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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스페이스 실록 - 너의 뇌에 별을 넣어줄게, 2024 세종도서 교양부문 추천도서 ㅣ 파랑새 영어덜트 4
곽재식 지음, 김듀오 그림 / 파랑새 / 2024년 2월
평점 :
"궁금하잖아요~!" 하고 말하며 모든 것에 초롱초롱한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을 반짝이는 곽재식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엔 어느 분야에 궁금증이 솟아났을까?
나는 저자를 전통 괴물을 소개하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알게 되었는데, 실제로는 공학박사이며 교수이기도 하고, 다양한 분야에 글을 쓰는 작가이자, 방송인이기도 하다.
이번에 그는 별에 꽂혔나 보다.
별자리에 얽힌 그리스 신화나 로마신화는 다양한 책의 출간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많이 읽히게 되어 이제 낯설지가 않다. 오히려 우리나라 별자리나 하늘의 이야기들은 해님 달님 정도밖에 딱히 떠오르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을 디지털화 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실록에서 재미난 이야기들을 찾아 세상에 꺼내어 주는 재미가 생겼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뿐만 아니라, 기록 덕후들이 가득했던 조상님들이 남겨놓은 자료 속에 숨어있을 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현대 지식과 결합하여 흥미진진하게 기록해 놓았다.
그중에서 몇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해 본다.
태양의 일식_연오랑, 세오녀와 상대성이론 챕터에서 삼국유사 속 태양에 관한 신화 중 우리가 이름은 들어봄직한 연오랑과 세오녀 이야기가 나온다.
동해안에서 해초를 따서 먹고살던 연오랑과 세오녀가 저절로 떠다니던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임금과 왕비가 되었다.
그런데 그 후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
신라의 천문학자는 신라의 해와 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타국으로 갔기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답했다.
신라 조정에서 연오랑과 세오녀에게 돌아올 것을 요청했지만 임금이 된 그들 부부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하여, 세오녀가 짠 비단을 얻어 갔다고 한다.
이후 신라에서는 그 비단을 귀비고라는 보물창고에 간직했다는 결말이다.
이 전설에 대한 풀이 중 이 이야기가 일식과 월식에 대한 내용이 아닐까 하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2015년도 쯤이었을까? 용접 렌즈를 손에들고 실제로 일식을 지켜본 적이 있었다.
일식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고 봐도 신기한데, 과거 사람들은 얼마나 신기했을까?
삼국사기에 연오랑세오녀 전설의 배경인 157년에서 멀지 않은 166년에 신라에서 일식이 일어났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신라 시대 초기에 신라인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강력한 일식이나 월식을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한다는 추측을 남겼다.
과거 선덕여왕 드라마 속에서 일식을 예측하여 정치에 이용했던 에피소드가 문득 생각이 났다. 물론 드라마라 허구적 성격이 강하지만 642년 정도라면 신라 초기부터 신비해 하던 하늘의 일을 관찰하고 연구하여 이용할 정도까지 발전시켰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해와 달을 물어오는 개 설화와 광복 후 대한민국 첫 번째 민주주의의 첫 선거가 일식과 함께 출발했다는 일, 일식 순간의 별빛 정밀 관찰을 통해 상대성이론을 확인해 보려던 시도 역시 신기하고 새로웠다.
에딩턴은 이를 통해 시공간이 왜곡된다는 일반 상대성이론이 옳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과학의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한 가지 사건을 역사적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다양하게 살펴보는 재미와 진실을 향한 사람들의 집념이 멋지게 느껴졌다.
금성_태조 이성계의 수호신이라는 챕터에서는 이성계가 별을 향해 기도하는 습관을 이야기하며 글을 시작한다.
<함흥 십경도기>, <조선왕조실록>에도 별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언급이 나온다고 한다. 그 별은 금성이었는데, 금성을 향해 제사 지내는 태백제를 매년 음력 5월 5일 단오에 성대히 치렀다고 한다.
왜 하필 금성이었을까를 궁금해하던 차에, 저자는 우리의 궁금함을 해소시켜준다.
금성이 밝아서 눈에 잘 띄는 것이 첫째, 음양오행 중 쇠의 기운을 가진 행성으로 본 것이 둘째 이유이다. 그 외에 <고려사절요>에 황산대첩을 앞두고 이른 아침에 다른 장군들과 함께 힘을 합쳐 잘해보자고 맹세했다는 기록을 통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추측하며 이른 아침에 자주 보이는 금성을 좋아했을 것이라는 추측 또한 너무나 흥미로웠다.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는 동안 생생하게 그 모습을 상상하게 만드는 신묘한 느낌이다.
책 속에는 이 외에도 별, 별자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우리나라 1만 원권에 그려져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에는 1,467개의 별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 거기에 현대 과학과 유사하도록 별의 밝기까지 크기로 환원해 그렸다는 점도 무척 신기했다.
아침 식사 시간에 아이들이 밥 먹는 동안 조금씩 읽어주니, 전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사이사이 자신의 마음에 와닿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궁금해하며 새로운 대화의 장이 펼쳐졌다.
귀여운 그림은 글과 함께 더불어 유쾌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참고한 책과 저널, 학술지, 논문 등 그 참고 자료도 방대하다.
하늘과 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거대한 이 책을 어느 한 분야로 담아둘 수 있을까?
한줄평
모든것에 호기심 가득한 당신이라면, 분명 이 책을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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