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ULO가 돌아오는 것은 절대 용납못해!”

그럼 말로만 그러지 말고 무슨 수를 내봐요?”

 

하지만 소유천의 재촉에도 황박사는 마땅한 해법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 듯 시원한 대답을 못했다.그의 침묵에 소유천은 더욱 심한 정신적 공황에 빠져드는 듯 황박사 앞을 정신없이 왔다 갔다 했다.

 

“감히 테러범 따위가 ULO랑 손잡고 내 제국을 뒤흔들다니! 본때를 보여주겠어! ”

 

그동안 인간의 뇌를 마음대로 요리해오던 것에 맛을 들인 소유천으로서는 ULO에게 다시 쫓겨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깊은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소유천은 갑자기 좋은 생각이라도 난 듯 손뼉을 크게 쳤다.

 

그렇다면 테러범들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법을 써야겠군요.”

 

하지만 황박사의 반응은 썰렁했다.

 

어떻게 하려고?”

지수를 팔달산에 다시 보내는 겁니다.

“다시 보낸다고?

“네,놈들의 약점을 알아내서 모조리 없애버리는 겁니다.

 

이미 뭔가 대단한 묘수를 생각해낸 듯 소유천은 간만에 여유를 되찾고 묘한 미소를 지었다.황박사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왜 하필 지수야? 그 아이의 뇌는 이미 ULO가 돌아와서 우리가 통제를 할 수가 없어.그만큼 배신할 가능성도 크단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오히려 의심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혹시라도 지수가 또 배신이라도 하면?

“그렇게 못하겠게끔 장치를 만들어두어야죠.

“장치?

“네. 그것은 헛점이 많은 비소를 설치하신 박사님이 책임을 지고 만들어내세요.

 

말을 마친 소유천은 양산의 테두리끝에 비수가 톱날처럼 튀어나온 붉은 양산을 황박사의 얼굴앞에서 슬슬 돌리기 시작했다. 그것이 일종의 무력시위라고 느낀 황박사의 얼굴이 벌개졌다.

 

“그게 어째서 내탓이란 말이냐?”

됐습니다.”

 

소유천은 더 이상 이야기하기 싫다는 듯이 내뱉고는 황박사의 얼굴빛이 울그락 불그락해지자, “난 이만 물러 갑니다.”라고 일방적으로 한마디 내뱉고는 서둘러 모습을 감춰버렸다.황박사는 소유천이 사라진 후에도 한참동안이나 넋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저것이 많이 컸군.쯧”

 

 황박사는 혀를 끌끌 찼지만 요즘 이상하게도 소유천의 눈을 쳐다보고 있으면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자신의 의지력이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그러면서 소유천이 하자는 일은 무엇이든지 두 말없이 해야 할 것같은 이상하고도 강력한 강박증에 차츰 시달렸다.

 

그래서 그는 차츰 가능한 한 소유천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런 이상 야릇한 상황에서 황박사는 언제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피조물에 무릎을 끓을지 모른다는 이상한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그래도 녀석이 창조자인 나를 어쩌겠어. )

 

황박사는 쓴 웃음을 짓고는 여우궁으로 다가가서 깊이 잠들어 있는 지수를 가만히 내려본다. 그때 천재인 기술국장이 다가왔다.

 

“박사님, 지수의 기억을 조작할까요?"

 

하지만 황박사는 고개를 들어 가로젓는다.

 

ULO때문에 안된다고 했잖아.”

“그럼 어떡하지요?”

“정면돌파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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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에 강해지는 면역성 같은 것 말입니다.”

너도 알겠지만 지수의 뇌에는 그런 능력이 안생겼어.”

 

황박사는 고개를 저었다.그것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다가 소유천은 무슨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화들짝 놀란다.

 

혹시라도 이런 황당한 상황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생기면 어떡하죠?”

 

소유천의 청초롬한 눈에 걱정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설마,”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는데요.”

 

스스로 생각해낸 가능성에 지레 놀란 소유천의 얼굴색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있을 때 황박사는 뭔가 생각난 듯 급히 말문을 열었다.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산속에는 있는 무장테러범들이 ULO를 조정하는 것 같아.”

