 등에 관련된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무척 세분화되어 분업이 잘 된 출판업무라고 생각하겠지만 한국의 실정은 다르다.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의 편집자는 위에 언급한 업무 중 글을 쓰는 작가와 번역가의 일을 제외하고 전부 관여하고 있다.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인 펭귄북스 편집장은 국내시장만을 목표로 하는 우리보다야 시장의 규모가 클테지. 그러니까 저런 분업도 가능하지 않을까. 

아무리 펭귄북스 편집장이라 해도 책을 보면 좋아하고 책에 관한 이야기에 열심을 다 하는 걸 보면 이러니 저러니 해도 편집자들은 다 그래, 이러면서 동의하게 된다. 책 중간중간 유머도 놓지지 않는다. 이를 테면…


“아무도 당신의 허접쓰레기를 읽고 싶어 하지 않는다.” -p26


쉼표는 비굴하고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사용과 편의에 의존하고 실용적 목적으로 사용된다.  쉼표는 옷 입고 신발 신는 일을 도와주며 당신이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가지 못하게 하고… 품위를 떨어뜨린다." -p160


신부, 토끼, 목사가 바에 들어온다.

토끼가 말한다.

"나는 오타인 것 같아."(rabbi랍비/rabbit토끼-옮긴이) -p165 


아래는 나도 저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


일단 종이에 적어요.

그다음 일은 나중에 생각합시다.

맥스웰 퍼킨스 -p91


공감하는 또 하나, 책의 오탈자를 보게 되면 양해해주십사 부탁하는 것. 


보통 처음에는 교열자와 저자가 함께 작업하고, 다시 저자가 보고, 그다음에는 교정자가 보고, 후에 교열자나 편집 주임이 확인하는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최종 단계에 이르면 시계가 똑딱거리는 가운데 마지막 교정지를 볼 사람은 한 사람밖에 남지 않는다(그렇다. 주로 나다). 이런 이유로도 종종 최종 인쇄물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이 단계에서는 실수를 저질러도 알아차릴 사람이 없다. 그러니 혹시 나중에 책을 읽다가 명백한 실수를 발견하더라도 이런 사정이 있었겠거니 하고 감안해주면 좋겠다. -p184


이 책에서 인상깊은 것은 책이라는 것은 결국 독자와 작가 사이의 일종의 “소통 계약”이라고 한 것이다. 그렇기 위해 편집자들은 오늘도 침침한 눈을 비비며 원고를 읽고 있을 것이다! 


"최고의 책은 ···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나는 이 말을 문자 그대로 이해하기보다는 인간의 경험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허먼 멜빌은 훌륭한 글을 읽으면 생각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것 같은 "인식의 충격"에 빠진다고 말했다. 글이 너무 사실적이라 마치 우리가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가능한 이유는 그 글이 출판계 사람들에게 선택되고, 구성되고, 편집되고, 보완되고, 개선되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다 -p406


편집자로서 독자로서 책에 관한 애정이 있다면 재미있고 공감하며 읽을 책. 


"진짜 문제는 이 책이 읽을 만한가, 가치 있는가, 좋은 책인가 하는 것입니다. 책이 구간이든 신간이든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당신이 그 책을 안 읽었다면 구간이더라도 사실은 신간인 셈입니다. 책은 읽히기 전까지 다 신간인 거죠."

그렇다. 오래된 글은 새로운 독자를 만날 때마다 새 생명을 얻는다. -p362~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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