“ULO를 조정한다고요?”

 

소유천은 황박사의 새로운 주장에 매우 놀라는 눈치였다.

 

놈들이 죽치고 있는 팔달산에 지수가 들어가서 뭔가 탈이 생긴 게 틀림없어. 단순히 우연일까?”

“……”

놈들이 뭔가 비소를 무력화시킨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왠지 자꾸 드는구나.”

결국은 무장테러범들이 문제라 이거죠?”

놈들이 수상해.”

그렇다면 놈들은 그짓을 다른 ULO들에게도 시도할 가능성이 높겠네요. 그럼 나의 제국도 완전히 끝장나는 거예요?

아마도……”

마침내 소유천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두려움을 견딜 수 없는지 절규를 했다.

이유가 뭐든 간에 난 절대로 인간의 뇌를 ULO내줄 수 없어요!”

 

그 소리에 황박사의 이마에도 주름이 깊게 패였다.소유천의 절규는 멈출 줄 몰랐다.

 

놈들의 음모가 먹히지 않겠끔 다른 독을 빨리 써야해요!

다른 독()?”

. 다른 독을 쓰면 테러범들이 고안해놓은 방법도 소용이 없게 되잖아요?”

 

 소유천은 자신이 기막힌 방법을 내놓았다는 듯이 말했지만 황박사는 의외로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안돼! 수 백만명의 여의주에 장치된 비소를 바꾸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더구나 교체 과정에서 시민들이 자신의 뇌에 비소가 삽입된 것을 눈치라도 채면 대대적인 여의주 반대운동을 벌일 것이다.그건 너무 위험해.”

“그럼 도대체 어쩌자는 거예요?그냥 맥없이 앉아서 당하고 말거예요?”

 

소유천은 앙칼진 목소리로 화를 냈다.그의 격렬한 반응에 황박사는 적잖이 당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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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놈이 돌아올 수 있단 말이냐?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하지만 현실은……”

어떻게 이런 일이……우리나 얼마나 힘들게 푸른 빛을 쫓아냈었는데 다시 돌아오다니……”

 

푸른 빛의 형상을 인간의 뇌에서 축출했던 과정을 어제일 처럼 생생하게 기억하는 황박사는 할 말을 잃었다.

그것은 소유천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이 잠시 할 말을 잊은 듯 입을 다물어 버리자 통제실안에는 불안한 침묵만이 감돌았다.한숨을 내쉬던 소유천이 근심스런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지수는 비소가 방출되었는데도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있죠? 비소에 문제라도 있었나요?”

“비소의 성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것을 너도 이미 알고 있잖아?”

 

황박사가 신경질적으로 대꾸하자 소유천은 슬쩍 한 발 물러섰다.

 

그런데도 지수가 살아있었다니……최악입니다.”

 

소유천은 황박사의 눈치를 슬쩍 살피며 내뱉었다.

“……”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죠?”

나도 그것을 알 수가 없어.

 

황박사가 힘없이 대답하자 소유천이 답답하다는 듯 자기 가슴을 탕탕 쳤다.

 

“지수에게 혹시 면역성이라도 생겼나요?”

면역성?”

 

소유천을 바라보던 황박사의 눈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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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후 황박사는 이동용 여우궁속에 깊이 잠들어 있는 지수를 심각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고 있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되었지?)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끼면서 황박사가 마악 여우궁을 작동시키려고 할 때 소유천이 그의 옆에 바람처럼 나타났다.수려한 미모에성스러움까지 겸비한 소유천의 자태는 사람들이 감히 시선을 맞추지 못할 정도로 점점 황홀해졌다.

 

“결국 여의주플러스가 전자기 펄스를 이겨냈군요.

“하지만 저 녀석은 코브라를 파괴하려고 했어!

 

황박사는 지수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흝어보며 대꾸했다.

 

“아마 그건 여의주가 전자기 펄스를 견디어내는 과정에서 뭔가 이상이 생겨서 그랬을 거예요."

 

소유천은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애써 방긋 웃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황박사가 여전히 근심어린 표정을 지으며 재촉하자 소유천은 쓸데없는 걱정한다는 표정으로 쌜죽거리며 핵자기공명기와 연결된 여우궁의 스위치를 눌렀다.그러나 여우궁의 스크린에는 아무런 화면도 떠오르지 않았다.

 

? 이상한데!”

 

소유천은 흠칫 놀라며 여우궁의 스위치를 다시 눌러본다.그러나 여우궁은 여전히 먹통이었다.소유천의 두 눈이 불안감으로 팽창됐다.

 

이런, 빨리 여의주플러스를 점검해!”

 

황박사가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내뱉자 그것을 인식한 코브라는 지수의 여의주플러스를 빛과 같은 속도로 검색하기 시작했다.그런데 잠시 후 코브라가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질렀다.

 

여의주플러스는 이미 정지되었습니다!”

정지?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황박사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지수를 돌아본다.소유천도 얼른 지수곁으로 쫓아간다.코브라의 불안한 목소리가 계속 이어졌다.

 

팔달산에 진입한 지 30분 만에 여의주플러스는 정지되었습니다.그 바람에 지금지수의 뇌에 전혀 접근할 수 없습니다.”

역시……”

 

혹시나 했던 기대가 황박사의 얼굴에서 서서히 사라져갔다.

 

죄송합니다.”

 

코브라는 자기가 잘못이라도 한 양 목소리를 한껏 낮추었다.그러자 코브라의 분석을 이미 전송받은 듯 소유천은 창백해진 얼굴로 변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처음 30분 동안에는 끄떡 없었어요.그 이야기는 여의주플러스가 전자기펄스를 훌륭하게 막아냈다는 것을 뜻합니다.”

확인을 해보기 전에 아직 몰라.”

정 못 믿겠으면  시험해보죠.”

 

말을 마친 소유천은 통제실 가운데에 있는 원탁으로 가서 그곳에 놓여있던 재래식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그의 눈을 인식한 휴대폰은 곧바로 트로트 음악을 신나게 재생시키기 시작했다.

소유천은 휴대폰을 들고 다른 원탁에 가서 그곳에 놓여있는 녹색소주병을 하나 집어들었다. 지수일행으로부터 압수한 소주병이었다. 소유천이 소주병의 뚜껑을 조심스럽게 열자 병속에서 가느다란 자주색 연기가 새어나왔다. 소유천은 연기를 정면으로 쐬지않으려고 고개를 돌리고는 재래식 스마트폰을 뭉개 뭉개 피어오르는 연기속으로 집어넣었다.그러자 곧바로 음악소리가 뚝 끊겨버렸다.

 

이 전자기 펄스가 스마트폰을 작살냈군요.”

 

소유천은무섭다는 듯이 몸을 떨고는 마침 손에 쥐고있던 콩알만 한 여의주플러스 하나를 보란 듯이 들더니 곧 작동을 시켰다.그러자 여의주플러스속에서도흥겨운 트롯트 음악이 흘러나왔다.

 

, 보시죠.”

 

말을 마친 소유천은 여의주플러스를 자주색 연기속에 조심스럽게 밀어넣는다. 하지만 여의주플러스는 금방 작동을 멈추었던 스마트폰과는 달리 계속 음악을 신나게 토해냈다.

그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소유천은 금방 기가 살아난 표정을 지으며 황박사를 쳐다본다.

 

봐요! 제가 업데이트 시킨 여의주플러스는 전자기 펄스에도 끄떡없잖아요.”

하지만 여의주플러스는 결국 작동을 멈추었어.왜 그랬을까?매뉴얼에 의하면 여의주가 정지되는 또다른 경우는……”

 

황박사는 아주 불안한 눈빛으로 소유천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묻는다.소유천은 붉은 입술을 하얀 이로 지긋이 깨물더니 입을 열었다.

 

내가 죽었을 때 여의주가 자동적으로 멈추는 블랙 2가 있어요.하지만 지금 제가 두 눈 뜨고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으니까 그것은 당연히 아니겠죠?”

그렇다면 ULO가 돌아왔을 때에 정지하는 상황인데 그게……”

 

황박사는 차마 자신의 입으로는 거론하기 두려운지 말끝을 흐렸다.그러자 소유천도 두려운 표정을 짓다가 결국 참지 못하겠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블랙1! 젠장, 그 빌어먹을 ULO가 돌아온 것입니다!”

, 그럴 리가?”

 

황박사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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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는 그만!

 

지수는 거칠게 내뱉고는 뒤로 홱 돌아섰다.그리고는 조금전에 아이들이 아우성을 지를 때 어느 새 코브라앞에까지 재빠르게  접근한 두 명의 여자 아이들에게 손짓을 했다.

 

“시작해!

 

지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여자아이들중 키가 조금 더 큰 소녀가 쓰고있던 검은 색 등산모를 홱 벗어 던졌다.정화의 상기된 얼굴이 확 드러났다.그녀옆에 서있던 소녀는 장미옥이었다. 여자 아이들은 자신들이 메고있던 배낭을 내려놓더니  신속하게  배낭속에서 알루미늄 포일로 감싼 뭔가를 꺼내들었다. 알루미늄 포일이 벗겨지자 푸른 색 소주병이 드러났다.

 

“에잇! 맛좀 봐라!

 

미옥은 먼저 시범을 보이겠다는 듯이 코브라를 향해 소주병을 거침없이 내던졌다.소주병은 힘있게 날아가더니 코브라위로 정확히 떨어졌다.그리고는 소주병이 코브라위에서 박살나면서 한순간 자주빛이 번쩍했다. 빛이 사라지면서 자주빛 미세한 입자들이 분수처럼 공중으로 뿜어나왔다. 삽시간에 입자가루를 뒤집어쓴 코브라속에서 하얀 빛이 불안정하게 발산되더니 이윽고 소음이 터져나왔다.마침내 코브라 전체가  이상이 생긴 듯 부르르 흔들렸다.그 광경을 지켜보고 황박사는 기겁을 했다.

 

“너, 너희들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

 

지수는 새파란 불꽃을 내뱉고 있는 코브라를 바라보며 의기양양하게 소리쳤다.

 

 “저것은 전자기 펄스를 발생시키는 우주입자요.나머지 몇 방 더 먹이면 당신의 코브라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요!

 “뭐라고! "

 

화들짝 놀란 황박사의 얼굴빛이 완전히 잿빛이 되었다.그리고는 주위의 보안군들에게 악을 썼다.

 

"뭐해!저년들을 빨리 죽이지 않고 !

 

황박사의 불같은 호령에 엉거주춤하고 있던 보안군들은 일제히 정화와 장미옥을 향해 사격 자세를 취했다.그러나 정화는 또다른 소주병을  쳐들고 금방이라도 던질 듯한 자세를 취하며 날카롭게 소리쳤다.

 

“쏠 테면 쏴라, 우리들이 죽는 순간 이 코브라도 완전히 날아갈테니까!

“안, 안돼!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정화의 무서운 기세에 황박사는 완전히 얼어붙고 말았다.그때 지수가 씨익 웃으며 황박사에게 말했다.

 

“황박사님, 코브라를 살리시려면 모두 무기를 버리라고 하시죠!

"이 자식이!"

 

보안군들의 집중사격으로 여자아이쯤은 충분히 죽일 수는 있었다.하지만 만에 하나 여자아이들이 쓰러지면서 우주입자가 들어있는 소주병을 코브라속에 던져버리기라도 하면 코브라는 그야말로 완전히 파괴되리라.

그때는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된다. 차라리 무기를 버리는 시늉을 하면서 잠시 시간을 끌어 코브라를 보호하는 것이 더 현명할 것 같았다.

번개처럼 머리를 굴린 황박사는  코브라를 쳐다보더니만 긴 한숨과 함께 짐짓 고통스럽다는 듯 보안군들에게 힘없이 지시를 내렸다.

 

“모두 무기를 버려!

 

보안군들이 바닥에 총을 버리자 붉은 갑옷의 무리들과 아이들은 재빨리 땅바닥에 있던 K2소총들을 다시 집어들고 황박사와 보안군들을 겨누었다. 상황을 완전히 장악한 듯 붉은 갑옷의 무리들은 거치장스러운 듯 자신들의 콧수염들을 서둘러 떼어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곧 영재 돈수 등을 비롯한 영산수호회 멤버들의 앳띤 얼굴들이 속속 드러났다.

지수는 금방이라도 우주입자를 코브라에게 던질 자세를 하고있는 정화에게 승리의 하이파이브 신호를 보내고는 황박사에게 돌아섰다. 황박사는 졸지에 지수 일행에게 포로가 되어버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부르르 떨고 있었다.

 

“도대체 너희들이 원하는것이 뭐냐?

“우리는 이참에 코브라를 아예 완전히 파괴시켜버릴 것이요!

“미친 놈들!

“정말 미친 것은 당신이야! 소유천에게 인간의 뇌를 맡기다니!

“지수야, 코브라를 파괴하면 수 백만 명의 사람이 한꺼번에 죽는다. 제발 그만둬!"

 

마침내 두 손을 맞잡고 애원하는 황박사의 눈에는 눈물마저  그렁그렁했다.

 

우리는 더 이상 그따위 거짓 협박에 안 넘어갑니다!"

 

냉정하게 내뱉은 지수는 정화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정화는 손에 쥐고 있던 소주병을 미련없이 코브라의 한가운데로 힘껏 던졌다.

 

“안돼!

 

황박사가 단발마의 비명를 지르는 것과 동시에 다시 한번 코브라에서자주빛 섬광이 번쩍했다.그리고 곧바로 엄청난 진동이 요란하게 일어나자 코브라에서 짐승처럼 울부짖는 소리가 났다.

 

“적색경보!적색경보!

 

단발마같은 코브라의 절규에 황박사는 금방이라도 실신할 듯이 비틀거렸다.코브라 전체가 크게 흔들리면서 사방에서 불꽃과 연기가 피어났다. 곧 중앙통제실 전체가 폭발해버릴 조짐을 보이자 지수는 큰소리로 친구들에게 소리쳤다.

 

“위험하다! 빨리 피해!

 

그는 황박사를 위협하여 출구쪽으로 거의 뛰다시피 끌고 갔다.코브라에서 뛰어내린 정화와 미옥도 우왕좌왕하고 있는 부모들과 아이들을 모두 출구쪽으로 유도하기 시작했다.급기야 중앙통제실안에서는 꽝꽝 하는 폭발음소리마저 들렸다.

 

“자, 뒤돌아보지 말고 전속력으로 빠져나가!

 

지수는 붉은 비상등이 미친 듯이 점멸하는 출구에 서서 친구들과 부모들이 무사히 탈출하도록 도와주면서 목이 터져라고 외쳤다. 이윽고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마지막으로 출구를 나서는 순간 내부에서 일어난 거대한 폭발의 힘에 의해 지수와 황박사는 밖으로 멀리 날아갔다.

 

 

 

바로 그 시각 코브라의 커다란 스크린앞에서 부모들을 데리고 탈출하는 지수와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황박사는 혀를 끌끌 찼다.

 

"어리석은 녀석들, 모두 정신없이 함정속으로 도망치는군.후후”

 

그의 곁에 서서 중앙통제실에서 벌어진 코브라 파괴사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던 천재인 기술국장도 다행스럽다는 듯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다.

 

“저놈들이 저렇게 앙큼한 음모를 꾸밀 줄을 미처 몰랐습니다. 박사님의 선견지명으로 미리 증강현실로 덫을 쳐놓지 않으셨으면 정말 큰일날 뻔 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유비무환이 필요한 거다. 알겠나?

 

비록 증강현실을 이용해 아이들의 코브라 폭파를 사전에 막았지만 황박사는 아이들의 대담성에 새삼 소름을 느꼈다.특히 살아돌아온 지수는 너무나 무섭도록 변해 있어서 황박사는 절망감을 느낀 정도였다.

 

“기술국장, 지수의 여의주플러스 상태를 분석해봐야겠다.빨리 준비해,

“네 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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